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성 낮아 외면 받던 시장서 '미니보험' 속속빅테크 보험사 영향력에 대비·소비트랜드 반영캐롯손보, 네이버파이낸셜과 반송보험 선보여삼성화재는 자사 금융플랫폼 전용 자전거보험
여기에 최근 종합금융플랫폼 등 디지털 바람에 소비 트랜드가 변하면서 부담없이 이용할 수 있는 아이디어 상품의 필요성도 커졌다. 현재 미니보험은 기존 보험사들의 진입이 두드러지지 않았던 시장을 중심으로 출시되고 있으며, 자사 금융플랫폼 볼륨을 키울 수 있는 방법의 일환으로도 활용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3일 디지털손해보험사인 캐롯손해보험은 네이버파이낸셜과 제휴해 '반품안심케어' 미니보험을 선보였다. 이 상품은 네이버 스마트스토어 이용 과정에서 발생하는 반품·교환 배송비를 보상한다. 저렴한 비용으로 보험에 가입하면 판매자는 고객에게 무료 반품을 마케팅 전략으로 활용할 수 있게된다. 판매자 또한 유통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대량 반송 비용 등 리스크를 줄일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앞서 캐롯손보는 지난해 네이버파이낸셜과 손잡고 일부 판매자를 대상으로 베타테스트를 진행했다. 그 결과 테스트에 참여한 판매자의 주문건수가 15% 증가했고, 매출은 31%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간단한 아이디어로 리스크는 줄이고 판매량은 증가시킨 예다.
이 외 캐롯손해보험은 지난 3월 아파트 등 공동주택의 층간소음 분쟁에 대비할 수 있는 '캐롯 층간소음 이사보험'을 출시하기도 했다. 이 상품은 주상복합을 포함한 아파트 거주자가 층간소음으로 분쟁조정 신청을 했음에도 이사를 해야 하는 경우 이사비용을 200만원 한도 내에서 보상한다.
손해보험업계 1위 보험사인 삼성화재도 자사 금융 플랫폼 전용 미니보험을 출시했다. 삼성화재는 지난 2일 삼성금융계열사 통합플랫폼 '모니모'에서 가입 가능한 '미니자전거보험'을 내놨다.
이 상품은 자건거 라이딩 중 발생하는 다양한 위험을 종합적으로 보장한다. 특히 그간 자동차와 사고가 났을때 과실 비율이 따라 자전거 수리비용을 피보험자가 부담해야 했던 방식과 달리, 피보험자의 과실이 50% 미만이면 수리비용을 한도까지 보장받을 수 있다. 인터넷전용 보험으로 보장기간은 1개월이다. 기간이 짧기 때문에 저렴하고 소비자가 필요할 때만 선택적으로 가입할 수 있다.
보험사들이 수익성이 크지 않은 미니보험 출시에 열을 올리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첫 번째는 '보험 소비 트랜드의 변화'다. 전통적인 보험은 기간이 길고 담보를 한 번에 가입해야 해 보험료 부담이 상당하다. 따라서 가입해 둬도 언제 활용할 수 있을 지 불분명하다. 반면 생활 밀착형 미니보험은 활용도가 분명하고 저렴해 실리를 추구하는 최근 소비 트랜드에 적합하다. 국내 보험시장이 포화상태인 가운데 새로운 고객을 끌어들이기 위한 틈새시장을 공략하려는 움직임인 셈이다. MZ세대가 많이 이용하는 금융 플랫폼 시장의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한 복안이기도 하다.
두 번째는 카카오손해보험(가칭)이 불러올 보험 시장 재편에 대한 대비책이라는 의미도 있다. 카카오페이는 지난달 금융위로부터 카카오손해보험 본인가를 획득해 올해 3분기를 목표로 출범을 준비 중이다. 대형 플랫폼을 기반한 보험사가 생활밀착형보험을 무기로 얼마나 고객을 흡수할 수 있을지 가늠할 수 없는 가운데 기존 보험사도 선제적인 대비에 나선 것이다.
카카오손해보험이 정식 출범하면 빅테크 업체 최초 디지털 손보사가 된다. 국민의 대다수가 사용하는 카카오톡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 새로운 보험사의 등장에 업계도 주목하고 있다. 이 가운데 카카오손해보험이 고객 확보를 위해 최우선으로 내놓을 상품이 미니보험이다. 앞서 카카오페이는 카카오톡 플랫폼 이용자들이 쉽고 간편하게 가입할 수 있는 생활밀착형 미니보험으로 시장에 승부수를 던지겠다고 예고했다. 우선 카카오손해보험은 영업과 동시에 반송보험과 대리기사보험, 여행자보험을 판매할 예정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기존 보험사들의 미니보험 출시 행보는 수익성보다 새로운 고객층을 확보하려는 움직임"이라며 "특히 카카오손보 등 새로운 메기 등장이 예고돼 있는 가운데 향후 유연한 대처가 가능하도록 하기 위한 포석"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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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이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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