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세계 최초 GAA 양산 돌입···화성사업장 3나노 출하식 TSMC보다 3나노 앞섰지만···파운드리 점유율 격차 더 벌어져 4나노 수율 확보 안돼···삼성 파운드리 1분기 매출 하락
삼성전자가 25일 세계 최초로 GAA(게이트올어라운드, Gate-All-Around) 기술을 적용한 3나노(1nm=10억분의 1m) 파운드리 제품 출하식을 개최했다. 경계현 반도체 총괄 사장은 "무에서 유를 창조했다"고 평가했으며 삼성전자는 다양한 제품군에 GAA 3나노 공정을 확대 적용하기로 했다.
업계의 관심은 이번 공정으로 파운드리 1위 TSMC를 따라잡을 수 있을지 여부다. 삼성전자는 4나노에서도 수율(완성품 중 합격품 비율) 확보에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조사됐다. 최첨단 반도체 수요는 앞으로도 크게 확대될 수밖에 없어 TSMC와의 점유율 격차를 줄일 수 있을지 주목된다.
◆TSMC 앞선 삼성···수율 확보 고민=삼성전자에 따르면 3나노 GAA 공정은 5나노 핀펫(FinFET) 공정 대비 전력과 면적은 줄이고 성능은 23% 끌어올렸다. 핀펫은 윗면과 좌·우 3면의 게이트가 둘러싸 누설전류를 막아주지만 GAA는 아랫면까지 총 4면의 게이트로 구성돼 누설전류를 보다 세밀하게 제어하는 장점이 있다.
삼성전자의 GAA 세계 최초 양산은 공정 기술에서 TSMC를 앞섰다는 뜻이다. TSMC의 3나노 양산은 올해 하반기로 예상되지만 이는 전보다 늦어진 상태다. TSMC는 2년의 시차를 두고 지난 2018년과 2020년 2분기에 각각 7나노와 5나노를 적용한 바 있다. 웨이저자 TSMC CEO는 지난해 "3나노가 5나노에 비해 3~4개월 늦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2030년 시스템 반도체 1위를 선언한 삼성전자로선 이번 3나노 제품 출하식은 기념비적인 사건이다. 다만, TSMC와의 파운드리 점유율 격차가 좀처럼 좁혀지지 않는 점은 고민거리다. 더군다나 수율 확보에 어려움이 있었다는 분석이 나와 삼성전자의 고민이 깊어진 상태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해 1분기 TSMC의 파운드리 점유율은 53.6%, 삼성전자는 16.3%로 집계됐다. 점유율은 37.3%포인트 차이로 작년 4분기(33.8%)에 비해 3.5%포인트 벌어졌다. 또 TSMC 매출은 같은 기간, 11.3% 증가한 175억2900만 달러로 조사됐지만 삼성전자는 3.9% 줄어든 53억2800만 달러에 그쳤다. 주요 파운드리 기업 중 유일한 역성장이었다.
트렌드포스는 "TSMC는 고성능 컴퓨팅에 대한 강한 수요와 환율 개선으로 매출을 끌어올렸다"며 "7/6나노 및 16/12나노 공정은 가장 높은 성장률을 보였다"고 전했다. 삼성전자에 대해선 "TV와 스마트폰 시장 침체로 시스템 LSI의 CIS(이미지센서), 드라이버 IC 수요가 약세를 보였다"며 "4나노 생산 확대와 수율 개선 속도가 예상만큼 빠르게 진행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양산을 할 수 있다는 것은 회사마다 결정한 기준치를 충족했기 때문"이라며 "3나노는 차세대 기술을 준비하기 위한 차원"이라고 말했다. 이어 "공정을 빠르게 끌어올리게 되면 추후 미세공정을 하기에도 도움이 된다"며 "1분기 실적 발표일에도 언급했듯이 4나노 수율은 충분한 수준까지 올라왔다"고 덧붙였다.
◆10나노 이하 접전···최첨단 반도체 수요 ↑=삼성전자가 TSMC를 추격하는데 어려움이 따르지만 10나노 이하 공정에선 양사의 격차가 크게 줄어든다. 현재 10나노 이하 반도체 제조 능력을 갖춘 기업은 TSMC와 삼성전자 두 곳으로 업계에선 양사의 10나노 이하 공정 점유율을 6대 4로 추정하고 있다.
반도체는 회로의 선폭이 미세할수록 전력과 성능이 향상된다. 선폭이 작을수록 칩 크기가 줄어 소비전력은 감소하고 처리 속도가 빨라지기 때문이다. 최첨단 반도체 수요가 늘어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정통 팹리스(설계 전문기업)에 이어 글로벌 빅테크 기업까지 반도체 설계에 뛰어들고 있는 점도 파운드리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는 요인이다.
4차 산업혁명으로 대표되는 인공지능, 5G, 자율주행 등의 성장에 글로벌 기업들은 자체 칩 개발에 한창이다. 아마존은 데이터센터용 칩, 구글은 모바일용 칩을 개발한 상태이며 마이크로소프트(MS)는 서버용 자체 칩을 만들고 있다. 또 테슬라를 비롯해 현대차, 포드, GM 등 글로벌 완성차 기업까지 자체 칩 개발에 나서고 있다. 이들 기업 모두 반도체를 설계할 뿐 생산 능력은 없어 파운드리에 생산물량을 반드시 맡겨야 한다.
황병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향후 디지털 트윈으로 가시화될 플랫폼, 인프라 클라우드 시장은 향후 5년간 20% 중반대 성장을 지속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엔비디아, AMD 등 주요 팹리스 업체의 서버향 매출의 견고한 성장세가 유지되면서 파운드리 업체의 B2B 비중 확대가 지속되고, 초미세공정 경쟁력을 갖춘 파운드리는 고성능 칩 수요 증가에 따라 다운사이클 구간이 더욱 짧아질 것으로 판단한다"고 덧붙였다.
뉴스웨이 김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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