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미분양 물량 7만가구...중도금 혜택 단지 늘어서울에서도 '중도금 2%' 파격적인 계약조건 나타나"중도금 혜택보다 초기분양가 내리는게 메리트 있어"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지방 분양현장에선 중도금을 유예하거나 중도금 비율을 낮추는 등 물량소진을 위한 마케팅을 내세운 단지들이 줄을 잇고 있다. 계약금만 납부하면 분양 받을 수 있도록 해 미분양 물량을 털어내려는 계획이다.
실제 국토교통부 집계 기준 지난 2월 전국 미분양 주택은 7만5438가구로 1년 전보다 199% 급증했다. 전체의 83%가 지방 물량이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1분기 전국에서 분양한 아파트 가운데 60% 이상이 청약 마감에 실패했다.
이에 건설사들은 자구책으로 중도금 인하 카드를 꺼냈다.
인천시 동구 송림동 '인천 두산위브 더센트럴'은 중도금 대출이 가능해 초기 계약금 5%만 내면 입주 때까지 필요한 비용이 없다. 이 단지는 당초 계약금이 분양대금의 10%였으나 5%(최소 1000만원대)로 인하했다
대전시 동구 삼성동 대전역 이편한세상 센텀비스타의 경우 통상 분양가의 60%에 해당하는 중도금 비율을 20%로 낮췄고, 사업주체가 계약자 대신 대출 이자를 부담하는 중도금 무이자 혜택도 제공한다. 만약 계약금 10%와 1차 중도금 2%를 자납했다면 나머지 금액에 대해서는 입주 시까지 연체료 없이 유예도 허용한다.
대구시 수성구 파동 수성레이크 우방아이유쉘은 중도금 비율을 40% 대로 조정했다. 나머지 50%에 대한 금액은 잔금 납입 시기에 맞춰 납부하면 된다. 이자후불제도 제공한다.
서울에서도 중도금 혜택을 내건 사례가 나타났다. 지난 14일 모델하우스를 오픈한 강북구 미아동 '엘리프 미아역'은 계약금 10%, 중도금 20%, 잔금 70%가 계약조건이지만 계약자가 원한다면 계약금(10%)과 중도금 2%만 먼저내고 중도금 18%와 잔금 70% 등 88%는 입주 때 낼 수 있다. 분양가의 12%만 있으면 입주 때까지 추가 비용이 없는, 사실상 중도금 후불제다.
중도금을 유예해 주면 사업주는 자기 자본을 투입하거나 금융권을 통해 공사자금을 더 조달해 사업을 마무리해야 한다. 분양대금을 미리 당겨 사업비를 충당해야 하는 사업주 입장에서 중도금 유예 카드를 선택한 것은 분양 시장 상황이 그만큼 좋지 않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전문가들은 중도금을 통해 혜택을 주기보다 분양가 자체를 내리는 편이 미분양 문제 해결에 더 좋다는 진단했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현재 분양시장 자체가 매수 위 시장이다 보니 중도금 인센티브를 줘야지 시장에서 경쟁력이 있다고 생각할 수 밖에 없다"면서 "그러다보니 중도금 혜택을 내건 단지들은 계속 나올 수 밖에 없다"고 전했다.
이어 "다만 중도금 혜택을 내걸기보단 분양가를 낮춰 초기 분양률을 높여야지 자금 흐름 등에서 긍정적이기 때문에 처음부터 가격경쟁력으로 승부를 보는 편이 더 좋아 보인다"면서 "수요자 입장에선 중도금 혜택을 준다고 해도 피부로 크게 느끼지 못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뉴스웨이 주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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