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카모빌리티 떼 몸집 줄였지만 입질 전혀 없어금리 인하 시그널 보여야 예비인수자 움직일 듯업계 "좋은 매물이지만 당장은 부담스러운 상황"
업계에서는 시장 금리가 꺾일 기미가 보이지 않으면서 M&A 시장 돈줄이 마른 데다, 카드 업황 턴어라운드 역시 쉽지 않아 기업들의 롯데카드 구매 의지가 약해졌다는 진단이다. 따라서 롯데카드 매각은 금리 인하 시그널이 구체화할 것으로 예상되는 올해 하반기를 지난 이후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7일 카드 업계에 따르면 MBK파트너스는 지난 4월 맥쿼리자산운용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정하고 최근 로카모빌리티 지분 100%를 모두 넘겼다. 인수금액은 매각가는 4150억원으로 알려졌다.
로카모빌리티는 선불 교통카드·단말기 제조사다. 2010년 롯데그룹이 약 1500억원으로 이비카드를 인수하면서 출범했으며 현재 시장 점유율은 약 37%이며 경기·인천 지역 등 수도권 외에 부산, 울산, 경남, 강원, 광주 등에서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당초 MBK파트너스는 로카모빌리티를 포함한 롯데카드 통매각 가격을 3조원 수준으로 책정했다. 당시 하나금융 등이 예비입찰에 참여했지만 높은 매각가 탓에 협상이 결렬된 바 있다. 때문에 시장에서는 MBK파트너스가 교통카드 사업부문인 '로카모빌리티'를 따로 떼어 팔면서 가격 경쟁력을 높이고, 롯데 파이낸스 베트남까지 분리 매각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MBK파트너스가 분리매각을 진행한다고 하더라도 롯데카드 매각을 단기간에 성사시키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일차적으로 지난해 급격히 높아진 시장 금리로 M&A 시장에 돈이 돌지 않고 있다는 게 가장 큰 이유다. 현재 인수금융 금리는 6~8%로 수준까지 뛴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M&A 시장도 부동산 시장과 똑같이 매수하고 싶어도 금리가 너무 올라 있는 상황에서는 거래가 활발할 수 없다"며 "현재 미국이 기준금리를 지속적으로 높인다고 발표한 만큼 국내 M&A 시장에서도 자금이 움직일 생각을 하지 않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카드 업황 전망이 어두운 점도 롯데카드 매각을 어렵게 하고 있다. 가맹점 수수료 인하와 조달금리 상승으로 지급결제와 여신 업이 역마진 구조인 데다 연체율 오름세로 대손충당금도 늘었다. 또한 삼성페이 수수료 유료화 움직임 등 운영 비용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지만 신사업 모색은 여전히 지지부진하다.
실제 올해 1분기 카드사의 순이익은 전년 대비 감소했다. 롯데카드는 동기간 순이익은 544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40.5% 감소했다. 업계 1위 신한카드도 전년 동기 대비 5.2% 감소한 1667억원으로 집계됐다. 삼성카드는 1455억원, 현대카드는 70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9.5%, 7.9% 줄었다. KB국민카드는 전년보다 31% 감소한 820억원을 기록했다. 우리카드는 순이익 460억원을 기록, 전년 동기보다 46.3% 줄었다. 하나카드는 20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무려 63% 급감했다.
비용은 증가하면서 수익 창출을 위한 신사업이 미진한 것도 매각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카드사들은 해외 진출이나 데이터사업에 공을 들이고 있지만 초기 단계다. 유의미한 수익 창출에 역부족이라는 의미다.
이같은 이유로 롯데카드 매각은 내년까지 미뤄질 가능성이 높다. 업계 관계자는 "롯데카드는 카드사를 비롯해 몇몇 핀테크 업체에 분명 매력적인 매물이다"면서도 "여전히 높은 조달 금리와 나빠진 카드 업황으로 인해 선뜻 매수하기 부담스러운 상황으로 올 연말 정도께 예비 인수자들이 수면 위로 나오지 않을까 예상한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이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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