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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전세 제도 수명, 시장에 맡겨라

오피니언 기자수첩

전세 제도 수명, 시장에 맡겨라

등록 2023.07.20 16:09

주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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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porter
전세제도 개편에 대한 논의가 일어나고 있다. 전세사기 피해가 계속되고 전세가격 하락으로 일부 집주인이 세입자에게 전세보증금을 돌려주지 못하는 역전세난 우려가 커지고 있어서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지난 3일 세종청사에서 가진 출입기자단 간담회에서 "전세 제도 개편을 하반기에 본격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특정 기간 임대차 계약에 한해 '전세금 반환용' 대출 규제 완화 방안과 임대인의 상환능력, 자기책임 부담을 강화하는 방안 등이 거론되고 있다.

원 장관은 "전세 제도를 상환 능력과 자기 책임 부담을 좀 더 반영하도록 하는 부분은 동의가 되는 만큼 구체적으로 어떻게 할지는 하반기에 논의를 본격화할 것"이라며 "이번에 본격적으로 논의해서 사회적 합의가 되도록 매듭을 짓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불거졌던 '전세 폐지론'에서 '보완'이란 점을 명확히 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원 장관은 취임 1년 기자간담회에서 임대인들이 전셋값 하락을 이유로 보증금 반환에 난색을 보이거나 미반환하는 경우를 거론하며 "이 자체가 우리 전세 제도가 이제는 수명을 다한 게 아닌가 저는 이렇게 본다"고 말한 바 있다.

전세는 전 세계적으로 한국만이 유일무이하게 가진 제도로 가계소득으론 주택 가격을 감당할 수 없자 1970년대부터 성행했다. 집주인은 전세보증금을 통해 수입 확보와 투자 확대가 가능했고 세입자의 경우 월세처럼 고정비용이 들지 않아 서로에게 도움이 된 제도다.

이러한 서민들의 주거 사다리 역할을 하던 전세 제도가 지금은 전세사기와 깡통전세, 역전세 등으로 인해 서민들의 전 재산이나 다름없는 전세보증금 손실을 위협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럼에도 시장수요가 있는 전세 제도를 인위적으로 통제할 필요는 없어 보인다. 관습처럼 오랜 기간 유지된 전세 제도가 갑자기 사라지게 된다면 서민들의 주거비 부담이 너무 커지게 되기 때문이다. 즉 서민 주거 사다리 중간단계가 없어지게 되는 것이다.

전세사기나 역전세를 근거로 앞으로 전세는 없어져야 하는 특이한 제도고 선진국처럼 월세가 일반화돼야 한다는 식의 주장도 무리가 있어 보인다. 오히려 정부가 무리하게 제도를 손질하다가 더 큰 부작용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

때문에 전세 제도의 잘못된 부분을 보완해야 한다는 것에는 동의하지만 전세 제도의 존속 여부는 시장에 맡겨 경제 규모에 맞는 수준의 주택 점유 형태로 바뀔 수 있도록 내버려 두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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