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정부 첫 금융당국 수장 김주현 정식 취임 "국내외 불확실성 속 취약계층 보호에 만전""글로벌스탠다드 바탕으로 가상자산法 정비"
금융당국에 따르면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11일 취임식을 갖고 본격적으로 업무를 시작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김 위원장 임명안을 재가한 데 따른 조치다.
대통령은 지난달 7일 김 위원장을 금융위원장 후보로 내정했다. 하지만 국회 원 구성 지연에 인사청문회가 열리지 않았고, 인사청문경과보고서 재송부 기간도 지난 8일 만료되자 직권으로 그를 임명하기에 이르렀다. 이로써 김 위원장은 사상 처음으로 청문회 없이 취임한 금융당국 수장이 됐다.
1958년생인 김 위원장은 중앙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서울대에서 경제학 학사와 경영학 석사 학위를 받고, 워싱턴대학교 MBA 과정을 마친 인물이다. 행정고시 25회(1981년)로 공직에 입문한 그는 재무부 증권국 등 주요 부서에 몸담았고 금융위에선 금융정책국장과 증권선물위원회 상임위원, 사무처장 등을 지냈고 예금보험공사 사장과 우리금융경영연구소 대표를 거쳐 2019년부터 여신금융협회를 이끌어왔다.
관가와 금융공기업을 오가며 쌓은 경험이 주목받으며 김 위원장은 새 정부 출범과 맞물려 일찌감치 금융위원장 후보로 이름을 올렸다. 행시 동기 추경호 기획재정부 장관이나 최상목 경제수석과 같은 윤 정부 핵심 관계자와도 각별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선 윤 정부가 출범한지 약 2개월 만에 금융위원장이 자리를 채우면서 금융당국의 정책 실행이 가속화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현재 외부에선 김 위원장의 가장 큰 숙제로 금융시장의 안정을 꼽는다. 주요국의 기준금리 인상과 물가 상승 압력 심화로 시장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취약계층의 어려움 또한 가중되고 있어서다. 오는 9월엔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를 위한 대출 만기 연장과 상환 유예 조치도 종료될 예정이라 당국의 조율이 요구되고 있다.
가계부채도 마찬가지다. 주택 거래 둔화와 금리 상승 여파에 가계신용 잔액이 상반기엔 눈에 띄게 줄었으나, 금융사가 영업 태세를 전환하면서 다시 늘어날 수 있어서다. 정부도 이달부터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를 강화하는 대신 실수요층의 주택담보대출(주담대) 규제를 완화하는 변화를 줬다. 이에 김 위원장으로서는 꼭 필요한 이들에게 대출이 안정적으로 공급되도록 독려하면서도 DSR 규제의 큰 틀을 유지하는 데 신경을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
한국산 가상자산 루나와 테라USD(UST)의 폭락으로 글로벌 가상사잔 시장이 흔들렸던 만큼 관련 규율체계를 정비하는 것도 시급하다. 당국은 규율체계 구축에 착수한 상태다. 코인을 '증권형'과 '비증권형'으로 나누고, 증권형은 투자자 보호장치가 마련된 '자본시장법'을, 비증권형 코인은 국회에 계류된 법안을 활용해 규제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이에 김 위원장은 취임사에서 "활용 가능한 모든 정책수단을 동원해 피해를 최소화하겠다"고 강조했다. 예상되는 상황에 따른 비상 계획과 정책 대안을 재정비하고 있으며, 필요 시 새로운 정책도 마련하겠다는 복안이다.
특히 김 위원장은 취약계층 지원 추경사업을 신속하게 추진함으로써 취약부문을 위한 포용정책에도 신경을 기울이겠다고 약속했다. 최근의 금리 상승, 자산가격 하락, 고물가 추세가 민생경제, 특히 서민, 소상공인, 청년층의 어려움을 가중시키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아울러 가상사산, 빅테크 등 규율체계와 관련해선 "가상자산 기술의 미래발전 잠재력을 항상 염두에 두고, 글로벌스탠다드를 바탕으로 법과 제도를 정비하겠다"며 "이를 통해 가상자산 관련 생태계가 투자자와 소비자의 신뢰를 확보하면서 건강하게 육성되도록 뒷받침 하겠다"고 예고했다.
이밖에 그는 금융산업 혁신과 관련해선 "금융회사의 혁신을 지연시키는 규제가 무엇인지, 해외·빅테크 등과 불합리한 규제차이는 없는지 살피겠다"면서 "불필요하거나 차별받는 부분은, 금산분리, 전업주의 등 과거의 전통적 틀에 얽매여 구애받지 않고 과감히 개선하겠다"고 자신하기도 했다.
뉴스웨이 차재서 기자
sia0413@newsway.co.kr
저작권자 © 온라인 경제미디어 뉴스웨이 ·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