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카드, 실적 압박 속에서도 '상생 릴레이' 동참 금융당국 他카드사 압박 가능성에 업계 '조마조마'
우리카드는 29일 서울 영등포구 굿네이버스 회관에서 열린 후원금 전달식에서 이 같은 지원방안을 담은 상생금융 지원책을 발표했다.
지원책은 ▲소상공인 등 저소득층 대상 신규대출(800억원) ▲영세‧중소가맹점 카드 이용대금 캐시백(100억원) ▲연체차주 저리 대환대출‧채무감면(1300억원) ▲가맹점주 대상 상권분석‧마케팅 서비스 제공 등을 골자로 한다.
세부적으로 우리카드는 채무상환에 어려움을 겪는 금융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채무 정상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연채채권 감면비율을 10%p 일괄 확대할 예정이다. 또 전세사기 피해 등 현저한 어려움에 처한 소비자를 위해 최대 70%의 채무 감면을 이어간다. 기존 대환대출보다 금리를 50% 내린 수준의 상생론(고정금리 7.5%, 60개월 분할상환)도 공급하기로 했다.
아울러 우리카드는 영세·중소 소상공인이 사업자금 용도로 기업카드를 쓸 때 이용대금의 1%를 할인하고, 상권·소비자 분석 리포트를 제공함으로써 매출 증대를 돕는다.
업계에선 우리카드의 2200억 지원이 다분히 정치적인 의도가 깔려 있다고 봤다. 당국이 취약계층·소상공인 지원이란 정책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대통령의 측근인 이복현 금감원장을 이용해 우리카드를 압박했다는 것이다.
이 원장은 이날 카드·금융투자 등 업권에서도 상생에 동참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그는 "카드업권의 상생금융 노력은 금융회사로서 마땅히 수행해야 할 과제"라면서 우회적으로 다른 카드사의 동참을 촉구하기도 했다.
현재 카드업계는 조달비용 증가와 연체율 상승으로 수익성이 악화하는 추세다. 일례로 1분기 카드채 신규발행 금리는 4.3%로 저점을 찍었던 2년 전(1.5%)보다 3%p 가까이 뛰었다. 이 와중에 2200억원 이라는 예정에 없던 지원으로 건전성 위기에 직면할 수 있다.
우리카드 지휘봉을 잡은 박완식 사장 개인에게도 부담이긴 마찬가지다. 취임 첫 해 실적으로 역량을 입증해야 하는데 무리한 지출에 발목이 잡힐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우리카드는 올 들어 성과 측면에서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이자비용과 대손비용이 증가한 탓이다. 그 여파에 1분기에도 전년의 855억원보다 46.3% 급감한 458억원의 순이익을 거두는 데 그쳤다.
금융권 관계자는 "이미 우리은행을 통해 20조원의 지원책을 내놓은 임 회장이 경영난에 빠진 우리카드까지 상생 행보에 동참시킨 것은 다소 무리한 처사"라면서 "불안정한 시장 국면과 악화되는 카드업황을 고려해 건전성 관리에 집중할 때가 아닌가 싶다"고 지적했다.
뉴스웨이 이수정 기자
crystal@newsway.co.kr
뉴스웨이 차재서 기자
sia0413@newsway.co.kr
저작권자 © 온라인 경제미디어 뉴스웨이 ·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