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나소닉, 세번째 美공장 신설···원통형 배터리 생산원통형 성장률, 年 27%···전기차 기업 앞다퉈 채택파나소닉·LG엔솔·삼성SDI, 차세대 제품 4680 경쟁
17일 로이터에 따르면 파나소닉은 미국 오클라호마주에 50억 달러(약 6조5300억원)를 투자해 배터리 공장을 신설하기로 했다. 이는 네바다주와 캔자스주에 이은 파나소닉의 세 번째 미국 공장이다. 로이터는 "파나소닉은 오클라호마주와 대규모 경제 활동 개발법(LEAD)에 따른 인센티브 자격과 조건을 정의하는 협정을 체결했다"고 16일(현지시간) 전했다.
오클라호마 신공장에서 생산된 배터리는 독일의 BMW와 미국 스텔란티스에 공급될 것으로 보인다. 이달 초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소식통을 인용해 파나소닉이 BMW, 스텔란티스와 미국에 전기차 배터리 공장을 건설하기 위한 협상을 진행 중이라고 밝히면서다.
파나소닉은 세계 최초로 원통형 리튬이온 배터리를 개발한 회사이자 세계 최대 전기차 기업인 테슬라의 주요 공급사다. '테슬라 효과'로 북미 시장에선 시장 점유율 1위 사업자이기도 하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파나소닉의 지난해 1~10월 북미 전기차 배터리 시장 점유율은 48%로 LG에너지솔루션(18%)을 크게 앞섰다.
파나소닉이 원통형 배터리에 강점을 보유한 회사인 만큼 오클라호마 공장에서 생산할 배터리도 원통형 제품으로 추정되고 있다. 대게 AA건전지로 불리는 원통형 배터리는 대량생산이 가능해 높은 생산성과 저렴한 장점이 있다. 대부분 18650(지름 18㎜, 높이 65㎜)과 21700(21㎜ x 70㎜) 등 규격화된 제품이 사용돼 범용성이 넓은 특징이 있다. 다만 모양이 '원통형'이라 군데군데 버려지는 데드스페이스 공간이 생겨 공간 활용성이 떨어지는 단점도 있다.
원통형 배터리는 각형, 파우치형보다 시장 점유율은 떨어지지만 성장성은 가장 높은 제품이다. 유진투자증권은 원통형 배터리 시장 규모가 지난해 약 108GWh 수준에서 2025년 241GWh, 2030년 705GWh로 연평균 27% 성장할 것으로 추정된다고 내다보기도 했다. 이는 2030년까지 글로벌 전기차 시장 연평균 성장률(19%)보다 높은 수치다.
글로벌 전기차 기업도 앞다퉈 원통형 배터리를 채택하고 있다. 파우치형 제품만 고집하던 GM(제너럴모터스)은 최근 삼성SDI로부터 원통형 배터리를 공급받기 위한 MOU(업무협약)를 체결했다. 미국 최대 자동차 회사인 GM이 배터리 폼팩터(기기 형태)에 변화를 주는 건 남다르다는 평가다. 또 미국 전기차 스타트업 루시드모터스는 작년 말 파나소닉과 공급 계약을 체결했고 2025년 가동 예정인 파나소닉 캔자스 공장에서도 원통형 제품을 공급받을 예정이다.
파나소닉이 전기차 업체에 영향력을 넓히면서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와의 경쟁이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3사 모두 차세대 원통형 제품인 4680(46㎜ x 80㎜) 배터리 양산에 집중하고 있어서다. 지난 2020년 테슬라는 4680 제품을 최초로 언급하며 2170 대비 에너지 밀도는 5배, 출력은 6배 높여 생산 비용을 54% 절감하고 주행거리는 16% 늘어날 수 있다고 밝혔다.
LG에너지솔루션은 4680 제품을 이르면 올해 하반기에 오창 에너지플랜트에서 양산할 계획이며 4조2000억원이 투자되는 미국 애리조나 공장에서도 오는 2025년 생산할 예정이다. 천안공장에 4680 생산라인을 구축하고 있는 삼성SDI도 양산 목표 시점을 오는 2025년으로 설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원통형 배터리는 전기차뿐만 아니라 전동공구 등 다양한 어플리케이션에 들어가 활용성이 높다"며 "시장 잠재력이 높은 제품"이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김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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