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 1분기 설비투자, 전년비 32.2% 급락···KT도 축소주파수 더 받은 LGU+만 투자 늘어 "투자 확대 유인책"통신장비 업계는 '고사위기'..5G주파수 추가 할당 촉구
15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네트워크 장비 제조사가 모인 한국네트워크산업협회는 최근 정부에 5G 주파수 추가 할당을 촉구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지난해부터 검토 중인 '3.7∼4.0㎓ 대역 주파수'를 통신사들에 줘 투자를 유치해야 한다는 얘기다.
배경은 명확하다. IT강국의 '통신 생태계' 파괴 우려다. 5G 수혜주로 꼽혔던 KMW는 지난해 449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고, 에이스테크도 200억원 손해를 봤다. 이대로라면 머지않은 시일 내 많은 중소업체가 고사할 것이란 말까지 나온다. 한 통신장비 업체 관계자는 "얼마 전 SK텔레콤마저 5G 28㎓ 주파수를 반납한다는 소식을 접한 후 회사 분위기는 더 가라앉았다"면서 "국내 통신 생태계의 선순환을 위해서라도 정부가 결단을 내려줘야 한다"고 힘줘 말했다.
말 많은 5G 서비스 경쟁력 확보에도 도움이 된다. 주파수는 고속도로 '차로 수'로 볼 수 있다. 주파수 폭이 확대되면 4차로 도로를 5차로로 늘리는 효과가 있어, 더 빠르게 차들이 달린다. 정부의 주파수 추가 할당이 국민들에게 더 빠른 5G 경험을 주는 데 도움을 준다는 얘기다.
5G 커버리지 확대에도 기여한다. 대표적인 게 지난 1분기 LG유플러스 사례다. 이 회사는 지난해 3.5㎓ 주파수 20㎒폭을 받으며, 2025년까지 1만5000개의 신규 5G 무선국을 구축하라는 조건을 수락했다. 그 결과 이 기간 설비투자액으로 전년 동기 대비 43.6%나 늘어난 5192억원을 집행했다. 여명희 LG유플러스 최고재무책임자(CFO)도 최근 1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투자 확대는 3.5㎓ 주파수를 조기에 활용해 고객의 체감품질을 향상시키기 위한 조치였다"고 설명했다.
반면, 설비투자 유인이 없는 다른 회사들의 CAPEX는 하락했다. SK텔레콤은 지난 1분기 1340억원을 투자하는 데 그쳤는데, 이는 1년 전(1970억원)에 비해 32.2%나 쪼그라든 수치다. KT 역시 3135억원에 머물러 3464억원이었던 지난해보다 9.5% 줄었다. LGU+에 비해 5G 서비스 품질 개선이 더딜 수밖에 없다.
국내 통신장비 업체들이 정부의 주파수 추가 할당을 요구하는 배경이다. 마침 과학기술정보통신부도 연구반을 통해 지난해 SKT가 요구한 3.7~3.72㎓ 대역 20㎒ 폭 추가할당을 1년째 검토하고 있다. 이 대역 300㎒ 폭을 동시에 할당하는 방안도 연구 중이다.
한 통신업계 관계자는 "더 많은 국민의 더 나은 통신경험을 위해서는 주파수 추가 할당이 필요하다"면서 "이 경우 고객 체감 품질을 높이기 위한 추가 투자는 반드시 이뤄질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뉴스웨이 임재덕 기자
Limjd87@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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