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활로로 '펫테크' 낙점, 4년 뒤 4조원 시장 선점 경쟁SKT '반려동물 의료' 진출···KT는 통신서비스 연계 솔루션LGU+는 반려동물 '장난감' 선보여, 공간 중개社 투자도
6일 업계에 따르면, 통신3사는 모두 새 성장동력의 하나로 '펫테크'를 꼽고 기술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SK텔레콤은 이 일환으로 최근 '반려동물 의료' 시장에 진입했다. 당시 통신사의 이례적 행보에 업계 이목이 쏠렸다. 회사 관계자는 "우리가 가진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하면, 수의사들의 진료에 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고 진입 배경을 설명했다.
SK텔레콤이 선보인 솔루션은 '인공지능 기반 수의영상진단 보조서비스'(서비스명 엑스칼리버)다. 반려견의 엑스레이(X-ray) 사진을 분석해 수의사 진단을 돕는 역할을 하는데, 질환탐지율이 84~97%에 달할 정도로 뛰어나다.
지난달 서울시수의사회 주관 서울수의임상컨퍼런스에서 시연한 뒤 많은 병원에서 도입 문의가 잇따른다는 후문이다. 영상진단을 전공한 전문 수의사가 매우 부족한 상황에서 이 솔루션 도입이 진단 시간을 줄이고 정확도를 높이는 데 도움을 줄 것이란 판단에서다.
SK텔레콤은 당장의 큰 매출을 기대하지 않는다. 다만 엑스레이를 갖춘 병원에는 꼭 있어야 할 '필수기기'로 등극, 점유율을 높이는 데 주력한다. 더 나아가 유럽 등 글로벌에도 진출해 관련 분야 '선도기업'이 되겠다는 포부다.
KT는 기존 통신서비스와 연계해 반려동물 시장을 공략한다. 올해 상반기에는 '5G 초이스 요금제'의 선택사항 중 하나로 '반려견 디바이스팩'을 마련했다. 반려견 디바이스팩에는 반려견 활동량을 분석하는 'IoT웨어러블'과 적정량의 사료를 급여하는 데 도움이 되는 '자동급식기'가 포함된다.
반려견 의료비가 부담스러운 고객을 위한 프로그램도 마련했다. '페보(pevo) 반려견 케어플랜'은 월 1만원으로 반려견 의료비를 연 130만원까지 지원해준다. '페보프로(pevoPro) 웨어러블' 이용 고객에 한해 가입이 가능하다.
LG유플러스는 반려동물의 놀이문화에 집중하고 있다. 2019년부터 홈 CCTV와 원격급식기 간식로봇을 결합한 스마트홈 서비스를 선보여왔다.
최근에는 반려인이 외출한 후에도 집에 남는 반려동물과 소통하고 놀아줄 수 있는 신개념 '펫토이'를 출시했다. 펫토이는 간식이 담긴 장난감 공을 실시간·원격으로 내보내 반려동물이 놀면서 훈련할 수 있는 서비스다. 장난감 속 간식을 찾아내는 '노즈워크' 활동을 통해 보호자가 집을 비운 시간에도 우울감을 느끼지 않고 스트레스를 완화하는 데 효과적이라고 회사는 설명했다.
LG유플러스는 반려동물 놀이 공간을 중개하는 스타트업에도 투자했다. 사내벤처로 시작해 분사에 성공한 '얼롱'(Along) 이야기다. 얼롱은 반려동물이 뛰어놀 수 있는 공간을 가진 이들과 반려인을 연결해주는 서비스로, 반려견을 위한 '에어비앤비'로 생각하면 이해가 쉽다.
통신3사가 이처럼 펫테크 시장에 주력하는 배경은 단연 높은 시장성이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에서 반려동물을 키우는 인구는 1448만명(604만가구)에 달한다. 이는 국내 인구의 30%가량으로, 한국인 10명 중 3명이 반려동물과 함께 사는 셈이다.
반려동물과 관련한 지출도 매년 늘어나는 추세다. 한국무역협회 최근 자료를 보면, 국내 펫 시장 규모는 2017년 14억8000만 달러(2조1000억원)에서 2026년 27억9000만 달러(3조9000억원)로 연평균 8%대 성장이 기대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반려인 1400만 시대에 접어들면서 펫 시장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면서 "통신사들은 정체된 통신사업의 새 활로로 펫테크를 꼽고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임재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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