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영업이익 1조원 돌파···업계 유일 '1조 클럽'최희문式 선진 경영철학, 업계 빅5 누른 비결 작용IB 시장서 우량 딜 수주·채권 규모 축소 '신의 한 수'오랜 노하우 바탕으로 부동산 PF서도 탄탄한 성과
메리츠증권이 2일 발표한 지난해 경영 실적에 따르면 지난해 연간 매출액은 2021년보다 무려 154.4% 늘어난 57조375억원, 영업이익은 15.1% 늘어난 1조925억원으로 집계됐다. 메리츠증권의 연간 영업이익이 1조원을 넘어선 것은 1973년 창사 이후 50년 만에 처음이다.
메리츠증권의 지난해 실적은 여러 면에서 다른 증권사들을 압도하고 있다. 2일까지 지난해 실적 발표를 마친 증권사들 중 영업이익이 1조원을 넘어선 곳은 메리츠증권이 유일하다. 메리츠증권의 실적 발표 전까지 업계 영업이익 1위는 8459억원의 미래에셋증권이었다.
순이익에서도 메리츠증권은 미래에셋증권을 앞지르며 업계 1위 자리를 당당히 꿰찼다. 메리츠증권의 연간 순이익은 8281억원으로 2021년보다 5.8% 늘었다. 이 부문 역시 6194억원의 순이익을 낸 미래에셋증권을 앞질렀다.
업계 5대 증권사로 꼽히는 미래에셋증권,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삼성증권, 키움증권 등이 일제히 '1조 클럽' 가입에 실패한 상황에서 메리츠증권은 그야말로 '군계일학'의 실적 대박을 터뜨리게 됐다.
단기간에 역전이 불가능한 자기자본을 제외하고 매출, 영업이익, 순이익 등 연간 손익계산서에 등장하는 모든 항목에서 메리츠증권이 업계 1위를 차지한 비결로는 최희문 메리츠증권 부회장의 수익 다각화 노력과 선제적 리스크 관리가 꼽히고 있다. '신중하게 결정하되 남과 다르게 한다'는 평소 경영철학이 빛을 발한 셈이다.
메리츠증권은 그동안 다양한 방법으로 수익을 다각화하기 위해 노력을 기울여왔다. 2021년부터 국내 주식 차액결제거래를 개시하면서 최저 수수료 정책을 내세워 고객 유치를 꾀했고 차별화된 금융상품을 제공하면서 리테일 사업에서 경쟁력을 키웠다.
IB 부문에서는 리스크 관리를 위해 새로운 딜에 대해 보수적으로 접근하면서도 우량 기업들과 파트너십을 통해 다양한 딜을 성사시켰다. 아울러 자산운용 부문은 금리 인상에 따라 채권 규모를 축소했는데 이것이 이익 증가라는 성과로 돌아왔다.
무엇보다 메리츠증권이 최악의 업황 속에서도 선전할 수 있었던 것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에 대한 자신감이 큰 힘이 됐다.
메리츠증권은 업계에서 익히 알려진 부동산 PF 사업의 선구자다. 우량한 딜을 발굴하고 리스크를 전제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노하우가 있었고 그 노하우가 오늘의 실적 선전으로 열매를 맺었다고 볼 수 있다.
특히 리스크 관리 성과는 채무보증의 규모 감소로 알 수 있는데 지난해 상반기 말 4조원을 넘겼던 채무보증 실질순잔액은 지난해 말 기준으로 3조6761억원으로 반년 사이 5000억원 정도 줄였다.
지난해 말 중소형 증권사들이 부동산 PF로 인한 유동성 위기를 겪을 때 메리츠증권은 오히려 사업을 확장했다. 다른 증권사들이 보수적 기조로 부동산 PF 사업 행보를 바꾸는 사이 메리츠증권이 사업성 높은 매물들을 먼저 선점해서 성과로 만든 셈이다.
메리츠증권은 최근 서울 이태원 옛 유엔군사령부 부지 복합개발사업의 본PF 진행의 사전 단계로 일컬어지는 브릿지론 인수에 성공했고 롯데그룹과의 합작을 통해 롯데건설 관련 채권 매입을 위한 펀드 조성에도 연달아 성공했다.
이같은 사업 확장과 잇따른 성과에는 최희문 부회장 등 경영진의 철저한 사업 분석과 탄탄한 재무 구조, 그동안의 사업 노하우 등이 큰 힘으로 작용했다.
메리츠증권 관계자는 "지난해는 불확실성의 지속 여건에도 차별화된 수익 창출 능력과 탁월한 위기관리 역량을 보여준 한 해였다"며 "올해도 철저한 리스크 관리로 위기상황을 극복하고 그룹 시너지 확대를 통해 한 단계 더 도약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뉴스웨이 정백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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