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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삼성페이의 배신···카드사들 수수료 부담에 '비명'

금융 카드

삼성페이의 배신···카드사들 수수료 부담에 '비명'

등록 2023.05.19 06:00

이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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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삼성페이 수수료 유료화 기정사실"건당 0.15% 부과할 경우 분기당 264억원 각 사별 부담 비용 시뮬레이션 이미 시작

[DBSamsung Pay, 삼성페이 사진=강민석 기자 kms@newsway.co.kr[DBSamsung Pay, 삼성페이 사진=강민석 기자 kms@newsway.co.kr

삼성페이 수수료 부과 소식에 카드사들의 표정이 어둡다. 조달금리 상승·가맹점 수수료 하락·신사업 부재 등으로 인한 경영난이 전망되는 가운데 페이 업체에 수수료까지 지불해야 하는 상황이 돼서다.

삼성전자는 이달 초 카드사에 삼성페이 수수료 무료가 명시된 기존 계약을 연장하지 않겠다고 통보했다. 그간 해당 계약은 상호간 이견이 없으면 자동으로 연장됐으나 올해 8월10일 이후 이를 연장하지 않겠다고 전한 것이다.

카드업계는 삼성전자의 이같은 결정은 사실상 삼성페이 수수료 유료화가 공식화한 것이라고 보고있다. 현재까지 삼성전자가 결정한 공식적인 수수료율은 없지만 업계는 이에 대응한 시뮬레이션을 이미 시작했다.

악재 영향에 실적 하락 시작됐는데···'또' 하루 4억원대 비용
삼성페이 수수료 부과 논의는 애플페이가 국내 시장에 들어오면서 비롯됐다. 애플페이는 국내 단독 제휴사인 현대카드로부터 0.1~ 0.15% 수준의 수수료를 받는다. 국내에서도 네이버페이·카카오페이 등 국내 페이사들이 수수료를 받을지 여부를 놓고 논쟁이 있었다. 이 가운데 카드사가 페이사에 직접 수수료를 지불하는 선례가 생기면서 상황이 달라진 것이다. 이에 카드사들은 가뜩이나 수익 활로가 없는 시점에서 추가적인 비용 부담을 우려하고 있다.

삼성페이가 만약 애플페이 수수료 수준인 0.15%를 부과하면 카드사들은 하루 평균 4억4000만원을 지불해야 한다는 추산이 나왔다. 하루 평균 간편결제 이용 실적 7326억원 중 삼성페이 결제 비중이 약 40%(2930억원)라는 한국은행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한 수치다.

단순 계산하면 분기별(한 달 영업일 20일 기준)로 264억원이라는 비용이 나오는데 이는 올해 1분기 7개 전업카드사(신한·삼성·현대·국민·롯데·우리·하나카드) 당기순이익(5854억원)의 4.5% 수준이다. 여기에 삼성페이의 수수료 부과를 시작으로 현재는 가맹점에 수수료를 부과하는 네이버페이와 카카오페이 등이 뒤를 이을 경우 카드사들의 부담은 더 늘어날 수 있다.

그래픽=홍연택 기자 ythong@그래픽=홍연택 기자 ythong@

특히 카드업계는 올해 경영 대외 환경 악화로 인한 수익 감소가 이어졌다. 조달 비용이 늘어났고, 연체율 상승에 따라 대손충담금이 급격히 증가해서다. 업계 시장점유율 1위 신한카드의 1분기 당기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5.2% 감소한 1667억원으로 나타났다. 삼성카드의 당기순이익은 1455억원, 현대카드는 708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각각 9.5%, 7.9% 줄었다. KB국민카드는 31% 감소한 820억원으로 조사됐다.

급격하게 순익이 감소한 중소형 카드사들의 한숨은 더 깊다. 우리카드의 당기순익은 46.3% 줄어든 460억원, 하나카드 또한 20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3% 줄었고 롯데카드도 544억원으로 40.5% 감소했다.

한 중소형 카드사 관계자는 "삼성페이가 수수료를 유료화 한다는 것은 이미 기정사실화됐다"며 "규모가 작은 중소형 카드사들은 페이사 수수료 부과 기조가 이어질 경우 실적은 고사하고 생계가 막막해질 수 있다"고 토로했다.

카드업계 시뮬레이션 시작···소비자 혜택 감소도 예상
이같은 상황에 카드사들은 각자 삼성페이가 유료화 될 경우 지불해야 할 비용을 시뮬레이션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까지는 ▲애플페이 수준(0.1~0.15%)의 수수료 ▲시장점유율 별 수수료율(슬라이딩 방식) 구간 적용 ▲애플페이와 제휴 금지 조건의 수수료 무료화 등 크게 3가지 가정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어떤 방식으로든 소비자 피해는 불가피하다는 게 업계의 입장이다. 비용 절감을 위해 새로운 상품이나 서비스에 붙는 혜택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같은 소비자 혜택 감소 이슈는 지난해부터 이어졌다.

지난해부터 카드사들은 비용을 줄이기 위해 무이자 할부나 할인을 없애고, 고객 혜택이 큰 일명 '혜자카드'를 갑자기 단종시키면서 소비자들의 원성을 들어야 했다. 만약 애플페이와 제휴를 하지 않고 삼성페이 수수료를 내지 않는 방식이 된다고 해도 애플페이 점유율이 높아지는 시점에서 카드사들의 고객 유치 고민은 깊어질 수밖에 없다.

카드사 관계자는 "카드 업황이 어려워진만큼 무이자 할부나 캐시백 지급 등 카드사들의 비용으로 부담되었던 혜택들을 줄이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삼성페이를 시작으로 국내 페이 업체들이 카드사들에게 수수료를 부과하기 시작하면 중소형사부터 큰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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