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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서울 성수동 땅 사모으는 게임사···'크래프톤 월드' 탄생하나

IT 게임

서울 성수동 땅 사모으는 게임사···'크래프톤 월드' 탄생하나

등록 2023.06.19 16:23

수정 2023.06.19 23:24

배태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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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간 4천억 규모 투자···매입 부지 늘어나며 목적에 관심"임대·차익 목적 아냐"···IP 활용 어트렉션 공간 구성 유력

중견 게임사 크래프톤이 서울 성동구 성수동 일대 다수의 부동산을 매입하면서 이를 어떻게 활용할 지에 대해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여러 정황을 종합했을 땐 임대 수익, 차익 목적보다는 자사 IP(지적재산)을 활용한 일종의 테마 타운 조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배틀그라운드, 테라 등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IP를 어트렉션 등의 형태로 만들어 일본의 '닌텐도 월드'와 같은 복합 문화 공간을 만드는 것이다.

부동산 투자에 드라이브 건 크래프톤···3년 새 4천억 투자

19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크래프톤은 부동산 투자에 적극적인 행보를 보여온 게임사 중 하나로 전해진다. 2021년 기업공개(IPO)를 당시, 부동산 투자 로드맵 짰는데, 상장 공모로 조달된 2조 8007억원 중 4109억원을 부동산에 집행하겠다는 목표를 설정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크래프톤의 지난해 토지와 건물을 포함한 투자 부동산 규모는 2692억원 수준이다. 이는 직접 취득 투자 부동산에 한정된 것으로 펀드 등을 통해 우회적으로 투자한 것을 종합하면 로드맵 당시 설정된 목표에 부합한다.

크래프톤이 처음 관심을 보이기 시작한 것은 상장 직전인 2020년 11월로, 성수동1가 일대 650억원 규모의 부동산 매입 계약을 체결하면서 첫발을 뗐다. 매입 부지는 지하철 2호선 성수역과 건대입구역 사이에 있는 700평 규모 건물로, 신사옥 설립을 위한 목적으로 진행했다.

크래프톤이 서울 성수동 일대에 다수의 부동산을 매입하면서 이를 어떻게 활용할지에 대해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그래픽=박혜수 기자크래프톤이 서울 성수동 일대에 다수의 부동산을 매입하면서 이를 어떻게 활용할지에 대해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그래픽=박혜수 기자

상장 후인 이듬해 11월, 크래프톤은 성수동 일대에 또 한 번 부동산 투자는 단행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이마트 성수점 건물과 부지를 1조 2000억원에 매입했다. 크래프톤은 부지 매입을 위해 조성된 부동산 펀드에 2900억원을 댔다. 이 부지에는 지하 8층~지상 17층 규모 업무시설과 상가가 들어설 예정으로, 완공 후 크래프톤은 10년간 책임 임차 후 특정 시점에 감정가로 우선 매수하는 권리를 갖는다.

올해 들어서 크래프톤은 또 한 번 성수동 일대에 부동산을 매입했다. 지난 3월 크래프톤은 경수초등학교 인근, 이마트 성수점과 도보 500미터 정도 떨어진 곳의 상업용 건물 두 채를 640억원에 사들였다. 두 건물의 규모는 각각 지하 1층~지상 3층(연면적 955㎡), 지하 1층~지상 3층(연면적 648㎡)이다.

크래프톤은 앞서 이마트 부지를 매입하면서 장기 거점 확보를 위한 목적이라고 밝힌 바 있는데, 이를 그대로 받아들이기엔 투자 부동산 규모와 수가 늘어났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부동산 업계에선 크래프톤이 매입한 투자 부동산을 종합한 결과, 임대 수익 및 차익 목적은 낮다고 평가하며 다른 목적이 있다고 보고 있다.

취득 부동산 늘어나며 목적에 관심···업계 "차익·임대 수익 목적 적어 보여"

한 부동산 전문가는 "매입부지는 성수역과 건대입구역 사이에 있는 저렴한 임대료와 접근성을 갖춘 지역으로, 문화·예술·창작 산업의 중심지로 알려져 있다"라며 "부동산 투자 관점으로 보기엔 지역이 한정적이다. 크래프톤은 성수동의 분위기와 이미지가 자신의 게임 콘텐츠와 잘 어울린다고 판단해 이를 중심으로 하나의 타운을 만들려고 하는 것 같아 보인다"라고 설명했다.

가장 설득력을 얻고 있는 것은 자사 IP을 어트랙션 등이 즐비한 복합 문화 공간을 조성하는 것이다. 배틀그라운드는 전 세계에서 두터운 팬덤을 형성하고 있는 성공한 IP인 만큼, 플레이는 넘어서 눈으로 보고, 즐기는 하나의 문화 공간으로 발전시키는 것이다.

앞서 크래프톤은 이를 염두해 둔 듯한 실험적 사업을 진행한 바 있는데, 지난달 서울 롯데월드에 '배틀그라운드'를 오프라인에서 즐길 수 있는 '배틀그라운드 월드 에이전트'를 오픈한 것이다. 어트렉션 이용자들은 게임 속 전장을 720㎡(약 220평) 규모의 실내에 옮겨 놓았다. 시뮬레이터 차량에 3D 안경을 끼고, 몰려오는 적들과 총격전을 벌일 수 있다.

이러한 IP 확장은 일본의 게임사 '닌텐도'가 추진한 바 있는데, 이 회사는 강력한 자사 IP 팬덤을 겨냥해 지난 2021년 '슈퍼 닌텐도 월드'를 개장했다. 닌텐도엔 마리오, 요시, 키노피오 등 두터운 팬덤을 보유한 캐릭터들이 존재하는데, 이를 활용한 다양한 어트렉션이 인기를 얻으면 여전히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다.

올해 2월엔 일본에 이어 미국 '유니버셜 스튜디오'에도 개장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크래프톤의 배틀그라운드 글로벌에서 흥행 중인 몇 안 되는 국내 게임 중 하나로 어트렉션 등으로 발전 시키기에도 충분한 팬덤이 있다고 보여진다"라며 "다만 테라 등 다른 게임들은 상대적으로 팬덤이 약한 만큼, 앞으로 출시될 눈물을 마시는 새 등의 글로벌 흥행으로 IP 확장을 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해 보인다"라고 설명했다.

뉴스웨이 배태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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