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3사 7조원 수주 물량 확보 '순항'철광석 t당 100달러 돌파···1Q 후판값 압박
21일 산업통상자원부 원자재가격정보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 톤당 80~90달러 수준을 유지하던 철광석 가격은 지난 20일 기준 톤당 129.55달러까지 뛰었다. 통상 철광석과 후판 가격은 조선사들의 실적과 직결되는 만큼 앞으로의 가격 추이가 조선사 실적의 최대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철광석 가격은 중국의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에 따라 최근 반등하고 있다. 앞서 지난해 상반기 철광석 가격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로 톤당 160달러를 웃돌다 하반기부터 본격화된 경기침체 여파로 지난해 10월 톤당 79달러까지 떨어졌다. 이후 철광석 가격은 중국의 리오프닝에 따른 수요 회복 및 부동산 규제 완화 기대감으로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
이처럼 조선사 주요 원재료인 철광석 가격이 계속해서 오르자 철광석을 주 원재료로 쓰는 철강업계와의 상반기 후판 가격 이슈도 재점화될 조짐이다.
보통 조선사와 철강사는 상반기와 하반기 각각 한 번씩 후판 가격을 협상한다. 철강사는 지난해 부진했던 실적 만회를 위해서는 가격을 인상해야 한다는 입장이고, 조선사는 수익성 악화로 인한 가격 인하를 주장하고 있다.
실제로 후판 가격 인상은 국내 조선사들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후판은 두께 6mm 이상의 두꺼운 철판을 일컫는 말로, 조선 생산 원가의 약 15~20%를 차지한다.
국내 조선 업체들은 올해 상반기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과 메탄올 추진선을 중심으로 수주 랠리를 보이며 호실적에 청신호가 켜진 상태다. 이에 후판 가격이 인상되면 예고된 호실적에 악영향이 갈 수밖에 없다.
실제 후판 가격이 급등했던 지난 2년, 국내 조선 3사(한국조선해양·삼성중공업·대우조선해양)는 무려 1조원이란 대규모 적자를 내기도 했다.
여기에 올해 상반기 내내 철광석 가격이 오르고 있어 조선사들이 우려하던 후판 가격 인상 가능성에도 무게가 쏠리는 분위기다. 한화리서치는 "중국이 리오프닝을 하면서 철광석 가격이 다시 오르기 시작했다"며 "지난달 철광석 가격은 2022년 저점 대비 58%나 올랐고, 후판 가격 이슈가 다시 불거질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봤다.
다만 조선사들은 10년이란 침체를 벗고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동안 선박 수주량이 증가해 2년치 이상 일감을 미리 확보했다. 또 올해부터는 수주 선별을 통해 수익성을 개선하겠다는 방침이다.
실제 HD현대 조선 부문 지주회사인 한국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은 지난달에만 무려 7조 원이란 대규모 수주에 성공했다. 이는 각각 올해 수주 목표의 20%가량을 달성한 것이다. 올해 역시 고부가가치선 수주에 집중해 수익성을 끌어올린다는 전략이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후판 가격은 생산 원가와도 직결돼 있어 가격이 조금만 올라도 업계 수익성에 치명타"라며 "다만 대외적 변수도 있어 철광석 가격 추이를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상반기 후판 가격 협상은 양측의 치열한 입장 차로 5월께 마무리됐다. 이 점으로 미뤄봤을 때 올해 상반기 가격 협상은 이르면 3월, 또는 4월께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된다.
뉴스웨이 전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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