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최소 50조원 이상 유동성 공급 약속급한 불은 껐지만 향후 수익모델이 문제점증권가 "근본적 구조 변화로 생존 꽤해야"
정부가 가동하는 유동성 공급 프로그램은 채권시장안정펀드(채안펀드) 20조원, 회사채·기업어음(CP) 매입 프로그램 16조원, 유동성 부족 증권사 지원 3조원, 주택도시보증공사(HUG)·주택금융공사 사업자 보증지원 10조원 등이다.
채안펀드는 1조6000억원 규모 가용재원을 우선 활용해 24일부터 시공사 보증 프로젝트파이낸싱(PF)-ABCP 등 회사채·CP 매입을 재개하며 캐피탈콜(펀드 자금 요청)도 11월 초부터 본격적으로 집행하고 필요시 추가 조성을 추진한다.
산업은행·기업은행·신용보증기금 등 정책금융기관이 운영하는 회사채·CP 매입 프로그램 매입한도는 기존 8조원에서 16조원으로 올린다. 산은·기은의 매입 프로그램 잔여 매입여력은 5조5000억원에서 10조원으로 늘리고 부동산 PF-ABCP 관련 시장 불안 안정을 위해 금융회사가 발행한 CP도 매입대상에 포함키로 했다.
신보의 P-CBO 프로그램은 기존 미매입잔액 6000억원과 별개로 5조원 신규 여력을 확보하고, 중소·중견기업 회사채를 중심으로 지원하되 시장 상황을 고려해 건설사와 여신전문금융회사 지원도 추진한다. 이와 함께 PF-ABCP 차환 어려움 등으로 일시적으로 유동성이 부족한 증권사에 대해서는 한국증권금융이 자체 재원을 활용해 이르면 이번 주부터 3조원 규모 유동성을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자금 공급은 증권사와의 환매조건부채권(RP) 거래, 증권담보대출 등의 방식으로 진행한다. 더불어 지원규모는 추가로 확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 밖에도 금융기관 등 시장참가자들과 긴밀한 소통을 통해 시장동향과 애로사항을 즉시 파악해 대처하고 시장 불안을 조성하는 시장교란행위 및 악성루머 등 허위사실 유포에 대해서 적극 대응키로 했다.
이러한 정부 대응에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은 "시중금리가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글로벌 유동성 축소 등으로 꾸준히 상승하는 과정에서 자금경색이 발생한 만큼 정책 당국의 대응 역시 한계나 기조 상으로 상충되는 문제는 향후에도 불가피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백윤민 교보증권 연구원은 "유동성에 대한 우려가 확대되는 상황에서 정부가 추가적인 대책을 내놓은 것은 긍정적으로 평가하며 급격하게 위축된 투자심리가 일부 완화될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하지만 장기적인 측면에선 유동성 관련 근본적인 문제가 해결되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이는 국내 증권사들의 브로커리지와 투자은행(IB), 이자이익 등 대부분의 영업환경이 녹록치 않은 상황이기 때문이다. 효자 역할을 했던 부동산PF까지 사업에 어려움이 발생하면서 증권사들이 수익을 낼 수 있는 방법은 더욱 줄어들었다. 때문에 일각에선 폭탄이 터질 시기가 뒤로 미뤄졌을 뿐이라는 의견도 제기된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대부분 증권사 사업이 부진한 가운데 그나마 부동산 PF가 수익을 창출했는데 이 마저도 부진에 빠진 상황"이라며 "자금 투입으로 일단은 숨통을 틔였다는 분위기이지만 부동산이라는게 하루 아침에 분위기가 반전되는 시장이 아니기 때문에 3개월 후에 상황이 나아질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수익을 내기 어려운 상황이라는 점이 문제"라며 "그럴때마다 자금 수혈을 할 수 없기에 구조적인 변화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뉴스웨이 임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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