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 요양사업' 금융위 금융규제혁신안에 반영돼업계 "민간부지 장기 임대·비급여 항목 추가 허용"막 시작하는 '신한라이프'·앞서간 'KB손보' 희소식"최근 다수 보험사 요양업 논의···전체에도 반가운 일"
금융위원회는 지난 19일 '금융규제혁신 추진 방안'을 발표하고 "금융산업은 디지털화, 빅블러 현상이 급속히 진행 중인 분야로 아날로그 시대에 만들어진 기존 금융규제들이 현재 디지털 현실에 적합하게 기능하지 못하는 문제가 있다"며 "효과가 크고 신속히 처리할 수 있는 사항을 선별해 우선 처리 함으로써 혁신 효과에 대한 시장 신뢰를 제고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향후 금융위는 전 금융권 협회 수요조사를 통해 파악된 업계 요청을 중심으로 우선 36개 추진과제를 선정해 검토·추진한다. 세부과제에 대해 전통적 규제 틀을 당연시하지 않고 산업간 융·복합 확대 흐름에 적합한 대안은 없는지 적극 모색하겠다는 계획이다.
이 가운데 생명보험협회가 건의한 요양사업 규제 완화는 이미 여러 해 동안 제도 개선을 원했던 업계 숙원 사업 중 하나다. 구체적으로 보면 보험업계는 '민간부지 장기임대 허용'과 '비급여 항목 추가' 등 크게 두 가지 규제 개선을 원하고 있다.
우선 현재 민간 요양사업을 위해서는 공공부지를 임차하거나 토지 소유권을 가져야 한다. 부동산 문제로 요양 시설 이용자들이 부득이 이동해야 하는 경우를 방지하기 위해서다. 반면 급격한 고령화로 요양 시설 자체가 부족한 상황인 가운데 몇 년 새 부쩍 뛰어버린 부동산 가격 탓에 초기 비용이 높아지면서, 민간의 요양 사업 진입이 까다로워진다는 문제점도 있다.
아울러 업계는 비급여 항목 추가를 원한다. 노인장기요양 보호법 시행규칙 제14조에 따르면 '식사 재료비, 상급침실 추가비용, 이미용비'에 한해 비용 청구가 가능하다. 업계는 이 외 건강증진, 집중케어, 질병예측 등을 제공할 수 있음에도 비용 문제로 진행할 수 없다며, 만약 항목이 늘어나면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앞서 금융위는 보험사의 요양사업 진출에 긍정적인 측면을 조명하고 제도 개선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금융위는 지난해 7월 보험사의 요양서비스사업 진출이 고령층을 위한 사회안전망을 강화할 수 있다는 데 방점을 두고 "보험사의 요양사업 진출 관련 제도개선방안 등을 지속 검토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런 반가운 논의에 보험업계 요양사업 선두에 있는 KB손해보험은 표정이 밝다. KB손보는 지난 2016년 100% 자회사 'KB골든라이프케어'를 설립했다. 요양사업 진출 초기 단계인 타 보험사보다 약 5년 전부터 준비한 셈이다. KB손보는 2017년 강동케어센터(주야간보호시설)를 개소한 뒤, 2019년 3월 위례빌리지(주야간보호시설·노인요양시설)를 열면서 본격적인 요양병원 사업을 시작했다. 지난해 5월 서울 서초구 서초빌리지를 개소했고, 올해 하반기에는 서울시 은평구에 은평빌리지도 문을 연다.
수요는 기대 이상이었다. 서초빌리지는 문을 열기도 전인 2020년 12월 사전접수에서 300명이 입소를 신청했다. 비용이 들더라도 고급 서비스를 받고 싶은 사용자가 늘어나는 셈이다. 동시에 고령화로 인한 장기요양 수요는 늘어나는 데 재정 문제로 공공서비스 확대는 어려워 사각지대가 넓어지고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이제 막 요양사업 물꼬를 트려는 보험사도 이를 반기는 분위기다. 신한라이프는 지난해 8월부터 요양사업 검토 TF를 구성해 운영 중이다. 현재는 서울 내 요양병원을 세울만한 입지를 살피고 있다. 앞서 성대규 신한라이프 사장이 케어와 요양사업을 아우르는 토털케어(total care) 서비스를 강화하겠다고 말했듯이, 신한라이프 입장에선 미래 역점 사업에 대한 규제가 완화될 가능성이 생긴 셈이다. 이 외에도 대부분 보험사는 미래 먹거리 중 하나로 요양사업을 논의 테이블에 올려두고 있는 상황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보험 상품 판매로 성장하는 것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보험사들은 갈수록 커지는 요양사업 진출을 고려하는 곳이 많아지고 있다"며 "특히 자산운용 외에는 뾰족한 신사업이 없는 생보사의 경우 더욱 신사업 니즈가 더 큰데, 이같은 규제 완화 가능성이 열리는 것은 반가운 일"이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이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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