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리플 부진'에도 수출보다 수입이 더 크게 줄며 성장한은 "개선 과정"이라고 선 그었지만 하반기 경제 '불확실'연간 성장률 1.4% 되려면 3, 4분기 각각 0.7%씩 성장
한국은행은 25일 올해 2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속보치·전분기 대비)이 0.6%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우리 경제 성장률을 보면 지난해 4분기 마이너스 0.3%를 기록했지만 올해 들어서면서 민간소비가 증가한 영향으로 1분기엔 0.3% 성장을 기록했다. 2분기 연속 성장세를 이어간 셈이다.
부문별로 보면 민간소비가 음식·숙박 등 서비스를 중심으로 0.1% 줄었다. 한은은 "1분기 방역조치 해제로 이들 품목에서 소비가 늘었기 때문에 2분기에는 기저효과가 나타난 데다, 5월 기상 여건도 나빠 대면 활동이 제약받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성장을 이끌었던 민간소비가 반년 만에 다시 마이너스(-)로 돌아선 만큼 올해 하반기 경기 흐름이 상반기보다 개선될지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소비는 건강보험급여 지출 등 사회보장 현물수혜 위주로 1.9% 줄었다. 이는 2000년 4분기(-0.4%) 이후 22년여 만에 가장 큰 감소 폭이다.
한은은 "2분기 코로나19, 독감 환자 수가 1분기보다 줄어 건강보험 지출이 감소했다"면서 "연초 방역조치 해제로 방역 관련 정부 지출도 축소됐다"고 설명했다.
건설투자와 설비투자도 0.3%, 0.2%씩 쪼그라들었다.
민간·정부 소비를 비롯해 투자까지 모두 줄었는데도 전체 국내총생산이 0.6% 증가한 것은 순수출(수출-수입) 덕분이다. 실질 국내총생산은 민간소비·정부소비·투자·순수출의 총합으로 계산하는데 수출보다 수입 감소 폭이 더 커 순수출이 늘어 플러스 성장을 이끌었다.
2분기 수출은 1.8% 감소했지만 수입이 더 큰 폭인 4.2% 감소하면서 순수출이 1년3개월만에 플러스로 돌아섰다.
이에 따라 2분기 성장률에 대한 항목별 기여도 분석에서도 순수출(1.3%p)만 플러스를 기록했다. 순수출이 2분기 성장률을 1.3%포인트(p)만큼 홀로 끌어올렸다는 뜻이다. 반면 민간소비, 정부소비, 건설투자는 성장률을 각 0.1%p, 0.4%p, 0.1%p 끌어내렸다.
일각에선 수출보다 수입이 더 크게 줄어들면서 성장을 이끄는 '불황형 성장'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이와 관련해 한은은 순수출이 개선되는 과정으로 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신승철 한국은행 경제통계국장은 "한국 경제 상황은 불황이라고 보기보다는 부진에서 완화되는 것으로 봐야 한다"며 "자동차, 반도체 수출이 증가한 긍정적인 평가가 있었기 때문에 불황형 성장이라기 보단 순수출 개선으로 경제 성장을 견인했다고 해석하는 게 더 적절하다"고 설명했다.
당초 '상저하고' 경제 흐름을 예상하며 전망한 연간 성장률 전망치인 1.4%도 유지한다는 게 한은 입장이다.
한은은 "2분기 0.6% 성장으로 올해 상반기 성장률(전년 동기 대비)은 지난 5월 전망치(0.8%)보다 높은 0.9%가 됐다"며 "한은의 올해 성장 전망치(1.4%)를 달성하려면 3분기와 4분기에 각 0.7%가량 성장해 하반기 성장률이 1.7%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한재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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