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 삼성' 체제 전환 위해 ESG 경영 본격 강화 나서RE100 가입·2050 사용 전력 재생에너지 전환 추진복권 이후 첫 공채 돌입···연간 1만6000명 대거 채용삼성 컨트롤타워, 17년 이후 5년 만에 복원될 전망외국 기관 "투자자 우려 해소, 글로벌 경영환경 응답"
삼성전자는 15일 2050년 직·간접 탄소 순배출을 제로화하는 '탄소중립 달성' 등의 내용을 골자로 한 신환경경영전략을 발표하며 변화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이와 관련 외국 주요 기관들은 이번 선언에 긍정적인 입장을 내비치며 한국 경제의 성장 방식 자체의 변화를 끌어낼 수 있다며 환영의 메시지를 쏟아냈다.
삼성전자는 사업장에서 발생하는 탄소 직접배출을 줄이기 위해 혁신기술을 적용한 탄소 배출 저감시설에 집중 투자할 계획이다. 또 전력사용으로 인해 발생하는 탄소 간접배출을 줄이기 위한 글로벌 이니셔티브 RE100 가입 선언과 2050년까지 사용 전력 재생에너지 전환 등을 추진하기로 했다.
'E(환경)' 부문에서 핵심으로 꼽히는 RE100은 연간 100기가와트시(GWh)이상 전력을 소비하는 기업들이 사용하는 전력 100%를 태양광이나 풍력, 수력 등의 재생에너지로 충당하는 캠페인이다. RE100에 동참한 기업들은 가입 후 1년 안에 이행 계획 제출과 상황 점검을 받는다.
삼성전자는 전자산업의 전 영역에서 제품을 직접 생산하는 만큼 세계적으로 가장 많은 전력을 사용하는 정보통신기술(ICT) 제조기업이다. 삼성전자의 지난해 전력 사용량은 25.8테라와트시(TWh)로, 서울시 전체 가정용 전력 사용량(14.6TWh) 대비 1.76배 높은 수준이다. 삼성전자가 모든 전력을 재생에너지로 전환한다면 약 700만 가구가 사용할 수 있는 규모의 전력량인 셈이다.
삼성전자는 5년 내 모든 해외사업장에서 재생에너지 목표 달성을 추진할 예정이다. 서남아시아와 베트남은 올해, 중남미 2025년, 동남아·CIS·아프리카는 2027년까지 재생에너지 목표 달성을 완료하기로 했다. 이미 재생에너지 목표를 달성한 미국과 중국, 유럽의 경우 재생에너지 발전사업자와 직접 체결하는 재생에너지공급계약(PPA)을 확대해 나가기로 했다.
앞서 삼성은 국내 4대 그룹 가운데 유일하게 RE100 가입 선언을 하지 않았다. 국내 재생에너지 인프라 미비 등을 이유로 목표 달성이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단, 이 같은 어려움과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탄소 감축이라는 전 지구적인 노력에 동참하기 위해 재생에너지 활용 확대를 추진하기로 했다.
이외에도 이 부회장은 올해 하반기 대졸 신입사원 공개채용 규모를 대폭 늘리기로 결정하는 등 사회적으로 젊은 인재 양성과 청년 일자리 창출에 고삐를 죄고 있다. 이번 공채는 이 부회장의 복권 이후 첫 정기 공채라는 점에서 관심이 쏠린다.
삼성은 지난 3년간 4만명을 채용했으며 올해부터는 채용 규모를 작년보다 약 20%가량 늘려 연평균 1만6000명 정도를 채용할 계획이다. 앞서 삼성은 지난 5월 반도체와 바이오, 신성장 IT 등 핵심사업을 중심으로 향후 5년간 8만명을 신규 채용하기로 밝혔다.
삼성전자를 비롯한 삼성전기, 삼성SDI, 삼성물산, 삼성바이오로직스 등 20개 주요 계열사는 현재 2022년 하반기 공채를 진행 중에 있으며 내달 직무적성검사(GSAT), 11월 면접심사를 거쳐 올해 말 최종 합격자를 발표한다.
특히 재계에서는 삼성이 오는 11월 창립기념일에 맞춰 '신경영 2기'를 발표할 것으로 내다봤다. 또 뉴 삼성을 위한 컨트롤타워 구축 작업이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진 만큼 향후 삼성의 대대적인 조직개편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은 2017년 그룹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해온 미래전략실을 폐지하고 사업 부문별로 태스크포스(TF)를 운영하고 있지만 급변하는 글로벌 경영환경 속에서 보다 효율적이고 빠르게 대응할 수 있는 '통합 컨트롤타워'가 필요하다는 평가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이 타사 대비 친환경 전략을 늦게 발표한 이유는 경영 공백이 있었기 때문"이라며 "이재용 부회장 컴백과 함께 아젠다 세팅 이슈를 하나 만들어야 했고, 거기에 최적화 된 것이 ESG 경영과 RE100 등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해외 기관들도 이번 선언과 관련해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며 환영의 메시지를 냈다. 유럽 최대 연기금인 네덜란드 연금자산운용(APG)의 박유경 아시아태평양 책임투자 총괄이사는 "지난 몇 년간 탄소 배출량을 유의미하게 줄여나갈 방안에 대한 선언을 미뤄 온 삼성전자의 태도는 APG와 같은 장기 투자자에게 상당한 우려를 안겼던 것이 사실"이라며 "이번 (RE100 가입) 선언은 삼성전자 경영진이 기후변화로 인해 변하고 있는 글로벌 경영 환경에 응답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박 총괄이사는 "삼성전자가 한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력을 고려할 때 이번 선언은 한국 경제가 성장해온 방식 자체의 근본적 변화를 견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윤서영 기자
yunsy@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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