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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조용병의 파격 용병술···'40대 최연소 CEO' 강병관 주목

금융 은행 신한금융 카디프손보 편입

조용병의 파격 용병술···'40대 최연소 CEO' 강병관 주목

등록 2022.06.09 16:12

수정 2022.06.10 11:30

차재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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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 보험업 두루 거친 '디지털 전문가'삼성 금융계열사 통합플랫폼 구축 기여하고 손해보험시장 지분투자 등 프로젝트도 추진 '적재적소 인력배치' 조용병 인사 철학 눈길

그래픽=박혜수 기자그래픽=박혜수 기자

BNPP 카디프손해보험 인수로 종합금융그룹을 완성한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이 삼성화재 출신 '40대 디지털 전문가' 강병관 씨를 새 보험사의 대표로 낙점했다. 카디프손보를 디지털 보험사로 탈바꿈시키겠다는 원대한 목표를 실현하고자 보험업과 디지털 분야에 조예가 깊은 최적의 인물을 발탁한 셈이다.

9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카디프손보는 이날 금융위원회의 승인을 받아 신한금융의 18번째 자회사로 정식 편입됐다. 이 회사는 진용을 정비한 뒤 그룹의 전략에 발맞춰 디지털 전환을 비롯한 대대적 혁신 작업에 착수할 예정이다. 곧 사명도 '신한손해보험'으로 바꾼다.

특히 신한금융은 최근 영입한 외부 전문가에게 그 중책을 맡겼다. 보험업계 최연소 CEO로 이름을 올린 강병관 전 삼성화재 투자관리파트 부장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1977년생인 강병관 카디프손보 대표 내정자는 디지털 기술에 대한 전문성을 지녔으면서도 보험업계까지 두루 경험한 보기 드문 경력의 소유자다.

강 내정자는 포항공대에서 수학과 컴퓨터공학을 전공하고 뉴욕대학교에서 수학 석사 학위를 받았고, 이후 삼성그룹과 IT 스타트업, 보험사를 오가며 경험을 쌓았다.

일례로 강 내정자는 대학 재학 중엔 '카페24' 등 스타트업에서 IT 솔루션·서비스 개발 프로그래머로 일한 바 있다. 특히 2006년 삼성화재 입사 후에는 글로벌을 포함한 대외 제휴와 투자 전략 수립, 전사 경영, 리스크 관리 업무를 맡기도 했다.

강 내정자는 2015년 삼성그룹 미래전략실 금융일류화추진팀에 몸담았는데, 삼성금융 계열사별 인오가닉(Inorganic) 전략 수립과 삼성금융네트워크 디지털 통합플랫폼 구축에 일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에는 삼성화재의 디지털손해보험사 설립을 위한 국내외 플랫폼 기업과의 합작 추진 등 역할을 수행하기도 했다.

이같은 이력으로 인해 조용병 회장이 강 내정자가 카디프손보의 본궤도 안착과 디지털화를 동시에 이끌 적임자로 판단했다는 전언이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많은 금융회사가 디지털 손해보험에 관심을 가지고 있지만 뚜렷한 성공 사례는 없는 상황"이라며 "국내외 유수의 기업과 합작을 통한 디지털 손보사 설립, 해외 손해보험시장 지분투자 등 다양한 프로젝트를 추진해 온 내정자의 경험과 전문성이 변화의 동력이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카디프손보는 2014년 BNP파리바와 신한생명(현 신한라이프), AXA그룹의 조인트벤처 형태로 출범한 보험사다. 자동차보험에 대한 기업간기업·소비자(B2B2C) 중심의 파트너십 사업모델과 상품전략, 유가증권 인수(UW), 리스크 관리 등의 강점을 보유하고 있다.

다만 카디프손보의 상황은 그리 녹록하지 않다. BNP파리바를 주축으로 수차례 자본을 수혈받았고, 감자 등 재무구조 개선에도 신경을 기울였지만, 좀처럼 적자를 벗어나지 못하는 모양새다. 지난해에도 77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냈다.

이 가운데 백기사로 나선 신한금융은 카디프손보를 디지털 보험사로 육성한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구체적인 계획이 공개된 것은 아니지만 '신한 쏠'을 비롯한 은행·보험 계열사의 시스템과 연계하고 전용 상품도 탑재해 이들의 사업구조를 플랫폼 기업 수준으로 끌어올리겠다는 복안으로 풀이된다. 직원 수도 77명에 불과해 디지털 전환이 순조로울 것으로 점쳐진다.

덧붙여 신한금융이 이 작업을 젊은 경영인에게 맡긴 것은 실력 있는 사람이라면 나이와 배경을 고려하지 않고 중용하겠다는 조용병 회장의 인사 철학이 반영된 결과다.

조 회장은 취임 후 그룹 내 은행 중심의 '순혈주의'를 타파하는 데 신경을 기울였다. 은행 부행장을 증권·보험 계열사로 이동시키는 그간의 관례를 깨고 외부 전문가를 영입하는 파격 행보로 눈길을 끌었다. 이에 KB자산운용 대표를 지낸 조재민 신한자산운용 전통자산부문 대표와 경쟁사 출신 이영창·김상배 신한금융투자 대표, 경제관료 출신 성대규 신한라이프 대표가 활발한 경영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이는 현업에 정통한 인물이 회사를 이끌어야 시장 변화에 효율적으로 대처하고 경쟁에도 우위를 점할 수 있다는 조 회장의 메시지로 읽힌다.

신한금융 측은 강 내정자에 대해 "나이나 경력에 비해 풍부한 보험시장 경험과 넓은 시야, 새로운 영역을 넘나드는 도전적인 이력을 높이 평가했다"면서 "관행 등에 구애 받지 않고, 디지털 손해보험업에 대한 다양한 비전을 제시하며 그룹 내부와 업계 전반에 신선한 반향을 불러일으키길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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