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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현대차 '완성차 빅3' 올라섰다···비결은 제네시스·수출 확대

산업 자동차

현대차 '완성차 빅3' 올라섰다···비결은 제네시스·수출 확대

등록 2023.03.15 14:52

김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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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선 회장 체제 이후 첫 빅3 진입반도체 대란에 현대차기아 반사이익제네시스 잘 팔리고 북미·EU 수출 호조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3일 오전 경기 화성 남양 현대차·기아 기술연구소 대강당에서 열린 '2023년 현대차그룹 신년회'에서 신년사를 하고 있다. 이수길 기자 Leo2004@newsway.co.kr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3일 오전 경기 화성 남양 현대차·기아 기술연구소 대강당에서 열린 '2023년 현대차그룹 신년회'에서 신년사를 하고 있다. 이수길 기자 Leo2004@newsway.co.kr

현대자동차그룹이 지난해 사상 첫 글로벌 완성차 빅3로 올라섰다. 연초부터 세계 3위권 도약이 점쳐지던 현대차기아는 르노-닛산-미쓰비시 등 경쟁사 판매량 집계가 모두 공개되면서 순위를 확정지었다.

현대차기아의 연간 생산·판매량이 글로벌 3위로 점프한 것은 지난 2010년 미국 포드자동차를 제치고 '톱5'에 첫 진입한 이후 12년 만의 기록이다. 정의선 회장이 현대차그룹을 이끌기 시작한 3년여 만에 이룬 성과여서 향후 빅3를 굳히며 성장 전략을 성공적으로 완수할지 관심을 끈다.

제네시스·美-EU 판매 호조 성장 이끌어

15일 자동차 회사들 판매량 집계를 종합하면 현대차, 기아, 제네시스 3개 브랜드를 보유한 현대차그룹은 일본 토요타자동차, 독일 폭스바겐그룹에 이어 지난해 전세계 판매 3위 완성차그룹에 오른 것이 확인됐다. 현대차그룹은 세계 시장에서 지난해 684만5000대를 판매해 전년 대비 2.7% 판매량이 늘었다. 상위 5위권 그룹에서 나홀로 판매량이 증가한 기업은 현대차그룹이 유일하다.

완성차 빅3로 도약한 주된 배경은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의 판매 증가 및 수출 호조가 주효했다.

제네시스는 작년에 국내에서만 13만5000여대 팔렸고 해외 시장까지 포함하면 연간 20만대 이상 팔리는 럭셔리 브랜드로 자리잡았다. 대당 평균 6000만~7000만원에 달하는 차값은 정 회장이 추진 중인 수익성 전략에도 큰 효과를 발휘했다.

수출 부문도 청신호가 켜지면서 해외 시장에서 유독 선전했다는 평가다. 북미와 유럽 등 선진국 시장에서 현대차기아는 역대 최다 판매를 기록해 세계 3위로 도약하는 계기가 됐다. 지난해 미국 시장의 점유율은 10.8%로 사상 첫 10%를 넘어섰고, 유럽에서는 역대 최고 점유율(9.4%)을 나타냈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이 가져온 결과는 오히려 현대차그룹에 기회가 됐다. 대부분 회사들이 차량용 반도체 및 부품 대란으로 생산 차질을 빚으면서 생산량이 2021년 대비 감소했다. 반면 현대차기아는 부품 공급망 리스크를 적절히 대응하며 판매 감소분을 최소화했다는 평가다. 부품 공급난에 따른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의 생산량 저하에 반사 효과를 본 것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작년에는 반도체 및 부품 대란 영향이 컸는데, 적기 대응하면서 판매로 연결시켜 제대로 판매가 잘 됐다"며 "올해는 750만대 수준으로 팔려고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대차 '완성차 빅3' 올라섰다···비결은 제네시스·수출 확대 기사의 사진

올해도 시장 경쟁 치열···빅3 자리매김 승부는 지금부터

지난해 호실적을 발판으로 현대차그룹은 올해도 정의선 회장이 공격적인 사업전략을 구상했다. 올해 현대차는 작년보다 9.6% 증가한 432만대(제네시스 포함), 기아는 1.6% 늘어난 320만대를 각각 판매 목표로 잡았다.

현대차는 연초 기업설명회에서 미국과 유럽 등 선진 시장에서는 다소 보수적인 전망을 내놨다. 올해 미국 시장은 3~4%, 유럽은 1% 미만의 성장을 예상했다. 결국 중국 시장이 위축된 상황에서 인도, 중남미, 동남아, 중동 등 신규 수요가 폭발하는 시장에서 신차 판매를 더 늘려야 한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현대차는 지난해 '2045년 탄소중립'을 선언하며 2030년 제네시스 100% 전동화, 2035년 유럽 판매 100% 전동화, 2040년 각 시장별 100% 전동화 추진 등 전동화 전환에 속도를 낸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와 관련해 박철완 서정대 스마트자동차과 교수는 "배터리 전기차 등 전동화 분야는 현대차가 세계적인 추세보다 앞서간다"면서도 "다만 현대차 전략은 제네시스 등 배터리 전기차 쪽으로 치우쳐 있다. 풀하이브리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사업을 병행하지 않겠다는 계획에는 아쉬움이 있다"고 말했다.

현대차는 오는 22일 정기 주주총회에서 국제통상 전문가인 장승화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를 영입한다. 장 교수는 국제상업회의소(ICC) 국제중재법원 중재인, 세계무역기구(WTO) 상소기구 위원 등을 역임했다. 이를 두고 업계 일각에선 현대차가 지정학적 리스크 등 시장 변화에 적절히 대응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보고 있다.

여기에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유럽연합(EU) 핵심원자재법(CRMA) 등 현지 생산을 압박하는 규제도 현대차 입장에선 부담으로 작용한다.

현대차는 또 글로벌 완성차 회사들이 공격적인 전동화 전략을 세우는 데 맞춰 배터리 업체들과 공급망 구축도 발빠르게 대응해야 하는 과제도 안고 있다. 그 과정에서 완성차 간 자율주행 등 미래차 기술력 고도화 경쟁도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호근 대덕대 미래자동차학과 교수는 "미국 IRA, 유럽 CRAM 등 자국 지역 산업 보호를 위해 공격적으로 방어하기 시작했기 때문에 현대차는 이런 환경을 극복해야 한다"며 "현대차는 미국 전기차 공장이 2025년 완공이라 IRA 대응이 다소 늦었는데, 자체 로비력에 한계가 있으니깐 시장 변화를 미리 예측하고 현지화에 발빠르게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김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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