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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바이오 자금줄 마른 바이오텍···'IPO·유상증자' 허들 넘기 버겁다

유통·바이오 제약·바이오

자금줄 마른 바이오텍···'IPO·유상증자' 허들 넘기 버겁다

등록 2022.11.07 17:23

유수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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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C 신규 투자 매분기 감소, IPO 흥행 실패임상 중단, 기자재 구입보류 등 악순환 고리 업계 "무분별한 개발보단 한 분야 집중해야"

그래픽=박혜수 기자그래픽=박혜수 기자

고환율‧고물가‧고금리 '3고'(高) 현상 심화로 전반적인 자본시장이 얼어붙은 가운데 바이오업계 돈 줄이 마르고 있다. 경영난에 직면한 일부 비상장 바이오텍들은 비용 절감을 위해 구조조정에 나섰고, 임상시험 일정을 수정하는 등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는 상황이다.

7일 관련 업계와 한국벤처캐피탈협회(KVCA) 등에 따르면, 올해 바이오의료 업종에 대한 밴처캐피탈(VC)의 신규 투자금은 1분기 4051억원, 2분기 2707억원, 3분기 2029억원으로 매분기 감소하며 누적 8787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3분기 누적 투자 금액인 1조2032억원과 비교하면 눈에 띄게 감소한 수치다.

바이오의료 업종에 대한 투자 비중은 올 9월 기준 16.3%로 지난 6월 30일 기준 16.9%보다 0.6%포인트(p) 하락했다. 이는 최근 4년 새 최저 수준이다. 지난 2018년 투자 비중은 24.6%, 2019년 25.8%, 2019년 27.9%, 2020년 21.8%였다.

황주리 한국바이오협회 교류협력팀장은 "자금 순환이 원활하지 않고 고환율 문제도 겹치면서 VC들의 투자금 회수가 막막해진 상태다. 이에 신규 투자도 못하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투자금 감소 배경에는 제약바이오 기업의 기업공개(IPO) 시장 침체와 신뢰도 하락 등의 영향이 크다.

올해 주식시장에 상장한 제약바이오 기업은 10월 기준 총 8곳이다. 지난해 16곳이 상장한 것과 대조적이다. IPO 공모가도 알피바이오 등 일부 기업을 제외한 대다수 기업들은 희망 공모가 밴드에 비해 낮은 금액으로 확정됐다.

유니콘 특례 상장 1호 신약개발업체 보로노이는 수요예측 실패로 코스닥 상장 계획을 철회했다가 몸값을 절반 가까이 낮추며 간신히 증시에 입성했다.

그래픽=박혜수 기자그래픽=박혜수 기자

바이오기업들의 IPO 흥행이 잇달아 실패하자 계획을 변경하는 기업들도 생겨나고 있다. 에스디바이오센서의 계열사로 상장 '대어'로 꼽혔던 바이오노트는 기관투자자 수요예측을 내달 8~9일로 연기했다. 보령의 자회사 보령바이오파마도 상장을 잠정 보류했다.

상장 기업들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신약개발에만 10년 이상의 시간이 소요되는 만큼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한 상황에서 주가 하락이 지속되다 보니 투자자들의 신뢰가 급격히 떨어지고 있는 것이다. 일부 기업들은 금리 인상으로 회사채나 CB 등 메자닌 등을 통한 자금조달이 어려워져 유상증자로 눈을 돌리고 있지만, 이마저도 금융당국의 증권신고서 정정 요구로 일정에 차질을 빚고 있다.

앞서 제넥신은 R&D 비용을 충당하기 위해 지난 9월 1000억원 규모 유증을 결정했는데, 금융감독원의 요구로 최근 자금사용 계획안을 보완한 정정 신고서를 제출하기도 했다.

전반적인 시장 침체와 금리 상승에 따른 적자 회사 기피 현상은 바이오텍들의 자금난으로 이어지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금리 상승으로 바이오텍의 밸류에이션 할인률이 높아짐에 따라 투자자들이 보는 기업들의 투자 매력도가 떨어지고 있다"며 "투자 감소는 바이오텍의 자금난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투자금을 확보하지 못한 바이오기업들은 경영난에 허덕이고 있다. 임원 급여 지급을 미루거나 구조조정을 단행하는 경우는 물론, 글로벌 임상시험 비용을 줄이기 위해 신약 파이프라인을 정리하는 기업들까지 나오고 있다.

한 비상장 바이오텍 관계자는 "자금난 상황이 장기화될 경우 기업들은 임상 일정을 연기하거나 비용 감소를 위한 구조조정 단행 등의 조치를 취할 수밖에 없다. 혹은 타기업에게 M&A(인수합병)되는 상황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고 했다.

황주리 팀장은 "기업들은 국내외에서 진행하던 파이프라인 개발이나 임상시험 진행을 중단하고, 구입하려던 기자재 구입을 보류하는 등의 방식으로 현 상황을 감내하고 있다"면서도 "이로 인해 개발하고 있던 R&D, 임상 일정이 모두 늦어지며 악순환의 고리가 계속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현재 상황에서는 집중할 수 있는 분야에만 투자를 한다거나 연구개발을 꾸준히 해내는 기업들에게 승산이 있다. 내년까지 이 여파가 지속된다고 하는데, 분산해서 벌리기보다는 집중하고 버티는 것이 전략일 것 같다"며 "무분별한 파이프라인 투자는 지양하는 것이 좋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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