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가·금리 인상 등 불확실성 커
그러나 하반기 주요 국가의 긴축에 따른 전 세계 경기 침체 가능성과 고물가 등의 위험 요인이 남아 있다.
31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지난 상반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작년 동기보다 2.9% 늘었다.
1∼2분기 실질 GDP가 전기 대비 각각 0.6%, 0.7%(속보치) 성장한 결과다.
이러한 성장 경로라면, 올해 연간 성장률은 2%대 중반을 기록할 가능성이 크다.
3분기와 4분기에 각각 전기 대비 0%, 0%를 기록하더라도 올해 성장률은 2.5%가 된다. 산술적으로 역성장만 하지 않는다면 정부가 경제정책방향을 통해 제시한 전망치(2.6%)에 근접하게 된다.
정부도 올해 경제성장률이 2%대 중반을 기록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소비가 버텨주는 가운데 미국·중국이 급격한 경기 침체에 빠지지 않아 수출 증가세가 유지된다면,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할 가능성은 낮다는 분석이다.
1분기에는 수출이 3.6%, 2분기에는 민간소비가 3.0% 각각 증가하며 경제 성장을 주도한 바 있다.
지난 26일 국제통화기금(IMF)이 올해 한국 성장률을 종전 2.5%에서 2.3%로 하향 조정한 바 있으나, 이는 같은 날 발표된 2분기 GDP 속보치를 고려하지 않은 전망이라는 게 정부의 설명이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같은 날 대정부질문에서 "코로나19에 대한 거리두기 규제가 완화하면서 민간 소비가 생각보다 많이 늘어나고 있다"며 "당초 한국은행과 정부가 생각하고 있는 그 정도는 안 되겠습니다만, 2%대 중반 정도는 성장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기획재정부의 '6월 산업활동 동향' 자료에 따르면 이달 1∼25일 카드 매출액은 1년 전보다 15.8% 늘어 전월 증가율(12.5%)을 웃돌고 있다. 최근 코로나19 확산에도 양호한 흐름을 보인 셈이다.
지난 5월 말 집행된 추가경정예산(추경)의 효과도 3분기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달 1∼20일 수출액(통관 기준 잠정치)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14.5% 늘었다. 현재로서는 수출 증가율이 21개월 연속 플러스(+)를 기록할 가능성이 크다.
하반기 경제 성장에 대한 위험 요인은 산적해 있다.
최근 이어지고 있는 높은 물가 상승세가 가계 소비를 제약할 수 있다. 고물가는 소비자의 지갑을 닫게 만드는 요인이다.
구매력을 보여주는 2분기 실질 국내총소득(GDI)은 수입물가 상승 등의 영향으로 전기 대비 1.0% 감소했다.
물가 상승세를 꺾기 위해 각국 중앙은행이 긴축에 나서는 점도 부담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최근 두 차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자이언트 스텝'(기준금리를 한번에 0.75%포인트 인상)을 단행했으며, 유럽중앙은행(ECB)은 '빅스텝'(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을 밟았다.
이러한 영향에 미국 경제가 1, 2분기 연속 역성장을 기록하는 등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한국은행은 '글로벌 경기둔화가 우리 수출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서 주요국 금리 인상 가속화로 선진국과 신흥국의 경기둔화가 초래되면서 수출에 부정적 영향이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한국의 주요 수출국인 중국도 계속 '제로 코로나' 정책을 고수할 것으로 보여 전망이 밝지 않은 상황이다.
올해 성장률이 2%대 중반을 지켜내더라도 내년에는 성장률 하향이 불가피해 보인다.
IMF는 7월 세계경제전망에서 한국의 내년 성장률 전망치를 2.9%에서 2.1%로 0.8%포인트 하향 조정했다. 올해 전망치 하향 폭(0.2%포인트)보다 더 크게 내린 것이다.
세계 성장률도 올해(-0.4%포인트)보다 내년(-0.7%포인트)을 더 크게 내리는 등 내년에 대한 전망이 더 어두워졌다.
인플레이션(물가 상승)과 긴축이 내년에 본격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인식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한 총리는 최근 내년 성장률이 2% 언저리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앞서 정부는 내년 성장률을 2.5%로 전망한 바 있다.
정규철 한국개발연구원(KDI) 경제전망실장은 "금리 인상은 시차를 두고 반영되는데, 올해 하반기나 내년 상반기에 많이 반영될 것 같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뉴스웨이 김성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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