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첫 美 생산···배터리에 21억불 추가 투자3년 뒤 전기차 150만대 판매 목표···60배 늘려야배터리 생산량 턱없이 부족···"합작법인 시간문제"
문제는 배터리 생산능력이다. 도요타의 전기차 판매 계획과 비교해 배터리 생산량이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도요타는 현대차, GM(제너럴모터스), 포드 등 글로벌 완성차 기업이 배터리 제조사와 합작사를 세우는 전략과 달리 독자노선을 걷고 있다. 업계에선 합작사 설립은 '필수'라고 평가하며 LG에너지솔루션을 가장 유력한 파트너사로 평가하고 있다.
4일 도요타에 따르면 회사는 오는 2025년부터 미국 켄터키주에서 SUV(다목적 스포츠 차량) 전기차 생산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이는 도요타의 미국 내 첫 전기차 생산이다. 이를 위해 노스캐롤라이나주 배터리 생산공장에 21억 달러(약 2조8000억원)가 추가 투자된다. 이로써 이 공장 투자금액은 59억 달러(약 7조8000억원)로 늘어나게 됐다.
이와 관련해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바이든 미정부는 전기차 판매 보조금 대상을 북미 생산으로 제한하고 있어 완성차 제조사들이 미국 생산에 나서고 있다"며 "도요타도 생산 확충을 위해 움직이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도요타는 2026년 전기차 세계 판매 목표를 연 150만대로 설정했는데 이를 위한 미국 시장에서의 판매 확대는 목표 달성에 필수적"이라고 평가했다.
도요타는 지난해 1048만대 이상의 신차를 판매하며 3년 연속 세계 신차 판매 1위 기업에 이름을 올렸다. 하지만 하이브리드차와 수소차 판매에 집중하는 등 경쟁사들과 다른 전략을 구사해 전기차 업체로선 후발주자에 머물러 있다. 작년에 도요타가 판매한 전기차는 약 2만5000대로 세계 1위 테슬라(131만대)의 판매량 대비 1.9% 수준에 그쳤다.
계획대로라면 도요타는 전기차 판매량을 3년 안에 60배 확대해야 한다. 하지만 현재 도요타가 일본과 미국에서 생산하기로 예정된 배터리 생산량은 58기가와트시(GWh)가량으로 추정된다. 이는 전기차 약 87만대를 생산할 수 있는 규모에 불과하다. 도요타가 목표를 달성하려면 배터리 제조사와의 합작사를 설립할 필요가 있다는 전망에 무게가 실리는 이유다.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과 교수는 "전기차를 제대로 만들려면 전기차 배터리 팩을 가장 먼저 확보해야 한다"며 "전용 플랫폼이 늘어날수록 배터리 공급량도 확대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도요타는 자체적으로 배터리 셀을 조달하겠다고 나서고 있으나 아직 공급량이 충분치 않다"며 "합작법인을 세우는 건 시간문제일 뿐"이라고 분석했다.
도요타는 IRA(인플레이션 감축법) 규정에 따라 CATL 등 중국 기업과 미국에서 배터리를 생산해도 보조금 혜택을 기대하기 어려워 국내 기업과 손을 잡을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업계에선 LG에너지솔루션을 가장 유력한 파트너사로 평가하는 반면 SK온은 수율(완성품 중 양품 비율) 문제로, 삼성SDI는 사업구조 상 차순위가 될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김 교수는 "LG에너지솔루션은 도요타와 합작법인 관련 논의를 이어오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배터리 공급량이 가장 많은 기업이므로 가장 유력한 파트너사"라고 평가했다. 이어 "SK온은 자금 여력이 충분치 않고 투자를 해도 이를 아직 회수하지 못하고 있다"며 "전기차 배터리 수율(완성품 중 양품 비율)도 문제가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뉴스웨이 김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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