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 中자회사 실적 돌아서 1.3조 매출 기대 대웅·동아ST·보령, '만성질환 ETC'로 수익 확보엔데믹 후 수술 늘며 메디포스트 두자릿수 성장 씨젠·SK바사 등 수혜기업은 실적 감소 전망
7일 전자공시시스템과 금융정보업체 컴퍼니가이드 등에 따르면, 한미약품의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2% 성장한 1조3434억원으로 추정된다.
키움증권 등 일부 증권가에서는 중국 자회사인 북경한미약품의 부진, 마일스톤 유입 부재 등으로 작년 4분기 실적이 시장 기대치를 하회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지만 3분기까지 1조원에 육박하는 누적 매출을 기록하고, 4분기 예상 실적도 3500억원대로 추산되는 만큼 최대 실적이 기대된다.
한미약품은 코로나19 유행이 확산되기 시작한 지난 2020년 종속회사의 매출 감소 및 그에 따른 영업이익 감소로 전체 실적이 악화된 바 있다. 당시 매출액은 1조758억원으로 전년(1조1136억원) 대비 3.4%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487억원으로 전년(1039억원) 대비 53.1% 줄었다.
이듬해부터는 주요 제품들의 국내 매출 증가 및 북경한미약품의 실적 개선으로 회복세를 보이며 연결 매출 1조2032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대비 11.8% 증가한 수치다.
특히 지난해 원외처방 매출(유비스트 기준)은 7891억원으로 전년 대비 6.4% 성장했다.
이상지질혈증 치료 복합신약 '로수젯'은 전년 대비 13.9% 성장한 1403억원의 처방매출을 달성, 한국 제약회사가 독자 개발한 단일 복합신약으로는 가장 많은 매출을 올렸다.
고혈압·이상지질혈증 치료제 '아모잘탄패밀리'는 총 1305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여기에 중국의 코로나 리오프닝 영향이 더해질 것으로 점쳐진다. 중국 현지에서 감기약 수요가 크게 늘며 북경한미의 진해거담제 '이탄징', '이안핑' 등의 매출 성장이 기대되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 3분기 유아용 기침가래약 '이탄징'의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4.4% 성장했고, 전분기 대비로는 14.9% 늘었다. 이보다 앞선 1분기에는 49.6% 성장했다.
이탄징은 연간 1000억원대 매출을 올리는 북경한미의 대표 품목 중 하나다. 출시 2년차를 맞은 이안핑도 3분기 매출액이 전년 대비 56.7% 늘었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실제 리오프닝 이후 중국 내 감기약 판매 추이가 늘고 있는 게 확인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웅제약도 2020년 매출이 1조554억원으로, 전년(1조1134억원) 대비 감소했으나, 이듬해부터 실적이 증가해 2021년 사상 최대 매출인 1조1530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매출은 1조2380억원으로 추정된다.
대웅제약이 지난해 선보인 국산 34호 위식도역류질환 신약 '펙수클루정'은 출시 첫 3개월 간 월평균 30%대 성장률을 보였고, 보툴리눔 톡신제제 '나보타' 효과 등이 더해지며 3분기 매출액이 분기 사상 처음으로 3000억원을 달성한 바 있다.
나보타는 미국과 유럽, 캐나다, 호주 등 주요 선진국을 포함해 60여개국에서 품목 허가를 획득하며 대웅제약의 캐시카우로 자리 잡고 있다.
전문의약품(ETC) 부문도 3분기 기준 전년 동기 1967억원 대비 6.5% 증가한 2095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했다. 고지혈증 치료제 크레젯 및 리토바젯,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넥시어드, 항궤양제 액시드 등 수익성 높은 제품군의 매출 확대가 해당 부문의 성장을 견인했다.
동아에스티는 지난해 연결기준 6410억원의 매출 달성이 전망된다. 이는 전년 대비 8% 성장한 수치다.
동아에스티는 지난 2019년에도 6000억원대 매출을 기록했으나 2020년 5867억원으로 감소하고 2021년에는 5932억원을 올렸다. 특히 같은 해에 '캔박카스' 등 주력 품목의 해외 수출 감소 등의 영향으로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54.1% 감소하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해는 캔박카스 판매량이 다시 증가하고 환율 상승 효과도 나타나며 3분기 매출액이 158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2% 증가했다. 그러며 누적 472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영업이익도 전년 대비 21.8% 증가한 142억원으로 나타나 누적 264억원을 기록했고, 당기순이익은 98.8% 증가해 240억원으로 집계됐다.
코로나 유행 기간 동안 매출 성장 폭이 줄었던 보령은 지난해 실적이 전년 대비 20% 성장하며 창사 이래 신기록을 썼다.
보령은 지난해 매출액 7605억원, 영업이익 566억원을 기록해 전년 대비 각각 21%, 37%씩 급성장했다. 당초 보령이 목표로 내세웠던 연매출 6500억원, 영업이익 560억원을 상회한 수치다.
별도 기준으로도 매출 7221억원, 영업이익 603억원으로 집계돼 전년 대비 각각 21%, 20% 성장했는데, 2021년 5944억원 매출에서 바로 7000억원대로 진입했다는 점에서 의미있는 성장세를 보여줬다.
이는 심혈관, 당뇨, 암, 정신질환 등 만성질환 중심 ETC 포트폴리오에 따른 안정적 수익 구조 구축의 영향이 컸다.
보령의 대표 품목인 고혈압 신약 카나브 패밀리는 단일제 카나브(성분명 피마사르탄)를 비롯한 6종의 라인업은 지난해 1302억원의 매출을 기록해 전년 대비 19% 성장했다. 항암제 분야는 전년 대비 61% 급성장한 1606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국내 항암제 시장점유율 1위 자리를 유지했다.
일반의약품(OTC) 사업도 순항했다. 2021년 282억원 매출 규모의 보령의 일반의약품 사업은 용각산 브랜드의 성장을 토대로 2022년에 298억원으로 늘었다. 용각산 브랜드는 지난해 오미크론 확산과 코로나19 재택치료에 따른 상비약 수요 증가로, 지난해 130억원(전년대비 38% 성장)의 매출을 기록해 블록버스터 의약품으로 등극했다.
장두현 대표는 "업계 최고 수준의 수익성을 갖춘 사업구조 구축을 통해 2026년까지 매출 1조원, 영업이익 2000억원을 조기 달성해 나가겠다"며 "특히 올해를 '지속 가능한 혁신성장 기업'으로 확고하게 자리매김하기 위한 한해로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메디포스트도 창사 이래 처음으로 600억원 매출을 돌파했다.
메디포스트는 2021년에도 두 자릿수 증가율을 보였다. 2019년은 458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3.22%, 2020년은 486억원으로 6.14% 성장률을 보인 반면, 이듬해엔 12.81% 증가율을 보였다.
메디포스트의 매출은 크게 '카티스템'과 제대혈은행, 건강기능식품 등에서 발생하고 있다.
지난해 무릎 골관절염 줄기세포치료제 카티스템 사업부는 검증된 제품의 신뢰도를 바탕으로 2020년 코로나19가 발생한 이후 처음으로 두 자릿수 성장율을 회복해 매출이 전년 대비 12.9% 성장했다.
또 지난해 누적 2만5000건의 수술 사례와 누적 매출 1000억원을 동시에 돌파하며 우수한 장기유효성과 경제성도 입증했다.
특히 메디포스트의 제대혈은행 브랜드 '셀트리'는 매년 출산율이 최저치를 갱신하는 상황에서도 14.5% 성장을 기록했고, 건기식 브랜드 '모비타'는 온라인 판매채널 다변화를 통해 매출이 1.8% 성장했다.
메디포스트 관계자는 "지난해 각 사업부가 각고의 노력을 통해 다시 한번 최대 매출 성과를 이뤘다"며 "올해도 탄력이 붙은 기존 사업은 지속적으로 성장세를 이어나갈 것으로 기대하고 있으며, 동시에 CDMO 사업을 성공적으로 안착시켜 미래사업 경쟁력 또한 강화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한편, 코로나19 수혜 기업들은 실적 하락폭이 커지고 있는 추세다.
진단키트 기업 씨젠은 2020년 매출액이 1조1252억원으로 전년 1120억원 대비 822.66% 증가했고, 2021년은 1조3708억원으로 21.83% 증가했다. 그러나 작년 매출액은 전년 대비 -35.69% 감소한 8816억원으로 추정된다.
아스트라제네카, 노바백스 코로나19 백신 위탁생산 등을 맡았던 SK바이오사이언스는 2021년 매출액이 9290억원으로 전년 2256억원보다 311.77% 성장하며 최대 실적을 기록했지만, 코로나19 백신 자국화에 성공한 지난해는 전년 보다 -47.95% 감소한 4835억원으로 예상된다.
회사는 실적 회복을 위해 올해 독감백신 접종 시즌에 맞춰 '스카이셀플루' 생산을 재개할 예정이다. 또 최근 칠레 품목허가로 중남미 시장에 진출한 만큼 해외시장 공략에도 박차를 가한다는 방침이다.
대상포진 백신 '스카이조스터'도 글로벌 시장 진출을 본격화하고 있다. '스카이조스터'는 지난달 말레이시아에서 품목허가를 획득해 2020년 5월 태국에 이어 두 번째로 해외에 진출했다.
뉴스웨이 유수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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