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진한 석유화학 업황 속 외형성장 속도···스페셜티 강화'신사업' 효성티앤씨·효성첨단소재, 2분기 본격 반등 가시화 효성화학 재무 부담 '휘청휘청'···부채비율 9941%까지 치솟아
하지만 효성 화학 3사 내에서도 주력 제품에 따라 실적 반등 전망이 크게 엇갈리면서 재무 안전성 지표가 크게 악화된 효성화학은 자금조달 부담이 가중될 전망이다.
1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효성 화학 3사의 올 1분기 연결기준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3조3651억원, 913억원이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7.3%, 영업이익은 64.7% 감소한 수준이다.
이는 주력제품인 고부가가치 신소재 타이어코드·탄소섬유·스판덱스 등의 수요가 좀처럼 회복되지 못한 영향이다. 특히 최대 수요처인 중국의 봉쇄 영향으로 판매량이 크게 줄어들었다.
화학 3사 나란히 경기침체 '직격탄'···2분기 반등 동력 가시화
효성 3사는 나란히 세계적인 경기침체 영향을 직격탄을 맞았지만 어려운 상황에서도 스폐셜티에 대한 투자 규모를 늘리며 2분기 반등 동력이 가시화되고 있다.
효성티앤씨와 효성첨단소재는 중국 리오프닝(경기재개)에 따른 스판덱스 수요 증가와 전기차 판매량 증가에 따른 타이어코드 시장 성장세에 따라 하반기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 특히 1분기 하락세에도 기대 이상의 성적으로 전 분기 대비 실적 상승세를 기록한 바 있다.
전유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효성첨단소재는 2분기부터 이익체력 회복과 신사업 이익 성장 가시화의 합작이 본격화될 전망"이라며 "효성티앤씨는 올해부터 시작될 스판덱스 업사이클의 수혜를 가장 크게 누릴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효성첨단소재는 지난해 베트남 광남 공장에 섬유 타이어 코드 생산라인 증설을 결정했다. 올해 8월까지 1억9100만 달러(약 2489억)를 투입할 계획이다. 타이어 코드는 효성첨단소재가 51%가량 시장점유율을 보이며 업계 1위를 달리고 있다.
여기에 지속가능한 성장을 목표로 차세대 소재 '탄소섬유'에 대한 투자에도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효성첨단소재는 실적 악화에도 예정대로 2028년까지 1조원을 투자, 글로벌 톱(Top)3에 등극한다는 계획이다.
스포츠 의류 소재에 사용되는 스판덱스를 주력으로 하는 효성티앤씨의 경우 글로벌 시장에서 30%가 넘는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1위 업체다. 지난해 말 중국·인도 공장이 완공된 후 1~2분기에 걸쳐 상업 생산이 시작되는 가운데 향후 하반기 실적에 연동됨에 따라 추가적인 이익 성장이 기대되는 대목이다.
효성화학만 '비상등'···발목 잡는 베트남 법인
효성티앤씨와 효성첨단소재가 재도약을 준비하는 사이 유일하게 효성화학만 '적신호'가 켜졌다. 폴리프로필렌(PP)과 테레프탈산(TPA) 수익성이 악화된 가운데 투자 부담까지 가중되면서 재무상태가 위태로운 상황이다.
현재 효성화학은 국내에서 생산설비를 운영하고 있으며 베트남 현지법인도 보유하고 있다. 베트남 남부 지역에 대규모 설비를 증설하면서 PP(폴리프로필렌) 생산능력이 122만톤으로 확대됐다.
이 베트남 법인의 영업손실이 실적 저하의 요인으로 작용하면서 효성화학의 발목을 단단히 잡고 있는 모양새다. 코로나19의 영향으로 동남아시아 지역 내 수요가 더디게 회복되는 가운데 LPG 가격 상승으로 원가 부담이 가중됐기 때문이다.
특히 효성화학은 베트남을 핵심 생산기지로 키우기로 결정한 뒤 2018년부터 베트남에 1조5000억원을 넘는 돈을 투자해 연산 60만톤의 생산공장을 설립했지만, 설비점검과 보수로 정상 가동이 이뤄지지 않으면서 효성화학의 재무 부담도 가중되고 있다.
대규모 자금을 투자한 베트남법인의 실적 악화는 고스란히 모회사인 효성화학 재무 부담으로 이어지고 있다. 3월 말 효성화학의 부채비율은 연결기준으로 9940.6%에 달했다. 2019년까지 350%대에서 유지되다 2020년 500%, 2021년 522%, 2021년 2631.8%로 치솟았다.
그러자 한국신용평가와 나이스신용평가는 최근 효성화학의 신용등급을 'A(부정적)'에서 'A-(안정적)'로 내렸다. 효성화학의 신용도가 A-급까지 떨어진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등급 조정으로 인해 향후 자금조달 전략의 수정이 불가피한 상태다. 효성화학이 안정적으로 공모채 시장에 복귀하기 위해선 재무안정성 개선이 시급하지만 업황 회복에 기반한 자체 현금창출력을 회복하기까지는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신용평가는 "업황 부진에 따른 이익창출력 개선 지연 전망, 확대된 이자비용 부담 등을 고려하면 재무부담 완화와 재무안정성지표 회복에는 시일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중단기적으로 베트남 공장의 재가동 및 중국의 셧다운 완화 등을 바탕으로 점진적인 수익성 개선이 가능할 것"이라며 "다만 글로벌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가 높은 가운데 시장금리의 빠른 상승과 금융시장 불안정 등을 감안하면 업황 개선이 다소 지체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뉴스웨이 김다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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