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원 전 국정원장 "당이 살고 자기가 죽어야 국민 감동"정세균계 이원욱 "오만·독선 극복 못한 채 표 달라고 했다"
민주당 원로 격인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은 지난 1일 방송3사 출구조사 발표 직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TV 3사, JTBC 출구조사를 시청하고 밖으로 나와 정처 없이 걷는다"며 "이 책임을 누가 질까"라고 탄식했다.
이어 "자생당사(自生黨死), 자기는 살고 당은 죽는다는 말이 당내에 유행한다더니"라며 "국민의 판단은 항상 정확하다"고 덧붙였다.
전국 광역자치단체장에서 호남과 제주를 제외한 모든 곳에서 민주당 후보들이 전멸한 가운데 사실상 인천 계양을 보궐선거에서 홀로 당선된 이 위원장을 겨냥한 발언이다.
그러면서 박 전 원장은 "광주의 투표율을 보시며 길을 찾으시라"며 "세계적 항공사 JAL(일본항공)이 방만한 경영으로 상장 폐지되었다가 3년간 피나는 구조조정 후 다시 상장하며 당시 회장 왈(曰), '망(亡)하니까 보이더라'고 했다. 당생자사(黨生自死), 당이 살고 자기가 죽어야 국민이 감동한다"고 적었다.
특히 이원욱 민주당 의원은 2일 페이스북에 "이재명 친구, 상처뿐인 영광! 축하합니다"라며 직격탄을 날렸다. 당내 정세균계 핵심인 이 의원의 해당 발언은 향후 있을 당 대표 선거 출마가 예상되는 이 위원장을 겨냥한 것이어서 계파 갈등의 전조로 풀이된다.
이 의원은 연이어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재명 친구. 상처뿐인 영광 축하합니다' 글에 비난 댓글이 쇄도하고 있다. 비난 문자도 많이 들어온다"며 "문재인 정부 내내 당내 의원들은 입을 닫아야 했다. 우린 지금 야당이고 변하지 않으면 2년 후, 5년 후 민주당은 없다. 토론하고 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올해를 넘기면 다시 총선 시즌으로 돌입해 변화는 없을 것"이라며 "오만과 독선으로 망했으면서 오만과 독선을 극복하지 못한 채 힘이 돼 달라, 표를 달라고 했다. 더 이상 퇴로는 없다. 이제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또 이 의원은 "필요하다면 대표 수박이 되겠다"며 "무더위에 국민들이 수박을 찾듯 이 순간 국민들에게 필요한 것은 민주당에서 최소한의 발언이라도 하는 수박이 아닐까 한다"고 적었다.
'수박'은 국민의힘 색깔이 빨간색, 더불어민주당 색깔이 파란색이라는 것에 비유해 주로 이 위원장을 지지하는 일부 강경 지지층들이 다른 계파 의원들과 지지자들을 '겉과 속이 다르다'는 의미로 비판할 때 사용하는 멸칭이다.
6선을 지낸 이석현 전 국회부의장도 페이스북에 "한 명 살고 다 죽었다. 험난한 역사 속에 부대끼며 생존해 온 민주당 70년을 돌아 본다"며 "지역주의 타파라는 신념을 위해 종로 국회의원을 포기하고 부산 험지에 가서 낙선했던 노무현 님이 그리워지는 밤"이라고 적었다.
그러면서 "우리 함께 진실해지자. 면피용 반성문, 진정성 없는 혁신에 국민은 식상하다"며 "쇄신은 책임 큰 사람들이 물러나는 데서 시작해야 한다"고 이 위원장 책임론에 힘을 실었다.
이처럼 당내에서 이 위원장 '책임론'이 개표가 끝나기도 전부터 터져 나오는 상황에서 민주당은 2일 오전 비공개 비상대책위원회를 열어 비대위 총사퇴 등을 포함한 당 수습 방안을 논의한다.
뉴스웨이 문장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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