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부서 자금수혈···수요부진,대규모 투자로 재무 건전성 '흔들'롯데케미칼, 5000억 회사채 발행···한화솔루션, 사모채 조달재무 상태와 사업 구조 따라 투자심리 엇갈려···흥행 불확실
하지만 수요 부진과 대규모 투자 '겹악재'로 재무 건전성이 흔들리는 상황에서 기업별 자금조달 희비는 엇갈릴 것으로 관측된다.
2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롯데케미칼은 내달 5일 5000억원 규모의 회사채 발행을 추진하고 있다. 2년물과 3년물, 5년물로 2500억원 규모를 발행하되 수요예측 결과에 따라 증액할 계획이다.
한화솔루션은 이달 초 3년 만에 사모채 시장에서 운영자금 500억원을 조달했다. 지난달에는 한화솔루션의 미국 태양광 사업 법인인 한화큐셀아메리카홀딩스가 외화채 시장에서 4억 달러를 조달하는 등 국내외에서 전방위 유동성 확보에 나섰다.
업황 부진에 시달리고 있는 석유화학업계가 잇따라 공모채 시장의 문을 두드리는 이유는 당분간 수요회복이 어려울 것으로 보이는 만큼 운영자금을 확보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실적은 고꾸라졌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위해 신재생에너지, 친환경 소재 등 신사업 추진에 적극 임하고 있어 투자금 부담도 상당한 상황이다.
업계 전반으로 자금 수혈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지만 각 사에 대한 재무건전성과 사업 구조 등에 따라 투자심리는 엇갈리는 모양새다.
그나마 비교적 일찍 사업다각화에 성공한 한화솔루션과 LG화학은 상대적으로 자금 조달 여력이 있다는 평가다.
실제로 LG화학은 지난달 자회사인 LG에너지솔루션의 성장세에 힘입어 저금리의 20억달러(약 2조6000억원) 규모 외화 교환사채(EB) 발행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높은 프리미엄에도 수요 모집에는 기존 발행 목표의 5배 이상인 100억달러 이상의 투자금이 몰렸다.
이와 달리 뒤늦게 신사업을 추진하거나 여전히 석유화학 비중이 높은 기업의 자금수혈 상황은 녹록지 않다.
내달 회사채 발행을 앞둔 롯데케미칼의 흥행여부는 불확실하다. 장기화된 실적 악화와 공격적인 인수합병(M&A)로 롯데케미칼의 재무 부담이 커진 탓이다.
롯데케미칼이 공모채 시장을 찾은 건 올해 들어 두 번째다. 롯데케미칼은 지난 2월 총 3500억원 규모 회사채 수요예측에서 6200억원의 매수 주문을 받았다. 당초 7000억원까지 증액을 계획했지만, 주문량이 목표치에 미치지 못하면서 5000억원을 최종 발행했다.
최근 상황은 더욱 악화됐다. 롯데케미칼의 신용등급은 지난 6월 'AA+(부정적)'에서 'AA(안정적)'로 한 단계 떨어지면서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
정경희 키움증권 연구원은 "현재의 저조한 영업현금흐름(OCF) 하에서는 차입금 조달, 자산 매각, 유상증자 등이 진행될 수 있음을 인지할 필요가 있다"며 "대규모 투자의 과실은 아직 갈 길이 멀고, 주요 제품의 업황 약세는 현재 진행형"이라고 지적했다.
재무 안전성 지표가 크게 악화된 효성화학도 자금조달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이미 올해 들어 한차례 외부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은 효성화학이 최근 신용등급 하락까지 겹치는 악재를 맞이하게 됐다.
지난 1월 1200억원 규모 자금조달에 나선 효성화학은 부정적인 신용등급과 차입금 등 재무 부담 우려가 투자 심리를 위축시키면서 수요예측에서 단 한 건의 주문도 받지 못했다.
효성화학의 신용도가 'A-(안정적)'까지 떨어진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등급 조정으로 인해 향후 자금조달 전략의 수정이 불가피한 상태다. 효성화학이 안정적으로 공모채 시장에 복귀하기 위해선 재무안정성 개선이 시급하지만 업황 회복에 기반한 자체 현금창출력을 회복하기까지는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효성화학은 계속되는 실적 악화에 유상증자를 통한 자본금 확충 방안을 철회하고 영구채 발행을 통해 자본확충에 나서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한국신용평가는 "업황 부진에 따른 이익창출력 개선 지연 전망, 확대된 이자 비용 부담 등을 고려하면 재무 부담 완화와 재무 안정성지표 회복에는 시일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뉴스웨이 김다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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