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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이창용 한은 총재 "환율 불안‧가계부채 급증하면 금리 올릴 수 있다"

금융 금융일반

이창용 한은 총재 "환율 불안‧가계부채 급증하면 금리 올릴 수 있다"

등록 2023.07.13 14:34

한재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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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준금리 4차례 연속 동결했지만 긴축 유지 강조가계부채 과도하진 않지만 정교한 정책 필요새마을금고 사태 개별기관 문제···충분히 대응 가능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3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7월 금통위 금리 결정에 대한 기자간담회에서 마이크를 조절하고 있다. 2023.07.13 사진공동취재단 사진=사진공동취재단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3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7월 금통위 금리 결정에 대한 기자간담회에서 마이크를 조절하고 있다. 2023.07.13 사진공동취재단 사진=사진공동취재단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완전히 사라진 것이 아니다. 지금은 안정됐지만 환율, 외환시장이 불안해지고 가계부채가 많이 늘어난다면 통화정책으로 대응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13일 한은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3.50%로 동결한 뒤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금융통화위원 6명 모두 최종금리 수준을 3.75%로 열어뒀다"며 이같이 밝혔다.

기준금리 인상 변수는 환율과 가계부채다. 그는 "미국의 물가 상승률이 3%대로 낮아졌지만 금리를 어떻게 올릴지, 외환시장 안정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며 "미국의 금리 결정을 9월 정도까지 봐야 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물가 상승률 둔화에도 근원물가가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며 "이것이 어떻게 변화하고 가계부채는 또 어떻게 움직일지 등의 불확실성을 고려해 금리를 올릴 가능성 열어둬야 한다는 취지"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금통위원 모두가 금리 인하를 논의하는 사람은 없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은이 4차례 연속 기준금리를 동결하면서 시장에서는 연내 인하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분석이 나오는 가운데 확대 해석을 경계하는 것으로 읽힌다.

이 총재는 "기준금리 인하 논의는 물가상승률이 안정 목표(2%)에 도달한다는 확신이 들 때 시작할 것"이라며 "시기가 연말이 될지, 언제가 될지 못 박는 포워드가이던스(사전 예고 지침)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최근 가계대출이 증가세가 커지는 등 가계부채 문제가 다시 주목받고 있는 가운데 가계부채 수준이 아직 과도하지 않다고 평가했다.

그는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이 다시 오르는 추세로 바뀐다면 과도하다고 평가할 수 있겠지만 아직은 시기상조"라면서 "중장기적으로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을 줄이는 거시적 대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가계부채 증가를 두고 정부와 한은 간 정책 엇박자가 나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아주 잘못된 생각"이라고 못 박았다. 그는 "가계부채 증가는 우려가 되는 부분"이라면서 "하지만 미시적 정책을 시행하지 않아서 전세자금 경색이 오고 다른 금융 불안정이 생겼다면 또 다른 비판이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정부의 정책이 GDP 대비 가계부채가 증가하는 방향으로 간다면 그 방향으로 가지 않도록 노력해야 하고 정부와 한은 모두 이 방향성에 대해 공감하고 있다"면서 "통화정책은 하나의 역할을 보는 것이 아니라 금융‧경제 전반에 미치는 영향을 보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우리나라 GDP 대비 가계대출 비율은 지난 70년간 1997년, 2003년(카드 사태), 코로나 직후 등 일부 시기 제외하고는 꾸준히 증가했다"며 "우리나라 가계부채가 부동산 시장과 밀접한 연관이 있는 만큼 단기적으로 급격하게 조정하려고 하면 의도치 않은 부작용이 생긴다"고 말했다.

이어 "부동산 PF, 역전세난, 새마을금고 위기 등 부동산 시장 연착륙을 위해서 자금 물꼬 트는 미시적 정책이 필요하고 중장기적으로는 가계부채를 줄여나가는 거시적 정책도 균형 있게 추진해야 하는 상황"이라면서 "이 문제는 정답이 있는 것이 아니라 정교한 정책 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미시적 정책으로 자금시장에 물꼬를 틀 필요가 있어서 한은이 정책을 펼치는 것"이라며 "(정부정책과)통화정책이 같은 방향으로 가면 더 큰 효과가 있겠지만 금융안정이 악화하지 않도록 미시정책을 하는 것은 이상하지 않다고 본다"고 말했다.

지난해 말 레고랜드 사태부터 최근 새마을금고 사태까지 금융권에서 발생하는 문제들과 관련해서는 과거와 달리 특정 금융권의 문제가 아닌 개별 기관의 문제라고 봤다.

이 총재는 "과거에 부동산 레버리지(차입)가 컸으니 조정하는 과정이 아무 문제 없이 순탄히 (진행)될 것이라고 보지 않는다"면서 "레버리지가 커서 조정과정에서 사건이 있다 없다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과거와 달리 여러 규제가 작동, 증권사나 상호저축, 새마을금고 등 특정 금융섹터 전체가 다 위기에 몰린 상황이 아니라 개별기관들의 문제"라면서 "연착륙 과정에서 순서 있게 대처하면 충분히 매니지(대응)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그 과정에서 전체 원화 유동성은 흡수하고 조절하되 새마을금고나 레고랜드 사태 등이 나타났을 때 물꼬를 터주기 위해 일부 유동성을 공급하는 것은 구분해서 봐야 한다고 밝혔다.

경기 회복과 관련해서는 "중국의 성장률이 예상했던 대로 빠르게 올라가고 있어 불확실성이 커졌지만 미국의 연착륙 가능성이 높아져 우리 경제에 긍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며 "반도체 경기는 출하 등이 늘면서 온기고 돌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중국 경제뿐 아니라 주요국 경제 등을 모두 봤을 때 5월에 전망한 연간 경제 성장률이 1.4% 수준이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한재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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