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디지타임즈 "메모리 의존 줄이려는 삼성, 시스템LSI 키운다"삼성 AP 엑시노스, 점유율은 한 자릿수···"갤S23 탑재 안될듯"패널 화소 조정하는 DDI, "3분기 가격 최대 10% 하락"카메라의 '눈' 이미지센서, 올해 매출 13년 만에 역성장
전방 산업의 수요 부진에 낸드플래시는 내년 말까지 침체기가 이어질 것이란 관측이 나오면서 메모리 의존도가 높은 삼성전자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의 3분기 메모리 반도체 영업이익을 7조원, 4분기는 5조원대로 전망하며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8%, 42% 이상 줄어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시장에선 메모리 시장이 녹록지 않자 삼성전자가 반도체 설계를 담당하는 시스템 LSI 사업부 비중을 키우려 한다고 밝혔다. 19일 대만 IT전문지 디지타임즈는 "삼성은 메모리에 너무 많은 의존을 하려 하지 않는다" "이것이 비메모리인 시스템 LSI 부문에서 (삼성이) 의미 있는 시장 입지를 확보하려 하는 이유"라고 했다.
시스템 LSI 사업부의 대표 제품으로는 AP, DDI, CIS 등이 있다. AP는 CPU, GPU, 모뎀 등을 손톱만한 크기로 통합한 칩을 뜻한다. DDI는 디지털 신호를 디스플레이에 전달해 다양한 화소를 조정하는 부품이다. 카메라의 '눈'으로 불리는 이미지센서는 카메라 렌즈를 통해 들어온 빛을 디지털 신호로 변환하는 역할을 한다.
문제는 3가지 제품도 시장 상황이 모두 어렵다는 점이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엑시노스의 글로벌 스마트폰 AP 시장 점유율은 6%에 그쳤다. 후발주자인 중국 유니SOC가 10% 넘는 점유율을 보였지만 엑시노스는 여전히 한 자릿수에 그치고 있는 것이다. 또 미디어텍(39%), 퀄컴(29%), 애플(14%)과의 격차도 컸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삼성 엑시노스 2200 점유율은 갤럭시 S22 시리즈에서 퀄컴으로 인한 손실과 4나노(1nm는 10억분의 1m)의 낮은 수율(완성품 중 합격품 비율)로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갤럭시 S22 시리즈는 퀄컴 AP인 스냅드래곤과 엑시노스 2200을 동시에 사용했지만 엑시노스는 유럽에 출시되는 제품에만 쓰이는 등 탑재율이 높지 않았다.
또 샘모바일 등 해외 IT전문매체는 갤럭시 S23 시리즈 AP에 스냅드래곤만 사용될 것으로 예상했다. 엑시노스는 중저가 제품 탑재율을 높이면서 약진하고 있지만 플래그십(최상위 제품) 모델에선 외면받고 있는 모양새다. 그동안 엑시노스는 발열 문제로 점유율이 줄곧 감소해 왔는데 올해 'GOS(게임 옵티마이징 서비스) 사태'가 결정타를 날린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중저가 스마트폰 시장에선 입지를 강화하고 있는 상태다. 시장조사기관 옴디아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엑시노스 출하량은 2280만대를 기록했다. 경쟁사는 모두 줄어든 반면 전분기와 비교해 53% 늘었다.
이는 중저가 스마트폰에 주로 쓰이는 엑시노스 1080 역할이 컸던 것으로 보인다. 엑시노스 1080이 탑재되는 갤럭시 A13 LTE와 갤럭시 A53 5G는 2분기 글로벌 판매 순위에서 각각 3위, 9위를 차지했다. 삼성전자는 모바일뿐만 아니라 웨어러블, 노트북용 모뎀, 와이파이 제품군 등으로 응용처도 확대 중이다.
DDI와 이미지센서는 가격 압박을 받고 있다. 대만 시장조사업체인 트렌드포스는 "올해 3분기 DDI 가격이 최대 10% 하락할 것"이라며 "연말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는 거시경제의 불확실성이 반영된 탓이다. 인플레이션과 금리 인상 등 소비 심리가 줄어들면서 DDI가 쓰이는 스마트폰, TV 등의 제품 수요가 감소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는 것이다.
또 다른 시장조사기관인 IC인사이츠에 따르면 올해 전 세계 이미지센서 시장 매출은 186억 달러로 예측된다. 지난해(201억 달러) 대비 7% 이상 줄어든 수치다. 출하량도 11%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IC 인사이츠는 "글로벌 경제 상황 악화, 러·우 전쟁 및 중국에 대한 미국의 무역 금지로 인한 에너지 비용 급등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받았다"고 전했다. IC 인사이츠 예측이 맞다면 올해 이미지센서 시장은 13년 만에 처음으로 역성장하게 된다.
뉴스웨이 김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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