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종희 부회장, IFA서 "큰 비전 발표 앞두고 있어"RE100 가입은 예견된 일···지배구조 개선 언급 눈길삼성전자, 총수 지분 낮고 보험업법 입법 예고이재용 부회장 회장 취임 및 컨트롤타워 부활 주목
한 부회장의 발언에 주목하는 부문은 삼성전자의 '큰 비전'이다. SK그룹과 현대차, 애플, 구글 등 국내외 기업들이 잇따라 RE100 가입을 선언한 바 있어 삼성전자의 RE100 참여는 시기의 문제일 뿐이었다. 재계에서는 삼성전자의 오래된 과제인 지배구조 개편과 이재용 부회장의 회장 취임, 컨트롤타워 부활 등의 '큰 그림'이 나올지 기대하는 분위기다.
◆복권 후 첫 회의 "지배구조 개선 준비" = 지난달 16일, 이찬희 삼성준법감시위원회 위원장은 8월 정례회의에 앞서 "삼성 지배구조 개선 작업을 준비 중"이라고 공개적으로 언급했다. 이 부회장의 '8.15 복권' 이후 처음 열린 회의에서 나온 발언이라 관심이 집중됐다. 이 부회장의 삼성전자 지분율이 낮아 지배력 확대에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은 이재용→삼성물산→삼성생명→삼성전자로 이어지는 지배구조를 형성한다. 이 부회장 등 오너일가가 삼성물산(33.46%) 지분을 활용해 삼성전자를 지배하는 식이다. 현재 이 부회장의 삼성전자 지분도 2% 미만에 불과하다. 지주회사를 활용해 핵심 계열사를 지배하는 SK그룹, LG그룹 등과 대조적인 모습이다.
또 국회에 발의된 '보험업법 일부개정법률안'은 경영권 리스크의 뇌관이다. 지난 2020년 더불어민주당 박용진·이용우 의원이 발의한 이 법안은 보험사의 계열사 지분 보유액 평가방식을 '시가'로 명시해 보유 한도를 총자산의 3%로 제한하는 내용이다. 법이 통과되면 삼성생명이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약 35조원) 중 약 25조원 가량을 시장에 팔아야 한다.
삼성물산을 활용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삼성물산이 삼성생명의 삼성전자 지분(8.51%)을 사들여 지주회사로 전환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최남곤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삼성생명의 삼성전자 지분 확보가 아니라 지주회사 전환으로 삼성전자 지분을 30%까지 확보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하게 된다"고 지적했다. 개정된 공정거래법에 따라 지주회사는 자회사 지분 30%를 보유해야 하는데 삼성물산을 활용하면 천문학적인 자금이 쓰일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회장 취임·미전실 부활說···소문이 현실로? = 지난달 재계를 떠들썩하게 했던 소문이 돌았다. 복권된 이재용 부회장이 올해 하반기 경 '22년 삼성 신경영'을 발표하고 회장 취임과 미래전략실(이하 미전실)을 부활시킨다는 내용이었다. 결국 '뜬구름'으로 끝났지만 한 부회장이 '큰 비전'까지 언급하면서 소문이 현실화될지 관심이 모아진다.
삼성전자가 11월3일, 임시주주총회를 열기로 했다. 임시주총 소집은 2016년 10월27일 이후 6년 만이다. 이는 공석인 사외이사 선임을 의결하기 위해서다. 올해 3월 주주총회를 통해 사외이사로 선임된 한화진 전 대통령실 환경비서관은 환경부 장관으로 지명돼 한 달 만에 물러났다. 또 박병국 사외이사는 지난 5월17일 갑작스럽게 별세한 바 있다.
관심을 모았던 이재용 부회장의 등기이사 선임은 이번 임시 주총 의안에 포함되지 않았다. 회사의 등기이사 선임은 이사회 의결→주주총회 통과→법인등기부등재 과정을 거쳐야 하기 때문에 이사회가 최소 한 차례 더 열려야 한다. 하지만 회장은 상법상 존재하지 않는 직위다. 이사회 의결이나 주주총회 등의 절차를 밟을 필요가 없다는 뜻이다.
현재 4대 그룹 가운데 회장 타이틀을 달지 못한 총수는 이 부회장으로 '부회장' 직함만 10년째 달고 있다. 업계에서 올해 이 부회장의 회장 취임이 유력시되는 시기는 창립기념일(11월1일)과 연말을 꼽고 있다. 다만, 삼성 측은 "회장 취임은 결정된 것이 없다"며 일축하고 있다.
삼성의 컨트롤타워였던 미전실은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로 2017년 공식 해체됐다. 이병철 선대 회장 비서실 시절부터 60년 가까이 운영되던 선단식 경영이 막을 내린 것이다. 이후 삼성은 삼성전자, 삼성생명, 삼성물산 등 주력 계열사를 대표이사와 이사회 중심의 자율경영 체제로 전환했다.
경영진 중심의 기업 경영은 총수 일가의 독단을 막을 수 있지만 신속한 의사결정에 한계를 나타낸다. 일례로 삼성전자는 지난 2016년 9조원 이상을 투자해 미국 자동차 전장기업 하만을 인수했으나 6년 사이 대형 인수합병(M&A)은 없었다. 이 부회장의 재판으로 흔들린 리더십과 컨트롤타워 부재가 M&A 결정의 지연 이유로 꼽힌다.
한편 삼성전자 관계자는 "한 부회장의 큰 비전 발표는 환경적 측면에서 관련된 전략을 발표하겠다는 뜻"이라며 "의미 그대로 받아들이면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회장 승진이나 미전실 부활 등의 내용은 알지 못하고 이번 의미와도 관련이 없다"고 덧붙였다.
뉴스웨이 김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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