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매출 13조8110억원···창사 후 분기 최대 실적 기록하반기 시장 불확실성···출하량 계획보다 낮은 수준 예상재고 증가 현실화···내년 투자 관련 다양한 시나리오 검토 중연내 238단 낸드 고객사 테스트 완료···내년 상반기 양산
SK하이닉스는 2분기 매출 13조8110억원, 영업이익 4조1926억원을 기록했다고 27일 밝혔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은 34%, 영업이익은 56% 증가한 수치다. SK하이닉스가 13조원대 분기 매출을 올린 건 이번이 처음이다.
단 실적 발표 후 진행된 컨퍼런스콜에서는 2분기 최대 실적에 대한 긍정적인 반응 보다 하반기 메모리 반도체 수요 악화에 대한 우려가 더 부각됐다.
노종원 SK하이닉스 사업담당 사장은 "하반기 메모리 수요 전망은 당초 예상 대비 상당부문 조정이 불가피해졌다"며 "시장의 불확실성을 반영해 올해 수요 성장률은 연초 대비 둔화하고 당사의 3분기 출하량도 기존 계획보다 낮은 수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상반기 누적 투자금액은 약 8조8000억원이며 연간 투자 금액은 작년 대비 증가할 것"이라며 "대신 올해 말 예상되는 재고 수준과 내년 시장 수요를 고려해 투자수요에 대한 다양한 시나리오를 신중히 검토 중"이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SK하이닉스는 2분기 기준 D램과 낸드플래시 재고 수준이 전분기 대비 일주일 가량 증가했다고도 언급했다.
SK하이닉스는 급변하는 시장 상황에 적절하게 대응하기 위해 현재 주요 고객들과 내년 시장 환경과 예상되는 메모리 수요를 고려해 긴밀히 대화 중이며 이를 바탕으로 내년 설비투자(CAPEX) 수준을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노 사장은 "그나마 SCM(공급망 관리) 포함 장비 리드타임 이슈가 해결되고 있어 시장 수요에 맞춰 움직일 여지가 커지고 있다"며 "내년 설비투자를 앞두고 시장 상황 시나리오를 몇 가지 준비하고 있고, 여기엔 투자를 상당 폭 감소하는 케이스도 포함돼 있다"고 말했다.
한편 낸드 지배력 향상과 차세대 제품 로드맵 등 긍정적인 언급도 나왔다.
SK하이닉스에 따르면 솔리다임 인수 전 10% 초반이었던 낸드 점유율은 올해 말 기준 20% 초반으로 상승한 뒤 중장기적으로 점유율이 더 확대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이날 미국 마이크론이 세계 최초 232단 낸드 양산 소식을 발표한 것에 대해서도 자사만의 템포를 지켜나가고 있다고 자신했다.
노 사장은 "등산할 때 사람마다 페이스가 있다. 경쟁사의 경우 템포를 짧게 가져가는 전략을 펼치고 있는데 저희도 그 점을 주목하고 있다"며 "SK하이닉스는 저희만의 템포를 지켜가면서 그 전에 갖지 못했던 이코노미 스케일을 달성하는 걸 목표로 삼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올해 말 기준 176단 낸드 생산 비중이 팹 내에서 70%를 달성해 원가 측면에서 업계 최고 수준에 도달할 것"이라며 "개발 측면에서도 238단 낸드는 고객사 테스트를 연내 완료하고 내년 상반기부터 양산에 돌입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이 밖에도 SK하이닉스는 반도체 시장의 수요 둔화 우려에 프리미엄 전략 확대로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프리미엄 전략은 고용량, 차별적 제품을 확대하는 것으로 나뉜다. 내년 1a(4세대)나노를 본격 확대하며 12Gb/16Gb LPDDR5와 16G/24Gb DDR5 제품들이 확대될 것"이라며 "완제품 관점에서 서버 분야에 고용량 제품 분야에 당사 지배력이 높은 편이고 이를 지속해 나갈 계획"이라고 답했다.
HBM(고대역폭메모리)와 관련해서도 "HBM은 여타 제품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큰 폭으로 성장하고 있고 자사 리더십이 매우 높다고 보고 있다. 중장기적으로 리더십을 유지할 수 있는 로드맵을 확보했다"며 "그래픽용 D램도 차세대 규격인 DDR7으로 1~2년 내에 전환해 리더십을 확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노 사장은 "오늘 실적 발표가 원화 기준 최고 실적으로 축하해야 하는 자리였는데 하반기 시황과 내년 불확실성 때문에 어려운 이야기가 많았다"며 "시황이 온탕과 냉탕을 오가는 상황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급 측면에서 유연성이 어느정도 회복된다면 메모리가 좀 더 안정적인 구조로 성장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이지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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