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지분 확보에 이수만 가처분 신청 예고카카오 그룹 내 에스엠 지분 인수 주체도 논란증권가 "장기 상승 위한다면 경영진 승리 필요"
시장에서는 이수만 총괄프로듀서가 제기한 가처분 신청이 인용될 경우 에스엠의 경영권 분쟁은 더욱 격화될 것이라 전망했다. 카카오 그룹 내 에스엠 지분 인수 주체에 대해서도 관심이 높다. 향후 기업가치 하락에 대한 우려도 존재하기 때문이다.
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카카오는 지난 7일 신주 유상증자 및 전환사채를 통해(소요자금 2172억원) 에스엠 지분 9.05%를 취득했다.
카카오와 에스엠은 전략적 파트너로 콘텐츠 지적재산권(IP), AI, 메타버스, NFT 등의 사업 분야에서 시너지를 기대하고 있다. 또한 에스엠은 취득금액을 글로벌 퍼블리싱, 레이블 인수 등 타법인출자에 활용할 예정이다.
이번 결정으로 최대주주인 이수만 총괄프로듀서의 지분율은 18.45%에서 16.78%로 희석된다. 이에 이수만 총괄프로듀서는 법무법인 화우를 통해 즉각 반발했다. 자신의 동의 없이 지분 매각이 이뤄졌다며 주주의 신주인수권을 침해하는 것이므로 위법하다는 주장이다. 화우는 경영권 분쟁 상황에서 경영진이 경영권이나 지배권 방어 등 회사 지배 관계에 대한 영향력에 변동을 주는 것을 목적으로 제3자에게 신주 또는 전환사채를 발행했다고 주장했다.
특히 이수만 총괄프로듀서는 에스엠 경영진이 이번 지분 매각을 이유로 지난 3일 발표한 'SM 3.0' 중 하나인 음반 유통 자회사 설립 등에 쓸 자본금 조달을 꼽은 것에 대해 에스엠의 현금 유동성 자산 보유량이 상당한 만큼 당장 자금 조달이 시급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또한 민·형사상 모든 법적 책임을 물을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이수만 총괄프로듀서가 현 경영진과 대립각을 세운 것은 신주 인수권 발행으로 인해 보유 지분 가치의 하락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경영권을 유지하는 것도 쉽지 않다. 올해 이사진이 대거 교체되는 상황이라는 점도 이수만 총괄 프로듀서에게 불리한 조건이다.
시장에서는 오는 3월에 열릴 정기주주총회를 주목하고 있다. 이수만 총괄프로듀서가 제기한 신주 및 전환사채 발행 금지 가처분은 통상 신청 후 한 달 내 결론이 난다는 점을 감안한 것이다. 가처분 신청 결과에 따라 주가 변동성이 높을 수 있다.
가처분 신청이 인용된다면 이수만 총괄프로듀서는 보유 지분의 가치를 높이기 위해 공개 매수 등을 진행해 현 경영진과의 지분 경쟁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가처분이 기각되면 과거와 같은 경영권 프리미엄을 주장하기 어렵기 때문에 3월 정기주총에서 이수만 총괄프로듀서는 최대주주의 경영권 보장을 위한 표 대결로 '경영권 프리미엄' 확보를 위해 총력을 다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신주 인수권 발행으로 에스엠 경영진 측 우호 지분은 카카오와 얼라인파트너스를 포함해 약 29% 수준으로 추정되며 이수만 총괄 프로듀서 측은 우호지분인 컴투스 지분 4.2%를 포함 약 22.5%로 예상된다.
김하정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장기적 주주가치 상승을 위해서는 지배구조 개선과 안정적인 음악 제작 체제를 통한 이익 및 주주환원 강화 방안을 발표한 경영진 측의 승리가 필요하다"며 "특히 경영진이 승리할 경우 잠재적 인수자가 에스엠과 시너지 효과가 클 카카오엔터테인먼트로 전망되는 만큼 이익 개선뿐만 아니라 밸류에이션 리레이팅(실적대비 주가수준 재평가)도 기대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어 "이수만 측이 승리할 경우 기존과 음악 제작 체제는 크게 달라지지 않으며 기대되었던 지배구조 개선안도 온전히 이뤄지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결국 이수만 총괄 프로듀서의 경영권 방어도 사실상 어려워질 수 있다. 이에 지분 매각 수순을 밟을 것이란 예상도 제기되나 과거와 같은 경영권 프리미엄을 받긴 어렵다는 분석이다.
매수 후보군으로 꼽혔던 CJ ENM의 경우 강도 높은 구조조정이 예상되는데다 카카오의 경우 현 경영진의 사업적 파트너가 됐기 때문이다. 특히 카카오는 '현재로서는 이수만 지분에 대한 추가 인수 계획이 없다'고 밝힌 상태다.
한편 카카오 그룹 내 에스엠 지분 인수 주체에 따라 에스엠의 기업가치가 달라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이효진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카카오 그룹 내 에스엠 지분 인수 주체가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지분 취득 공시와 관련해 '신주 인수 계약 및 전환사채 인수 계약은 카카오엔터테인먼트에게 계약상의 지위 및 그에 따른 권리와 의무를 양도할 수 있다'는 조항이 명시돼 있기 때문이다.
예상되는 시나리오는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에스엠을 통해 우회상장하거나 지분 추가 매입 후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단독 상장 두 가지다. 단독상장의 경우 카카오 측에서 선을 그은 바 있어 단독 상장에 무게가 실린다.
이 연구원은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프리 IPO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연결 회사 편입을 위한 추가 지분 매입이 수순일 것"이라며 "우회상장에 대한 기대감도 존재하나 프리 IPO 기준 카카오엔터테인먼트와 에스엠의 기업가치는 약 5배의 차이를 기록하는데 반해 에스엠의 영업이익이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2배 이상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가치 평가에 대한 논란이 거셀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편 에스엠 주가는 경영권 분쟁 이슈가 주가 흐름에 호재로 작용하면서 장중 급등세를 나타냈다. 8일 오후 3시 15분 기준 에스엠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9.43% 오른 9만8600원에 거래되고 있다.
뉴스웨이 임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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