지난 2월 상장 철회 후 IPO 재도전 나서희망공모가 낮추고 구주매출 규모도 축소기관 평가 박해···의무보유확약 고작 3건낮은 주식 유동성·높은 오너 지분 '악재'
하지만 시장의 평가는 여전히 짜다. 지난 4월 27~28일 양일간 국내외 기관투자자 대상으로 진행된 수요예측의 경쟁률은 254.7대1을 기록했다. 이는 2021년 코스닥 시장 평균 기관투자자 수요예측 경쟁률인 1205대1보다 매우 낮은 수준이다.
공모가도 희망밴드 하단인 1만5000원으로 최종 확정됐다. 기관투자자 중 의무보유확약을 하겠다고 신청한 건수도 3건에 불과했다. 대명에너지가 시장친화적 정책을 폈지만 여전히 평가가 좋지 않은 셈이다. 여기에 일반 청약 시장에서도 공모주에 대한 열기가 식어 흥행이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3일 오후 12시 기준 대명에너지 일반청약 경쟁률은 한국투자증권 6.12대1, 삼성증권 7.05대1이다. 1분기 기준 일반 청약경쟁률이 969대1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현저히 낮은 경쟁률이다.
대명에너지는 풍력과 태양광을 기반으로 한 신재생에너지 그린 솔루션을 보유한 기업이다. 풍력,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 분야에서 사업개발부터 설계, 조달, 시공 및 운영관리, 전력과 REC 판매까지 전 단계를 직접 수행하고 있다.
또한 자체 보유한 파이프라인을 통해 신재생에너지 인프라를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여기에 해상풍력발전, 리파워링, 그린수소, VPP 등 신재생에너지 사업의 고도화를 준비하고 있다.
대명에너지는 2019년 매출액 291억원, 영업손실 6억원을 기록했다가 2020년 매출액 1662억원, 영업이익 412억원을 기록하며 흑자전환했다. 지난해엔 매출액 1361억원, 영업이익 469억원을 달성했다.
대명에너지는 IPO를 통해 확보한 공모 자금을 신규 발전자원 개발과 O&M 운영자금, 사업 확장 운영자금, 발전소 지분 취득 등의 목적으로 사용할 계획이다.
대명에너지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뜨겁지 않은 이유는 공모가 거품논란과 함께 높은 수준의 구주매출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대명에너지는 지난 2월 증권신고서 제출 당시 비교대상으로 해외기업인 오스테드, 이베르드롤라, 악시오나, 트랜스알타 리뉴어블, 레네솔라를 꼽았다. 국내기업의 경우 신재생에너지 건설, 운영, 발전까지 하면서 해당 매출액이 회사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국내 상장사가 없기에 비교대상에 넣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대명에너지가 꼽은 비교대상 기업의 시가총액은 오스테드가 56조원, 이베르드롤라가 86조원, 악시오나가 11조원이다. 코스닥 시가총액 1위인 에코프로비엠의 시총이 11조7300억원(3일 오후 3시 기준)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비교그룹 적정성에 대한 논란이 제기될 수밖에 없다. 코스피의 경우도 시가총액이 56조원을 넘는 기업은 삼성전자, LG에너제솔루션, SK하이닉스, 삼성바이오로직스 뿐이다.
이에 두 번째 증권신고서 제출 때는 사업유사성 등을 고려해 동국S&C와 SK디앤디를 비교그룹으로 선정했다. 동국S&C의 시가총액은 3299억원, SK디앤디는 6805억원이다. 대명에너지는 주당 평가가액을 3만888원으로 결정, 여기에 51.44%의 할인율을 적용해 공모가 희망밴드를 확정했다. 하지만 이 같은 조정은 첫 증권신고서에서 희망공모가를 부풀렸다는 것을 인정한 셈이다.
여기에 수요예측에 참여한 기관투자자의 63.48%가 희망 가격을 1만5000원~1만8000원 이하를, 12.36%가 1만5000원 미만을 제시하고 1만8000원 이상은 22.25%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공모가에 대한 논란은 지속될 전망이다.
2월 대비 다소 낮아졌지만 여전히 구주매출이 높다는 점도 위험 요인으로 꼽힌다. 이번 공모주 청약에서 구주매출은 50만주로 전체 모집수량(250만주)의 20%에 해당한다. 구주매출을 통해 차익실현을 하는 사람은 서종현 대명에너지 대표이사의 어머니인 남향자 씨다.
남향자씨는 첫 증권신고서 제출 당시 보유지분 75만주의 91%인 68만주를 구주매출로 내놓은 바 있다. 서 대표이사의 경우 첫 증권신고서 제출 당시 105만주를 구주매출로 내놓았으나 이를 취소했다.
증권가에선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분쟁이 장기화되고 중국 봉쇄 영향과 세계 각국의 금리 인상 등이 증시에 부담이 되면서 지난해와 같은 공모주 흥행은 쉽지 않을 것이라 전망했다.
박종선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IPO 시장은 인플레이션과 전쟁 등의 대외 변수로 주가 지수와 함께 조정받고 있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여기에 적은 유통주식 수도 위험요인이다. 상장 직후 유통 가능한 물량은 상장 예정 주식수의 14.71%에 해당하는 250만400주 가량이다.
유경하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지난 3월 기관 수요예측 흥행 부진으로 이번 공모에서 구주매출 규모를 1/3 이하로 낮췄는데 이로 인해 유통가능 주식 수 비중은 14.7%에 불과할 전망"이라며 "지난해 특수관계인 지분을 인수한 아네모이제3호가 보호예수 만료 후 조기에 지분을 매각하지 않으면 유통가능 주식 수는 현재 수준에서 의미 있게 늘어나기 어려울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공모 참여에 앞서 투자자들은 낮은 주식 유동성, 높은 대주주 지분율로 파생될 수 있는 문제들을 면밀히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경은 KB증권 연구원은 "특수목적법인 지분 투자 확대에 따른 투자활동 현금흐름의 유출 증가는 리스크 요인"이라고 덧붙였다.
뉴스웨이 임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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