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 가능한 성장···인력 구조 정체 해소 차원"
2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LG생활건강은 이달 1~14일 2주간 시행한 희망퇴직 접수를 토대로 오는 30일 해당 신청자의 퇴사가 이뤄질 예정이다. 희망퇴직 대상자는 만 50세 이상 부문장과 팀장 또는 만 7년 이상의 부문장 직급, 만 10년 이상 팀장 등이다.
LG생활건강이 희망퇴직을 실시하는 것은 지난 2001년 LG화학에서 분사한 이래 처음이다.
LG생활건강 측은 "회사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 인력구조의 정체 현상을 개선하고 선순환 구조를 만들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물론 이번 희망퇴직에 대한 내부 직원들의 불만이 없는 상황은 아니다. 회사가 꾸준히 이익을 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실적 부진을 이유로 들어 그 탓을 직원들에게 떠넘기고 있다는 볼멘 소리가 나온다. 회사가 설정한 실적 목표치를 넘겨야만 직원들에게 일정 부분 이익을 공유한다는 점도 불만이 속출하게 된 주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
앞서 LG생활건강은 수년간 이어진 경기침체 여파와 중국 부진 등으로 수익성이 크게 악화된 바 있다. 이에 따라 LG생활건강의 1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4% 증가한 1조6837억원을 기록했지만 영업이익은 16.9% 감소한 1459억원에 그쳤다.
업계 관계자는 "기업 입장에서 본다면 결국 가장 중요한 이익을 단기간에 창출해 낼 방법은 높은 연봉을 받는 직원을 퇴직시키는 일"이라며 "연봉 수천만 원을 받는 직원 10명만 줄인다고 가정하더라도 회사의 당기순이익은 단숨에 수억 원이 늘어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LG생활건강은 이번 희망퇴직을 신청한 직원을 대상으로 법정 퇴직금 외에도 퇴직일시금과 자녀학자금을 지원하기로 했다. 세부적으로 보면 퇴직일시금의 경우 출생 연도에 따라 최대 3년의 기본 연봉을 지급하며 정년 도래 시까지 받을 수 있는 학기 한도 내에서 중학생과 고등학생, 대학생 자녀의 학자금도 준다.
LG생활건강 관계자는 "오래된 회사일수록 인력구조가 정체될 수밖에 없어 희망퇴직을 실시하는 것"이라며 "직원과의 이익을 공유하지 않으려는 것이 아닌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방안"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최근 실적이 미진했던 면도 있고 여러 악재가 겹쳤기 때문에 내부 불만이 나오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 "확인되지 않은 사실인 만큼 곤란한 측면도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LG생활건강은 최근 지난해 성과급 규모에 대한 직원들의 내부 불만으로 한 차례 홍역을 치르기도 했다. LG생활건강이 작년 성과급을 전년(기본급의 460%)보다 대폭 줄어든 기본급의 100%로 책정하면서다.
업계에선 이를 두고 LG생활건강이 부진한 실적으로 인해 성과급을 줄일 수밖에 없었던 것으로 분석했다. LG생활건강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7111억원으로 전년 대비 44.9% 감소했다. 매출도 당초 목표치였던 8조2700억원보다 다소 저조한 7조1858억원을 거뒀다.
뉴스웨이 윤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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