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키움·NH·KB증권 올 상반기 영업이익 4000억원 넘겨부동산 PF 의존 높은 메리츠·하나·미래에셋증권, 실적 감소"부동산 PF 및 해외 대체투자 부문, 증권사 실적에 변수"
24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에는 삼성증권, 키움증권, NH투자증권, KB증권, 대신증권 등이 선방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초대형 증권사 대부분은 지난해 증시 악화로 실적이 부진했으나, 반기만에 회복세에 접어들면서 괄목할 만한 성과를 내고 있다.
삼성증권은 올해 상반기 별도기준 영업이익 5094억원 순이익 3764억원을 기록했다. 별도기준으로는 국내 증권사 중 가장 많은 돈을 벌어들였다. 연결기준으로도 영업이익 5421억원을 기록하면서 국내 증권사들 중 키움증권(5697억원)과 함께 나란히 5000억원대를 넘겼다.
한국투자증권은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에서 각각 2조1000억원, 1조9500억원을 기록했으나, 이는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으로부터 받은 카카오뱅크 매각 배당금 1조6700억원이 반영된 영향이다.
키움증권은 지난 4월 SG증권발 주가조작 연루 의혹 및 CFD 리스크에도 불구하고 상반기 영업이익이 495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7.5% 성장했다. 같은기간 순이익은 3756억원으로 42.5% 증가하면서 삼성증권(3764억원)의 뒤를 이었다.
NH투자증권도 눈에 띄는 실적을 거뒀다. 상반기 영업이익은 4421억원으로 36% 넘게 상승하면서 미래에셋증권(4445억원)을 뛰어넘었다. 순이익 3055억원으로 삼성증권과 키움증권에 이에 세번째로 견조한 수익을 거뒀다.
KB증권은 영업이익이 4406억원으로 지난해(2315억원) 대비 90% 넘게 급등했으며, 순이익은 17% 상승한 2274억원을 달성했다. 대신증권의 영업이익은 78.7% 증가한 1325억원, 순이익은 104.2% 오른 1194억원을 기록했다. 이들은 부동산 PF관련 리스크를 축소하는 반면 리테일 부문에 집중해 호실적을 올렸다.
특히 상반기에는 증권사들의 수익 구조와 리스크관리 역량에 따라 실적이 엇갈린 가운데, 부동산 PF 사업에 수익 의존도가 높았던 증권사는 고전을 면치 못했다. PF 사업이 활발한 증권사들은 해외 부동산 시장까지 금리 인상 여파로 위축되면서 대체투자 부분에서도 발목을 잡혔다.
지난해 부진했던 증권업황 속에서 홀로 실적 잔치를 열었던 메리츠증권은 올 상반기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모두 마이너스 수익률에 그치며 실적이 악화하는 모습을 보였다. 메리츠증권의 상반기 영업이익은 328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7.6%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순이익도 24.6% 줄어든 2461억원을 기록했다.
같은기간 하나증권은 대형 증권사들 중 가장 부진한 실적을 냈다. 하나증권의 영업이익은 1041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 대비 55% 줄어들면서 반토막 났다. 순이익은 92.3% 급감한 118억원을 기록했다.
미래에셋증권은 상반기 영업이익이 4445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4449억원)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반면 순이익은 22.5% 감소한 2291억원에 불과했다. 최근 미래에셋증권은 4년 전 홍콩 랜드마크 오피스 빌딩에 빌려준 2800억원에 대해 사실상 90%의 손실을 떠안기도 했다.
이들 증권사는 국내외 부동산 경기 침체가 장기화하는 가운데, 부동산PF 사업에 상대적으로 높은 수준으로 의존하면서 부진한 실적을 기록했다. 특히 해외 대체투자에 대한 위험도가 증가하면서 우려가 짙어지고 있다.
국내 증권사들의 해외 부동산 투자 잔액은 13조7000억원으로 집계됐으며, 이는 자기자본 대비 약 18%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발 부채 잔액은 약 4조4000억원, 직접투자 잔액은 약 9조 2000억원으로 대형사 기준 익스포저는 21%에 육박했다.
이혁준 나이스 신용평가 본부장은 "증권사 실적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변수는 부동산 PF와 해외 대체투자 부문"이라며 "부동산 PF는 금융당국의 정책지원과 대주단 협약 가동으로 고비를 넘겼으나 아직 연착륙하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이어 "증권사의 부동산 PF 익스포져는 상환순위, 투자지역, 용도 측면에서 타 금융업종보다 위험도가 높고, 부동산 PF에서 부실이 확대되면 수익성과 자산건전성에 부정적 영향이 불가피하다"며 "초대형 증권사의 익스포져가 큰 해외대체투자 리스크도 잘 살펴야 한다"고 내다봤다.
뉴스웨이 안윤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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