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관투자자들 냉담에 여러 방향 고민일각에선 상장 연기 가능성도 제기돼경영진, 오는 13일까지 기재정정 예정시장 vs 경영진, 희망 공모가 간극 커
오아시스가 쉽게 결정을 내리지 못하는 것은 '이커머스 1호 상장사'라는 타이틀과 '조 단위 몸값' 중 어느 것 하나 포기하기 아쉽기 때문이다. 프리IPO 투자자들의 주당 단가도 고려해야 하는 상황이다.
최근 IPO 시장에 훈풍이 분다는 점도 결정을 어렵게 하고 있다. 올해 상장한 기업 다수가 공모가 대비 높은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수요예측 흥행에 실패하더라도 일반 투자자 대상 공모청약에서 흥행하거나 상장 이후 주가가 상승하는 종목들이 등장하면서 쉽사리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1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오아시스는 기관 투자자 대상 수요예측 마감일인 지난 8일부터 주관사 등과 함께 IPO 관련 회의를 지속하고 있다.
시장에선 이날 오아시스가 공모가를 확정하고 이를 공시할 것이라 예상했지만 오아시스는 최종 결정을 내리지 못한 상태다. 오아시스가 결정을 내리지 못하는 것은 오아시스가 희망하는 공모가와 시장에서 원하는 공모가 간의 차이가 크기 때문이다. 오아시스가 희망하는 공모가 밴드는 3만500원~3만9500원이다. 희망 밴드를 감안하면 시가총액은 9669억원에서 1조2535억원에 해당한다.
그러나 수요예측에서 다수의 기관 투자자들은 2만 원 대에 주문을 넣은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선 부진한 결과로 인해 공모가가 1만원 후반대로 형성될 수도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시장의 예상대로 공모가가 결정된다면 오아시스의 몸값은 8000억원대 이하로 내려갈 수 있다.
하지만 오아시스가 지난 2011년 11월 NH투자증권과 한국투자증권으로부터 프리IPO로 각각 50억원을 투자받았다는 것을 감안하면 큰 폭으로 공모가를 낮춰 결정하진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당시 프리IPO 주당 단가가 3만6339원에 달하기 때문이다. 가장 최근에 오아시스에 투자한 이랜드리테일은 주당 3만9189원에 약 330억원을 투자했다. 현재 증권플러스 비상장에서 오아시스가 주당 2만7000원에 거래된다는 점도 참고 사항이다.
일각에선 상장 연기 혹은 철회 가능성도 제기된다. 앞서 안준형 오아시스 대표이사는 수요예측 결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할 경우 상장을 진행할 것이냐는 질문에 "순리에 따라서 겸허하게 결과를 기다려보고, 고민을 해볼 것"이라고 답했었다.
다만 "남들이 신선식품업계 위기라고 하지만 오히려 우리는 기회라고 생각했다"며 "오아시스가 이커머스 IPO 1호 타이틀을 얻게 됐는데 상장사가 되면 책임감이 더 막중해지겠지만 우리가 보유한 강점이 충분해 자신 있다"고 말했다.
상장을 예정대로 진행한다면 공모가를 시장 친화적으로 선정하는 것은 물론 구주매출 규모를 줄일 가능성이 높다. 오아시스의 모회사인 지어포스트는 이번 청약에서 30%의 구주매출을 행사할 예정이다. 총 공모 주식수가 523만6000주 중 신주 모집이 366만5000주, 구주매출은 157만1000주다. 공모가 하단 기준으로 금액을 산정하면 479억원에 달한다.
높은 구주매출 규모는 공모주 흥행 실패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이에 올해 상장을 추진한 기업들은 구주매출 규모를 줄이며 흥행을 유도했었다.
오아시스 측은 "여러가지 방안을 두고 논의하고 있다"며 "현재 결정된 사항이 없으나 오는 13일까지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임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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