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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 귀재' 김승연 회장, 대우조선 인수로 '14년 恨' 풀까

'M&A 귀재' 김승연 회장, 대우조선 인수로 '14년 恨' 풀까

등록 2022.08.22 09:27

수정 2022.08.22 15:17

이승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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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한화그룹 우선협상대상자에서 기회 놓쳐올해 지난 14년 전과 같은 글로벌 경기 최악 상황대우조선 방산 부문 인수시 '록히드마틴'과 필적도대우조선해양 인수 가격 2008년 대비 6분의 1 수준산업은행, 한화그룹 대우조선 인수시 지원 가능성도대우조선·HMM 제외하고 이렇다 할 매각 이슈 없어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사진=한화그룹 제공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사진=한화그룹 제공

'M&A 귀재' 김승연 회장에게 대우조선해양(대우조선)은 아픈 기억으로 남아있다. 지난 2008년 대우조선이 매물로 나왔을 당시 한화그룹은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고도, 갑자기 불어닥친 글로벌 금융위기로 자금난이 불거지면서 다 잡은 기회를 놓쳤다. 조선업으로의 '제2의 창업'을 외치며 그룹 전체가 사활을 건 것도 있지만, 매번 성공에 가까운 M&A로 사세를 일군 김 회장이었기에 대우조선 인수 실패는 스스로에게 좀처럼 용납되지 않았다.

대우조선이 다시 주인을 찾고 있는 지금, 김 회장은 대우조선을 향해 다시 한번 화력을 모으고 있다. 대우조선만 품으면 육해공을 아우르는 방산업의 모든 기반을 갖출 수 있기 때문이다. 공교롭게도 14년 전 처럼 글로벌 경기는 최악인 상황. 하지만 그때에 비해 한화그룹은 더 큰 내적·외적 성장을 이뤄냈고 이제는 자금력도 받쳐준다. 한국형 록히트마틴을 꿈꾸며 최근 그룹 방산업을 한 데 모은 김 회장은 군함과 잠수함을 만드는 대우조선 특수선 부문 인수를 통해 록히트마틴에 필적할 할 포트폴리오를 갖추겠다는 각오다.

한화그룹은 최근 내부에 대우조선 인수를 타진하고 있다. 대우조선 특수부문 인수를 위해 본격적인 항해를 시작했다. 인수 주체는 한화디펜스(한화에어로스페이스)다. 최근 한화그룹 방산 중심 사업 재편의 핵심이다. 김 회장은 대우조선해양 방산 부분에 관심이 높은 것으로 전해진다. 그도 그럴게 대우조선 인수는 김 회장에게 어느덧 숙원 사업이 됐다. 14년 전 갑작스런 미국발 금융위기에 자금만 묶이지 않았어도 김 회장이 진즉 품에 앉았을 회사기 때문이다.

한화그룹은 2008년 계열사를 주축으로 컨소시엄을 꾸려 대우조선 인수전에 참전했다. 2003년 대한생명 인수 이후 5년 만에 나선 빅딜이었다. 김 회장은 대우조선 인수를 전제로 한 제2의 창업을 꿈꿨다. 화학·금융·레저의 사업축을 조선업까지 확장해 다양한 사업 기반을 만들고, 대우조선을 원동력으로 2017년 그룹 매출 100조원을 돌파하겠다는 야심찬 포부를 쥐고 있었다. 인수금액으로 인수전에 나선 기업 중 압도적인 6조5000억원을 제시할 만큼 절실했고 강력한 인수 후보를 제치고 마침내 우선협상대상자에 올랐지만 허무하게 날아갔다.

이후 계속된 대우조선의 대규모 부실과 2016년 분식회계 논란 등을 감안하면, 인수 무산은 결과적으로 한화그룹을 살린 일이 됐다. 또한 삼성테크윈(현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삼성탈레스(현 한화시스템), 삼성토탈(현 한화토탈), 삼성종합화학(현 한화임팩트), 두산DST(현 한화디펜스) 등을 잇따라 인수하며 화학-방산으로 재편된 지금의 한화그룹 주축을 세우는 마중물이 됐다는 평가다.

그러나 김 회장의 시선은 다시 매물이 된 대우조선으로 향하고 있다. 그룹 차원에서 방산업 확대를 추진하고 있는 지금, 대우조선만 끌어 안으면 대한민국 육·해·공을 아우르는 방산 사업의 모든 플랫폼을 갖출 수 있다. 다양하고 안정적인 사업기반이 확보되는 것은 물론, 국내에서 한화가 방산업에서 대체 불가한 기업이 될 수 있다. 김 회장은 한국형 '록히드마틴(Lockheed Martin Corporation)'을 꿈꾸고 있다. 군함과 잠수함을 만드는 대우조선 특수선 부문을 인수하면 한화그룹은 록히트마틴에 필적할 포트폴리오를 갖추게 된다.

때마침 조선업황이 오랜 불황을 깨고 상승세를 타고 있는 점은 김 회장의 인수 결단을 더욱 재촉하고 있다. 자금력도 더이상 문제가 되지 않는다. 2008년과 달리 1조원 규모의 특수선 사업 부문만 가져오면 인수 부담은 2008년 대비 6분의 1로 줄어든다. 계열사 자금을 '영끌'하지 않아도 인수 주체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한화디펜스) 자금력으로 대응이 가능하다. 높은 신용등급을 바탕으로 시장성 조달을 통한 대규모 자금 유입도 기대할 수 있다. 14년 전 처럼 갑작기 불어닥친 글로벌 경기 악화가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이지만, 대우조선 매각이란 숙제를 해결해야 하는 국책은행 산업은행의 지원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HMM을 제외하고 당분간 이렇다 할 큰 매물이 없고, 김 회장이 어느덧 일흔살을 넘은 점을 고려하면 대우조선 인수는 김 회장이 한화그룹서 주도하는 마지막 빅딜일 수 있다. 한화그룹이 대우조선 특수선 인수로 한국형 록히드마틴을 향한 마지막 퍼즐을 맞출 수 있을지, 김 회장이 14년 묵힌 한(恨)을 풀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뉴스웨이 이승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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