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양회 관전 포인트 '경기부양책'···가동률 증가 추세기대보다 낮은 경제성장 목표치···공급과잉 역풍 맞을라 턱끝까지 쫓아온 中···"국내 기업 입지 약화될 것" 우려
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중국의 최대 정치행사 양회가 지난 4일 열흘 간 일정으로 개막했다.
국내 산업계의 핵심 관전 포인트는 경기부양과 소비확대 정책이다. 특히 중국 수출의존도가 높은 석유화학업계의 경우 양회를 기점으로 발표될 중국 정부의 내수 중심의 경기부양책이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된다.
중국 시장 자체가 소비재 수요가 가장 많은 시장이기 때문에 내수 활성화가 되면 소비제품 수요가 커진다. 이에 따라 한국에서 생산되는 각종 플라스틱 원료 등 석유화학제품 마진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중국 시장 환경 변화에 민감하게 영향을 받은 주요 석유화학업체들은 지난해 중국발 수요부진 직격탄 속 역대 최악을 실적을 기록했다. 그럼에도 올해는 중국의 리오프닝이 강력한 수요 회복으로 이어져 반등의 기회를 잡을 것이라는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LG화학은 지난 1월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중국 리오프닝에 따른 수요 반등으로 시황이 점진적으로 개선될 것으로 전망한다"며 "특히 올해 3월 열리는 중국의 양회 전후로 경기부양책이 가시화되면 좀 더 빠른 개선이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큰 손' 중국이 경제 활동을 재개하자 석유화학업계에서는 가격 인상과 생산량 증대 움직임이 이어지는 등 벌써부터 들뜬 분위기가 감지된다.
롯데케미칼은 80% 수준이던 NCC(나프타 분해설비) 가동률을 소폭 끌어올렸으며, 여천NCC도 예년보다 길었던 정기보수일정을 마무리하고 90% 수준의 평상시 가동률을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이는 석유화학 기업의 수익성을 좌우하는 에틸렌 시세가 오른 영향이다. 업황이 바닥을 찍고 반등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반영된 에틸렌 가격은 지난 1월 20일 톤당 735달러에서 지난 3일 기준 930달러로 195달러(26.5%)가 상승했다.
황규원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중국 양회를 기점으로 에틸렌, 부타디엔 등 주요 화학제품의 추가 가격 인상이 이어지고 있다"며 "건자재용 플라스틱 수요 확대가 기대되는 등 국내 NCC 업체들은 이달 중하순부터 흑자 전환을 기대해 볼 수 있다"고 전망했다.
다만 국내 석유화학 업체들이 업황 개선을 체감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지난해 꽉 막힌 수요 탓에 아직 전방 사업 재고가 남아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수요 측면에서는 중국 리오프닝 영향으로 확실히 지난해보다 나아질 것이라는 기대감은 있지만 당장 체감하기는 힘들 것"이라며 "중국이 점차 경제 회복을 한다고 해도 이전만큼 강한 수요가 있을지는 두고봐야한다"고 관망했다.
특히 일각서는 중국 리오프닝 파급력이 전처럼 크지 않을 것이라는 진단 하에 공급과잉 현상으로 인한 국내 석유화학업체들의 타격이 예상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세계의 이목이 집중된 올해 중국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목표치는 5%안팎이다. 중국이 예상보다 낮은 목표치를 제시하자 시장에는 실망감이 감돈다. 전문가들은 향후 나올 경기부양책이 제한될 것이라는 걸 시사한다고 봤다.
김도현 SK증권 연구원은 "중국 양회의 경제 성장률 목표치가 시장예상치를 하회했고, 뚜렷한 경기부양책이 없는 상황에서 중국내 NCC 자급률 상승은 NCC 마진 상승폭 제한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기대만큼의 대규모 경기부양책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중국의 화학제품 자급률이 높아지는 것도 악재다. 중국의 화학제품 자급률이 더 높아지면 국내 화학사들의 수출은 더욱 어려워지는데다가 공급과잉의 역풍을 맞을 수밖에 없다.
올해 글로벌 에틸렌 증설물량 900만톤 중 중국 기업 물량은 무려 30%에 달한다. 중국 석유화학사들은 이미 잉여 물량 수출이 가능할 정도로 외형 성장을 이뤄 냈고, 정밀화학으로 사업 영토를 확장하는 추세다. 또 러시아산 원유 수입 확대로 원가 경쟁력도 우세해졌다.
기존의 제품뿐만 아니라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장기적인 경쟁력을 갖추는 것이 필요한 이유다.
윤용식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의 자급률이 점진적으로 높아지는 점은 우려된다"며 "중구 석유화학 산업이 발전할수록 우리 기업의 입지가 약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중국이 발전하는 한 결국 국내 업체들이 나아가야할 방향은 신사업 확장과 고부가가치 확대일 것"이라며 "앞으로는 진입장벽이 높은 신사업 확장을 이뤄냈거나, 앞도적인 기술력을 가진 업체가 더욱 부각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뉴스웨이 김다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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