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빅스텝 이어 베이비스텝 전망 우세고물가, 한미금리차 등이 인상 압박 요인다만 원·달러환율 안정, 자금경색 해결해야성장률은 2.1%보다 낮춰 잡을 것으로 예상
22일 금융업계 등에 따르면 시장 전문가들은 한은 금융통화위원회가 오는 24일 통화정책결정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당초 한은이 다시 한번 빅스텝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도 나왔지만 인상폭은 0.25%포인트가 될 것이라는 예상이 힘을 얻는 모습이다.
물가 정점이 지났다는 분석이 나오는 가운데 원‧달러 환율이 최근 급락하며 안정되는 모습을 보였고 레고랜드 사태 등으로 국내 채권 시장 경색이 회복되지 못하는 등 기준금리 인상 기조를 유지하되 속도조절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다.
기준금리 인상 기조를 이어갈 것이라는 분석은 '물가 안정'이라는 한은의 제 1의 목표 때문이다. 10월 소비자물가지수(109.21)는 작년 같은 달보다 5.7% 올랐다. 상승률이 7월(6.3%) 정점 이후 8월(5.7%), 9월(5.6%) 떨어지다가 석 달 만에 다시 높아졌다. 물가 상승이 당분간 5%대를 유지할 것이란 전망에 따라 고물가 고착화를 막기 위해서는 기준금리를 인상해야 한다는 기존 한은의 입장을 유지할 것이란 분석이다.
한미 금리차도 주요 요인이다. 지난 2일(현지시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이 4연속 자이언트 스텝(0.75%포인트 인상)을 밟으면서 금리차는 최대 1.00%p까지 벌어졌다. 내달 연준이 적어도 빅스텝을 단행할 것이란 예상이 큰 만큼 금리차가 더 커지면 외국인 투자 자금이 빠져나갈 것이란 우려도 커질 수밖에 없다.
다만 금리인상에 속도조절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질 전망이다. 시장에서 빅스텝이 아닌 베이비스텝을 점치는 이유다.
11월 소비자 기대인플레이션이 전달 대비 0.1%포인트 떨어진 4.2%를 기록하면서 물가 정점을 지나고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기대인플레이션은 향후 1년의 소비자물가에 대한 인식이다. 기대인플레이션율은 지난 7월 4.7%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이후 이후 8월(4.3%), 9월(4.2%), 10월(4.3%), 11월(4.2%) 등 오름과 내림을 반복 중이다.
특히 최근 안정세를 보이고 있는 원‧달러환율 덕분에 한은도 부담을 덜었다는 것이다. 지난 10월 금통위에서는 7월에 이어 빅스텝을 밟은 가장 큰 이유로 환율과 물가를 꼽은바 있다. 원‧달러 환율이 1300원대 초중반까지 떨어지면서 금리 인상 요인으로서 힘을 잃었다.
여기에 채권시장 등의 자금·신용 경색 위험과 갈수록 뚜렷해지는 경기 하강 추세 등이 베이비 스텝 전망의 근거가 되고 있다. 레고랜드 사태 이후 나타난 채권시장과 자금시장 불안이 여전히 해소되지 않는 상황인데다 금융권 수신경쟁이 2금융권의 유동성 문제를 가져오는 등 부작용 등이 나타나고 있어서다.
금통위 내부에서도 의견이 갈리고 있다. 지난달 빅스텝 결정 당시에도 주상영 위원과 신성환 위원은 베이비스텝 소수의견을 낸 바 있다.
한편, 한은은 24일 수정 경제 전망도 발표한다. 한은이 내년 성장률 전망치로 1.7∼2.0%를 제시할 것으로 보고 있다. 8월 전망치인 2.1% 보다 0.1∼0.4%p 하향 조정한 것이다. 이는 2020년 역(-)성장 이후 최저 성장률이다.
연구기관이나 전문가들이 내놓고 있는 내년 경제 전망도 비슷한 수준이다. 국책연구원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은 내년 우리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종전 2.3%에서 1.8%로 하향 조정했다. 지난 5월 상반기 경제전망에서 제시한 2.3%에서 0.5%포인트(p) 하향 조정된 수치다.
이외에도 하나금융경영연구소(1.8%), 국제 신용평가사 피치(1.9%) 등도 내년 한국경제 성장률을 1%대로 전망한 바 있으며, 한국경제연구원도 세미나에서 성장률 전망치로 1.9%를 제시했다.
뉴스웨이 한재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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