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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바이오 '백신 불모지' 깬 SK바사·유바이오로직스···해외서 입지 넓힌다

유통·바이오 제약·바이오

'백신 불모지' 깬 SK바사·유바이오로직스···해외서 입지 넓힌다

등록 2023.07.11 16:19

유수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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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바이오, '유비콜-플러스' 콜레라 백신 시장 독점 공급 게이츠 재단 지원으로 생산 확대···수막구균 백신도 개발 SK, 인프라 부족 국가에 R&D 이식···해외 네트워크 '활발'

기존 바이알(유리병) 형태의 콜레라 백신은 보관이 어렵고 깨지기 쉬워 열악한 환경의 저개발 국가에서 사용하기엔 한계가 있었다. 이에 유바이오로직스는 플라스틱 튜브 제형으로 개선한 유비콜-플러스를 개발했다. 그래픽=뉴스웨이DB기존 바이알(유리병) 형태의 콜레라 백신은 보관이 어렵고 깨지기 쉬워 열악한 환경의 저개발 국가에서 사용하기엔 한계가 있었다. 이에 유바이오로직스는 플라스틱 튜브 제형으로 개선한 유비콜-플러스를 개발했다. 그래픽=뉴스웨이DB

백신 불모지로 불리던 한국의 위상이 달라지고 있다. 국내 대표 백신 기업인 SK바이오사이언스와 유바이오로직스의 자체 개발 제품들이 전세계 감염병 퇴치에 일조하며 해외에서 입지를 강화하고 있다.

1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현재 유바이오로직스는 전세계 공공시장에서 콜레라 백신을 공급하는 유일한 기업이다.

지난해 경쟁사인 인도 샨타바이오텍이 백신 생산을 중단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전부터 유바이오로직스는 전세계 콜레라 백신 공공시장의 80% 이상을 공급해왔다. 이는 자체 개발한 경구용 콜레라 백신 '유비콜-플러스'의 영향이 크다.

기존 바이알(유리병) 형태의 백신은 보관이 어렵고 깨지기 쉬워 열악한 환경의 저개발 국가에서 사용하기엔 한계가 있다. 유바이오로직스는 플라스틱 튜브 제형으로 개선한 유비콜-플러스를 통해 부피와 무게를 줄였다. 이에 운송, 배포 등도 용이해졌다.

하지만 세계 백신 수요를 전부 감당하기엔 어려운 측면이 있다. 특히 최근 전세계적으로 다수국가에서 콜레라가 창궐하고 있어 백신이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유바이오로직스는 빌&멜린다 게이츠 재단(이하 게이츠 재단) 등의 지원을 받아 생산 능력 확장에 나섰다.

현재 제1공장에 이어 제2공장에서 콜레라 백신 원액시설 추가 증설을 완료했고, 하반기 중 완제시설을 증설해 2025년 초부터 연간 8000만 도즈 이상을 공급할 계획이다.

또 유바이오로직스는 자체개발 중인 수막구균 5가 접합백신(EuMCV5)에 대해서도 지난 1월 재단법인 국제보건기술연구기금('라이트재단')과 게이츠 재단으로부터 지원을 받고 있다.

라이트재단은 임상 1~3상 개발단계 걸쳐 마일스톤 방식으로 연구비를 지원하고, 게이츠재단은 국제 비영리단체 PATH를 통해 글로벌 임상 3상을 수행하는 데 집중 지원하고 있다.

수막구균 백신은 국내에서는 유바이오로직스가 유일하게 개발 중이다.

수막구균성 질환자는 전세계적으로 매년 50만명이 발생해 그 중 7만5000명이 사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수막구균 예방백신의 세계시장 규모는 3조5000억원 이상으로 추정되고 있지만, 선진국에서 개발된 높은 가격의 수막구균 백신은 유니세프 등 국제기구를 통한 공공시장 조달이 어려운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게이츠 재단 등으로부터 지원을 받았다는 건 기술력이 입증됐다는 의미"라며 "글로벌 공중보건 시장에서 유바이오로직스의 인지도가 높아지고 있다"고 귀띔했다.

현재 유바이오로직스는 코로나19 백신 개발도 지속하고 있다. 코로나 비상사태(PHEIC) 공식 해제 등의 이유로 백신 수요가 급감했지만, 글로벌 시장에서 자체 기술력을 입증하고 공공시장 및 중저소득국에 백신을 공급하는데 목적을 두고 있다는 게 회사 측 입장이다.

유바이오로직스가 개발하고 있는 유코백-19는 자체 면역증강제 플랫폼 기술을 적용한 재조합단백질 백신이다. 오랜 기간 사용돼온 이 플랫폼은 안전성이 높은 기술로 알려져 있다. 특히 유코백-19는 냉장보관이 가능하고, mRNA백신과 다른 합성항원 백신 대비 가격경쟁력이 있어 저소득국에 백신을 공급할 때 유리한 측면이 있다.

유바이오로직스는 최근 필리핀에 자체 개발 백신 '유코백-19'의 품목허가 신청을 완료했고, 향후 콩고민주공화국에서도 허가 신청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앞서 유바이오로직스는 국내 1/2상 임상시험을 통해 유코백-19의 안전성과 유효성을 확인했으며, 지난달 26일 필리핀에서 진행한 임상 3상 중간결과도 성공적으로 확보했다. 해당 임상 3상에서는 세계보건기구 긴급사용목록(WHO EUL)에 등재된 아데노바이러스벡터 백신(ChAdOx1)을 대조백신으로 해 면역원성에서의 우월성과 혈청반응율에서의 비열등성을 입증하고 안전성을 비교했다.

면역원성 결과에서는 코로나19 감염을 예방하는 효과를 가진 중화항체의 형성이 대조백신 대비 유코백-19에서 2배 이상 높은 것으로 확인됐으며, 백신 접종 후 중화항체가가 4배 이상 증가한 혈청반응율 역시 유코백-19에서 높게 나타나 이번 임상 3상의 면역원성 주평가 지표를 충족시켰다.

특히 65세 이상 고령자의 중화항체가 및 혈청반응율도 대조백신 대비 상대적으로 우수해 고령층에서도 유코백-19가 효과적으로 사용될 수 있음을 보였다.

안전성 결과에서 예측된 이상사례는 유코백-19가 대조백신 대비 다소 낮은 발생율을 보였고, 예측되지 않은 이상사례는 두 백신 간 발생율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나 유코백-19의 안전성도 우수함이 입증됐다.

이와 함께 코로나19 오미크론의 하위변이인 XBB.1.5에 대응하기 위한 단가백신 임상시험계획(IND) 신청도 계획하고 있다. 이 변이는 작년 말부터 미국에서 빠르게 유행하고 있으며, 미국 식품의약국(FDA)과 WHO 자문위원 등은 해당 변이 계열을 타깃해 백신을 갱신해야 한다고 권고한 바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태국 정부 산하 국영 제약사인 'GPO'와 태국 내 자체 백신 생산 및 개발 인프라를 구축키 위한 MOU를 체결했다고 5일 밝혔다. 사진=SK바이오사이언스 제공SK바이오사이언스는 태국 정부 산하 국영 제약사인 'GPO'와 태국 내 자체 백신 생산 및 개발 인프라를 구축키 위한 MOU를 체결했다고 5일 밝혔다. 사진=SK바이오사이언스 제공

국산 1호 코로나19 백신을 개발한 SK바이오사이언스는 백신 인프라가 미흡한 국가에 빠르게 연구개발(R&D) 및 생산 기반을 이식하는 '글로컬라이제이션' 사업을 본격화하고 있다.

이 사업은 SK바이오사이언스가 구축한 글로벌 파트너십과 안동 L하우스의 제조 역량을 바탕으로 백신 공급 불균형 문제 해소에 기여하고, 더 나아가 자체 개발한 백신의 새로운 판로를 개척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그 일환으로 회사는 최근 태국 정부 산하 국영 제약사인 'GPO'와 태국 내 자체 백신 생산 및 개발 인프라를 구축키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해당 MOU는 SK바이오사이언스와 GPO가 중장기적으로 협력해 태국 및 아세안 지역에서 백신 자국화를 도모하고 새로운 팬데믹에 대응할 인프라를 구축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양 기관은 이를 실행할 첫 단추로 SK바이오사이언스의 세포배양 독감백신 생산 기술을 태국에 이전하는 계약을 체결할 계획이다.

기술이전 계약이 체결되면 SK바이오사이언스는 자체 개발 세포배양 독감백신 '스카이셀플루'의 완제 생산 기술을 GPO 소유 태국 백신 공장에 이전해 상업화하는 프로젝트를 수행한다.

GPO는 SK바이오사이언스로부터 스카이셀플루 원액을 공급받아 완제로 생산하게 되고 태국 내 허가 등 개발 절차를 마무리한 후 국가 접종 사업에 활용할 예정이다.

백신 R&D 네트워크도 지속적으로 확장하고 있다. 지난달에는 호주 피터 도허티 감염·면역 연구소(이하 도허티 연구소)와 글로벌 인플루엔자 예방 및 대응을 위한 연구 협력 계약을 체결했다. 허티 연구소는 호주 멜버른대 산하 감염병 연구 기관으로, WHO 인플루엔자 협업 센터이자 세계 3대 인플루엔자 균주 공급처 중 하나다.

양 기관은 인플루엔자 백신 연구 개발의 고도화를 목표로 ▲신규 인플루엔자 백신 플랫폼 기초 연구 ▲글로벌 인플루엔자 관련 최신 연구기술 및 산업동향 파악 등에 긴밀히 협력해 나가기로 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자체 개발 코로나 백신 '스카이코비원'의 WHO 긴급사용목록(EUL) 등재로 글로벌 경쟁력을 입증한 바 있다.

스카이코비원은 2~8도의 냉장 조건에서 보관 및 유통이 가능한 합성항원 방식 백신이다. 앞서 지난 5월에는 의약품 승인에 까다로운 영국 MHRA에서 18세 이상 성인에 대한 기초 접종용으로 정식 품목 허가 승인을 받았다. 대한민국에서 개발된 백신 중 영국서 정식 품목 허가를 받은 백신은 스카이코비원이 최초다.

회사는 국제민간기구인 전염병대비혁신연합(CEPI)의 지원 하에 코로나19와 변이주가 속한 '사베코바이러스' 표적 범용 백신 개발에도 박차를 하고 있다. 최근에는 CEPI와 게이츠재 단의 지원을 바탕으로 코로나19 바이러스를 활용한 mRNA 플랫폼의 전임상 연구를 진행하며 포트폴리오를 확대해가고 있다.

안재용 SK바이오사이언스 사장은 "언제든 다시 올 수 있는 감염병 대유행에 대비해 대한민국이 백신 주권을 선제적으로 확보하도록 추가적인 백신 개발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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