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생명보험협회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4월 기준 생보사 보험약관대출은 51조4807억원으로 전년동기(47조3259억원) 대비 8.8% 늘었다. 증가분 가운데 절반 가량인 2조3176억원은 올해 1월부터 4월 사이에 늘어났다. 지난해 1년 동안의 보험약관대출 증가폭인 1조6594억원보다 훨씬 가파르게 증가한 셈이다.
보험약관대출은 지난 2020년 45조9039억원으로 집계돼 전년 동기 3.3% 감소하는 양상을 보였으나 금리 상승으로 가계부채 리스크가 커지면서 증가세로 돌아선 것으로 분석된다.
보험약관대출은 제2금융권 대출인 만큼 시중은행 보다 금리가 높다. 금융취약 차주들이 주를 이루는 대표적인 '불황형 대출'로 불리며 보험 계약자가 보험계약 해지환급금 80% 범위에서 대출을 받는 방식이다. 만약 대출 이자를 장기간 미납해 해지환급금을 넘어가는 경우에는 보험 계약이 해지될 수 있다.
금융권은 이처럼 보험약관대출이 급증세가 불항 장기화에 있다고 진단했다. 저금리와 정책지원금 등으로 감춰졌던 가계부실이 최금 고금리·고물가·고환율 등 3고(高) 악재 속에서 수면 위로 드러나고 있다는 것이다.
금융당국은 이같은 가계부채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금융권에 '상생금융' 행보를 강조하고 있다.
이복현 금감원장은 경제 침체기에 취약계층에 대한 자금 공급 위축을 경계해야 한다는 취지로 최근 제2금융권이 연체율 상승으로 인한 건전성 관리가 중요하지만 합리적인 여신심사를 통해 서민에 대한 자금공급이라는 본연의 역할에도 충실해야 한다"며 "그간 은행권을 중심으로 취약계층을 위한 다양한 상생금융 방안을 발표했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분들이 조기에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차질 없이 이행되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시중은행은 물론 제2금융권인 우리카드는 2200억원 규모 상생금융 방안을 마련했으며, 내주에는 대형 생보사인 한화생명이 관련 지원책을 발표할 예정이다.
한편, 일부 생보사들은 대출금리 인하 행보를 보이고 있다. NH농협생명은 보험약관대출 최고금리를 기존 9.5%에서 6.5%로 3%포인트 인하한다고 밝혔다. 이어 동양생명도 지난 1일 대출 최고금리를 9.9%에서 5.95%까지 3.95%포인트 낮춘다고 발표했다.
뉴스웨이 이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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