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분양 증가·낮아진 수익률에 레고랜드 사태까지 더해져투자은행 돈 꽁꽁...PF부실화 이어져 줄도산 공포 형성강동 둔촌주공 시공단이 채무 떠안아...우석건설은 부도
이미 미분양 증가로 분양시장에 경고등이 켜지면서 금융권에서 건설업종에 대한 위기감을 인식하고 있던 중에 레고랜드 디폴트 사태까지 일어나자 건설사로부터 돈을 돌려받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는 인식이 자리잡게 된 것. 일부 투자은행들은 이미 건설사에게 빌려준 돈도 회수하자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가 레고랜드 사태로 야기된 자금 경색 해소를 위해 50조원 이상의 유동성 공급 프로그램을 가동하겠다고 밝혔지만, 부동산PF가 현 시장에서 독이 될 수 있다는 인식이 팽배한 상황이다.
이에 중견‧중소 건설사는 물론 대형건설사들까지 사업비 조달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되면서 줄부도 공포가 커지고 있다. 실제 건설산업연구원이 조사한 건설업 자금조달지수는 3월 101.5에서 지난달 72로 급락했다. 지수가 낮을수록 건설사들이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미 건설업계에서는 레고랜드 사태의 후폭풍이 현실화되고 있는 모습이다.
우선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아파트의 프로젝트파이낸싱(PF) 차환 발행이 실패했다. 이에 시공사업단이 보증한 사업비 7000억원을 상환해야 할 상황에 놓였다.
건설업계에 따르면 둔촌주공 재건축 조합은 NH농협은행 등 24개 금융사로 구성된 대주단에 7000억원의 조합 사업비 대출 만기를 연장해달라고 요청했으나 거절당했다.
이에 지난 21일 BNK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등은 오는 28일 만기가 돌아오는 둔촌주공 PF의 자산유동화 전자단기사채 차환에 실패했다.
8250억원의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 발행을 시도했지만, 투자자를 못 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4개 건설사로 구성된 시공사업단(현대건설·HDC현대산업개발·대우건설·롯데건설)은 이날 자체 자금으로 사업비 7000억원을 상환하기로 했다. 건설사들은 각각 1645억∼1960억원을 상환할 방침이다.
자금 압박을 버티지 못하고 벌써 부도가 난 회사도 발생했다. 충남 지역 6위 종합건설업체인 우석건설이 지난달 말 납부기한인 어음을 결제하지 못해 부도가 났다.
업계에서는 우석건설과 비슷한 상황에 처한 건설사가 다수로 보고 있으며, 특히 소규모 하청업체들은 디폴트 상황 발생 시 곧바로 자금난이 발생할 수 있어 더 빠르게 타격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건설사 한 관계자는 "그룹 지원이나 현금 보유액이 많은 건설사는 버티겠지만, PF 연대보증 하나만 터져도 무너질 건설사들이 다수"라며 "금리도 오르고 원자재 상승으로 이익률은 떨어지고 있어 보릿고개를 겪을 건설사들이 점점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서승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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