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한국조선해양, STX중공업 인수 본계약 체결거래 총액 813억원···STX중공업 지분 35% 확보사측 "양사 시너지로 새로운 기회 만들 것"
1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HD한국조선해양은 전날 STX중공업 인수 본계약을 체결했다. 국내 사모펀드 운용사 파인트리파트너스가 보유한 주식(652만4174주) 및 제3자 배정 방식으로 발행된 신주(536만4670주)를 인수, STX중공업 지분 35%를 확보하는 방식이다. 거래 총액은 약 813억원이다.
이번 인수는 급증하는 선박용 엔진 수요에 대응하고 공정 효율화를 높이기 위해 진행됐다. 구체적으로는 ▲대형(2행정)엔진 생산능력 확대 ▲주요 부품 경쟁력 강화 ▲영업 시너지를 통한 수출 확대다. 또 STX중공업의 독립경영체계와 친환경 엔진 기술을 지원해 이중연료 및 디젤엔진 등 제품별 생산라인도 전문화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HD한국조선해양은 지난해 말 STX중공업 예비입찰에 참여하면서 인수 소식을 알렸다. STX중공업이 인수합병(M&A) 시장에 나오는 건 약 4년 만으로, 파인트리파트너스는 2018년 STX중공업 인수 이후 지난해 경영권 지분 매각 작업에 착수했다.
올해 초에도 업계는 HD한국조선해양의 STX중공업 인수를 긍정적으로 바라봤다. 당시 예비입찰에는 HD한국조선해양을 비롯한 한화그룹 등 4~5곳이 참여해 경쟁구도가 형성됐으나, 한화그룹이 HSD엔진 인수로 방향을 틀면서 3월 본입찰에도 HD한국조선해양이 단독으로 참여했다.
다만 지난 4월 말 HD한국조선해양은 1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을 통해 STX중공업 인수는 양사 의견 차이로 협상이 잠정 중단됐다고 돌연 밝혔다. 당시 파인트리파트너스가 책정한 STX중공업의 인수 가격은 약 1000억원대 수준으로 알려졌지만, HD한국조선해양은 시총 수준 적정 가격으로 800억원대을 제시했기 때문이다. 이에 양사는 몇 달간의 협상을 통해 가격을 유지하는 대신, 지분율을 기존 47.81%에서 35%로 줄이기로 합의했다.
약 8개월 만에 STX중공업 인수가 확실시된 만큼, 업계는 양사의 사업 경쟁력이 한층 높아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HD한국조선해양은 대형엔진에, STX중공업은 ▲DF엔진 ▲액화천연가스(LNG) ▲액화석유가스(LPG) 등에 강점이 있는 만큼, 양사 합병 이후 엔진 사업 등에서 추가적인 라인업이 예상된다는 분석이다.
실제 HD현대 조선 계열사 HD현대중공업은 전 세계 시장에 35%의 대형엔진을 공급하는 등 글로벌 대형엔진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올해 초에는 세계 최초로 대형엔진 2억 마력을 달성했으며, 인도·콜롬비아·사우디아라비아 등 해외에도 친환경 엔진과 여객선 엔진 등을 공급하며 수출도 적극적으로 진행 중이다.
HD한국조선해양 관계자는 "HD현대중공업이 보유한 엔진 기술을 접목시켜 증가하는 친환경 엔진 수요에 부응하고, 그룹 내 조선사업과의 시너지를 통해 새로운 기회를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예비입찰 당시에는 한화그룹 등 경쟁자가 있는 상황이어서 STX중공업 인수자금으로 약 1000억원이 예상됐다"며 "양사 인수합병 절차가 마무리되면 엔진 사업에서 시너지가 강화된 포트폴리오가 더욱 확장될 것으로 본다"고 내다봤다.
뉴스웨이 전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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