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정비사업 통해서만 122개단지 12.6만가구 분양2019년 이후 4년 만에 최대 물량···재개발 사업 늘어난 영향금융비용 부담에 일정 미루는 게 손해···자체사업과 셈법 달라
부동산R114에 따르면 올해 정비사업(재개발‧재건축‧리모델링)을 통해 공급되는 아파트는 122개 단지, 총 12만6053가구에 이른다. 2019년(101개 단지, 10만1794가구) 이후 4년 만에 가장 많은 물량이다.
최근 주요 건설사들이 올해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를 이어가고 있는 상황이라는 점에서 정비사업을 통한 분양물량이 늘어난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시공능력평가 순위 10위권의 주요 건설사들의 실적을 집계한 결과 해당 건설사들의 올해 1분기 계획 대비 분양 목표 달성률은 평균 12%에 머물렀다.
업계에선 정비사업지 대부분이 시장상황이 그나마 나은 수도권에 집중돼 있는 것을 주요 원인으로 보고 있다. 서울은 지난 1분기 아파트 청약경쟁률이 2021년 4분기 이후 가장 높았다. 지방에선 경남(28.4대 1)과 부산(12.1대 1) 정도를 제외하면 대부분 지역에서 1순위에 완판을 하지 못했다.
실제로 올해 높은 청약경쟁률을 기록하면서 선방한 수도권 단지 대부분이 재개발‧재건축단지였다. 올해 초 서울 첫 공급 단지인 '영등포자이 디그니티'(양평12구역)는 1순위 청약에서 198.87대 1을 경쟁률을 기록했다. 지난달 분양해 평균 경쟁률 11.4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한 은평구 '센트레빌 아스테리움 시그니처'도 역촌1구역을 재개발한 단지다.
2019년부터 지난해 초까지 부동산가격이 급등하고 덩달아 공시가격이 높아졌던 것도 영향을 끼쳤다. 이 기간 재개발 사업장들에선 자산평가액이 늘어나면서 사업성이 높아지고 분담금 부담이 줄어들면서 사업속도를 높였다. 당시 관리처분을 받았던 단지들이 이주‧철거를 마치고 지난해 말부터 분양을 진행하고 있는 것.
사업비 대출 이자 등 금융 부담도 분양 일정을 미루지 못하는 이유로 꼽힌다. 재개발‧재건축 사업은 건설사가 자체적으로 토지를 확보하고 사업비를 투입하는 자체사업과 달리 조합에서 PF(프로젝트파이낸싱)대출을 받아서 사업비를 마련한다. 최근 PF대출 평균 금리는 12% 수준이다. 미분양 우려가 있더라도 분양을 진행해 사업비를 갚는 게 부담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인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재개발‧재건축 사업의 경우 최근 이자로만 한 달에 수억에서 수십억이 든다"면서 "조합입장에선 이런 매몰비용을 감수하기 어렵기 때문에 시장상황이 조금 나쁘더라도 최대한 빨리 분양을 진행하려는 것"이라고 했다.
뉴스웨이 장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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