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내 화장품 수요 회복 더뎌···소비 심리 위축글로벌 공략 차원 '리브랜딩'···뚜렷한 성과 없어북미 시장 공들이고 있지만 "성공 여부 미지수"
업계에선 중국 화장품 시장 내 수요 회복이 더딘 만큼 하반기가 실적 개선에 중요한 시점이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5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LG생활건강의 올해 2분기 매출은 1조8512억원을 기록할 전망이다. 전년 동기(1조8627억원) 대비 0.6% 소폭 감소한 수치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2.0%(2166억원) 줄어든 1906억원을 거둘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중국이 올해 들어서며 '제로 코로나' 정책을 폐지했음에도 당초 시장 기대치보다 화장품 수요 회복에 속도가 나지 않고 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중국의 경기 침체로 인해 비(非)필수재 분야에 대한 소비자 구매 심리가 위축된 탓이다.
특히 중국 시장에서의 성장 둔화는 LG생활건강 입장에선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는 평가다. 하누리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국내 면세와 중국 현지를 합산하면 LG생활건강의 화장품 이익은 75%가 중국에서 발생한다"며 "다이공향 수수료율 인하, 중국 화장품 시장 성숙화 모두 걸림돌"이라고 말했다.
LG생활건강이 최근 대대적인 화장품 리브랜딩에 나서고 있지만 아직까지 뚜렷한 성과가 없다는 점도 아쉬운 부분이다.
LG생활건강은 대표적인 럭셔리 궁중 화장품 브랜드 '더 히스토리 오브 후'의 에너제틱 안티에이징 라인인 '로얄 레지나'를 신규 출시하며 한자에서 영문으로 로고를 바꾸는 등 이미지 쇄신에 나섰다. 용기 역시 기존 화려했던 디자인과 달리 심플함을 앞세웠다. 더불어 배우 안소희를 홍보 인플루언서로 발탁했다. 글로벌 공략과 폭넓은 고객층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한방 화장품 브랜드 '수려한'은 최근 새로운 모델로 배우 진기주를 내세웠고 자연·발효 뷰티 브랜드 숨37°도 가수 겸 배우 수지를 브랜드 모델로 선정했다.
이로 인해 LG생활건강의 실적 개선은 하반기로 무게가 실리고 있다. 다만 희망퇴직 실시에 따른 일회성 비용 반영이 향후 수익성에 악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앞서 LG생활건강은 지난달 희망퇴직 접수를 받았으며 같은 달 30일자로 해당 신청자의 퇴사가 진행됐다.
박은정 하나증권 연구원은 "희망퇴직 비용이 반영된다면 이익 추정치가 추가 하락할 여지가 있다"며 "중국 수요는 하반기에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지만 중국에서의 경쟁 열위, 면세 채널의 수익성 우선 기조 등으로 화장품 부문의 영업이익은 4분기에나 비로소 성장 전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LG생활건강이 높은 중국 의존도를 줄이고자 북미 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지만 유의미한 결과를 거두고 있지 못하는 만큼 수익성 회복이 늦어질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북미의 경우 인종 구성, 문화적 차이가 달라 화장품 업계의 전체 매출을 어느 정도 커버할 수 있는 수준까지 되려면 장기간 소요될 것"이라며 "결국 스킨케어 중심으로 매출을 거둬들여야 하는데 막대한 비용과 노력, 시간 등을 감수하더라도 중국 시장처럼 반드시 성공할 것이란 보장도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윤서영 기자
yunsy@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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