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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바이오 해태아이스크림 '흑전' 이룬 빙그레 전창원···"국내 잡고 해외로"

유통·바이오 식음료

해태아이스크림 '흑전' 이룬 빙그레 전창원···"국내 잡고 해외로"

등록 2023.06.27 10:01

유지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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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태아이스크림 시너지 본격화···해외 비중 확대빙그레 "원재료 구매와 물류 통합 운영 확대 중"증권가 "올해 영업익 컨센서스 574억원으로 상향"

해태아이스크림 '흑전' 이룬 빙그레 전창원···"국내 잡고 해외로" 기사의 사진

해태아이스트림 인수에 이어 흑자전환까지 성공시킨 전창원 빙그레 대표가 올여름 빙과업계 1위 탈환에 나선다. 원유가격 인상 등 비용 증가를 판가 인상으로 방어하고, 해외시장 진출로 국내 빙과시장 성장 정체를 극복한다는 전략이다. '수익성'을 앞세운 빙그레가 국내시장을 잡고 해외로 뻗어나갈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2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빙그레는 올 1분기 연결기준 매출액 2935억원, 영업이익 127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4.8%, 702.7% 증가한 수치다. 영업이익률은 4.3%다.

빙그레가 비성수기인 1분기에 4%대 영업이익률을 기록한 것은 2012년 이후 11년 만이다. 영업이익은 증권사 전망치(컨센서스)의 4.7배로 '어닝서프라이즈' 수준의 실적이다. 가격 인상 영향에 따른 국내 수익 정상화와, 마진이 높은 해외 매출 비중 확대가 호실적을 이끌었다.

빙그레의 성과는 전창원 대표가 띄운 승부수가 적중한 결과로 풀이된다.

최고재무책임자(CFO) 출신인 전 대표는 2020년 해태아이스크림 인수를 주도했다. 당시 빙과업계는 출산율 저하 등으로 내수 시장 전망이 밝지 않았다. 게다가 해태아이스크림은 적자 회사였다. 인수 직전인 2019년에도 영업적자 30억원을 낸 바 있다.

그럼에도 빙그레가 해태아이스크림을 인수한 이유는 빙과부문이 유제품과 함께 빙그레 사업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기 때문이었다. 2019년 기준 빙그레 빙과 사업은 전체 매출액의 43.5%를 차지했다. 당시 경쟁사였던 롯데제과(35.8%)나 롯데푸드(22.3%)와 비교하면 훨씬 높은 비중이었다.

빙그레의 매출액은 줄곧 8000억원 선을 벗어나지 못했다. 바나나맛 우유와 투게더, 메로나 등 스테디셀러 제품을 앞세워 실적은 안정적이었지만 이를 넘어설 '한방'이 없었다는 평가다.

하지만 해태아이스크림 인수로 빙그레는 사상 처음 매출액 1조원 시대를 열게 됐다. 국내 점유율 경쟁에서 승부를 내고 이를 바탕으로 해외 공략에 힘을 싣겠다는 의도라는 게 업계 분석이다.

적자사업 인수 영향으로 수익성이 뒷걸음질 치는 등 과정이 순탄치는 않았다. 그러나 지난해 해태아이스크림의 연간 순이익이 흑자전환하고, 올해는 양사 간 시너지가 본격 발휘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생산설비를 비롯해 물류·유통 구조를 개편해 중복비용을 제거하며 원가절감 효과를 누릴 수 있다는 분석이다. 또 빙그레가 보유한 해외 유통망을 활용해 해태아이스크림의 글로벌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는 점이 고무적이다.

현재 빙그레는 미국과 중국, 베트남 등 22개 국가에 자사 제품을 수출 중이고, 특히 세계 최대 규모 아이스크림 시장인 미국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현재 미국으로 수출되는 아이스크림의 70%가 빙그레 제품이다.

빙그레의 해외 실적은 성장세다. 올 1분기 빙그레의 아이스크림 등 냉동 제품 수출액은 368억원으로 전년 동기(290억원)보다 28.9% 증가했다.

미국법인과 중국법인 순이익률은 각각 22%, 9%로, 전년 동기 대비 18.1%포인트, 6.7%포인트 상승했다.

전 대표가 지난 3월 정기주주총회에서 "미국과 중국, 베트남 등 수출국 확대를 통해 글로벌 매출 성장을 이어갈 계획"이라고 밝힌 만큼 향후 해외 매출 비중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빙그레의 영업익 컨센서스는 574억원으로 지난 1분기 실적발표 기간이 종료됐을 때(460억원)보다 24.7% 증가했다. 컨센서스가 상향된 주요 종목 중 상승 폭이 가장 컸다.

박찬솔 SK증권 연구원은 "빙과시장이 2강으로 재편되면서 가격 인상이 높은 성장성으로 지속되고 있다"며 "작년부터 단행한 가격 인상이 올해 실적을 견인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빙그레 관계자는 "시너지 창출을 위해 원재료 구매와 물류 통합 운영을 부분적으로 시행하고 있고 점차 확대해나가는 중"이라면서 "빙과 특성상 날씨 변수가 큰데 날씨만 받쳐준다면 올해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유지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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