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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바늘구멍이라도 뚫어야죠"···'금융권 채용박람회' 가득 채운 취준생 열기

금융 금융일반 르포

"바늘구멍이라도 뚫어야죠"···'금융권 채용박람회' 가득 채운 취준생 열기

등록 2023.08.23 18:22

차재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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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까지 DDP서 '금융권 공동 채용박람회'은행부터 보험·카드까지 총 64개 기관 동참 현장 면접과 설명회 열고 취업 노하우 공유

구직자들이 23일 오전 서울 중구 동대문디자인 플라자에서 열린 2023 금융권 공동채용 박람회에서 부스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강민석 기자 kms@newsway.co.kr구직자들이 23일 오전 서울 중구 동대문디자인 플라자에서 열린 2023 금융권 공동채용 박람회에서 부스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강민석 기자 kms@newsway.co.kr

"은행원 되는 게 정말 하늘의 별 따기입니다. 해마다 지원자는 넘쳐나는데 기회는 많지 않거든요. 그리고 금융자격증이나 경제·회계 상식은 기본으로 갖춰야 하고 대외활동 경험도 필요합니다. 자기소개서에 그간의 노력을 최대한 담아내기 위해 고민 좀 했습니다."

'2023년 금융권 공동채용 박람회'에서 만난 한 대학생에게 구직 현장의 분위기와 참가 소감을 묻자 이 같은 대답이 돌아왔다. 면접을 앞두고 긴장한 듯 했지만, 취업에 한 걸음 다가선 그의 목소리와 표정엔 자신감이 묻어났다.

23일 금융권 채용 박람회가 열린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는 이른 시간부터 행사를 준비하는 금융회사 직원과 정보를 얻기 위해 모여든 취업준비생(취준생)으로 북적였다. 마지막까지 자기소개서를 꼼꼼히 들여다보는 검정색 정장 차림의 대학생에 진로를 찾기 위해 곳곳을 둘러보는 고등학생도 행사장을 가득 채우면서 눈길을 끌었다.

7회째를 맞은 금융권 공동채용 박람회는 구직자에게 금융회사 취업 정보와 경험을 제공하는 행사다. 올해는 KB국민·신한·하나·우리 등 시중은행은 물론 우리카드와 신한카드 등 주요 카드사와 보험사, 증권사 등 총 64개 기관이 참여하며 역대 최대 규모로 꾸며졌다.

행사는 ▲현장 면접 ▲채용설명회 ▲해외취업관 ▲핀테크 등 금융신(新)사업관 ▲고졸채용상담관 등으로 구성됐다. 각 금융사는 인사담당자를 중심으로 부스를 꾸리고 입사 지원 노하우를 공유하고, 직장 생활 등 구직자가 궁금해 하는 내용도 소개한다.

아울러 46개 금융회사 인사담당자는 금융기관별 합격전략과 채용트렌드를 알리는 컨퍼런스도 진행한다. 참석하지 못한 사람을 위해 이 프로그램은 금융위원회 유튜브 채널에서도 생중계한다.

구직자들이 23일 오전 서울 중구 동대문디자인 플라자에서 열린 2023 금융권 공동채용 박람회에서 발목에 상처를 안고 면접을 보고 있다. 사진=강민석 기자 kms@newsway.co.kr구직자들이 23일 오전 서울 중구 동대문디자인 플라자에서 열린 2023 금융권 공동채용 박람회에서 발목에 상처를 안고 면접을 보고 있다. 사진=강민석 기자 kms@newsway.co.kr

열기가 가장 뜨거웠던 곳은 단연 은행 부스였다. 지방은행을 포함한 11곳이 청년구직자를 대상으로 면접을 진행했기 때문이다. 특히 올해는 사전에 서류심사를 통과한 약 2300명이 면접에 참여하는데, 각 은행은 그 중 35% 이상을 우수면접자로 선발해 1차 서류전형 면제 혜택을 부여하기로 했다.

면접은 사전에 제출한 자기소개서를 바탕으로 진행된다. 은행 인사 담당자가 구직자에게 지원 동기와 직무 관련 경험, 자신의 강점, 입사 후 포부 등을 물어보는 식이다.

국민은행 부스에서 면접을 마친 한 대학생은 "그 동안 어떤 준비를 했는지, 대외활동 경험은 있는지, 입행 후 은행 발전에 어떻게 기여할 것인지 등에 대한 질문을 받았다"면서 "담당자가 먼저 편안한 분위기를 만들어줘서 차분하게 면접을 마칠 수 있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16개 금융공기업도 모의면접을 운영한다. 은행과 마찬가지로 채용과 관련한 정보를 나누는 동시에 면접 후 개선할 부분을 짚어줌으로써 구직자의 취업을 조력하고 있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자기소개와 지원 동기와 목표 등을 듣고 인사 담당자가 궁금증을 풀어주는 방식으로 면접을 진행하고 있다"면서 "모의면접이어서 시중은행과 달리 서류 전형 통과 혜택을 주진 않지만 생생한 정보를 들을 수 있다는 기대감에 참여가 상당하다"고 귀띔했다.

구직자들이 23일 오전 서울 중구 동대문디자인 플라자에서 열린 2023 금융권 공동채용 박람회에서 면접을 보고 있다. 사진=강민석 기자 kms@newsway.co.kr구직자들이 23일 오전 서울 중구 동대문디자인 플라자에서 열린 2023 금융권 공동채용 박람회에서 면접을 보고 있다. 사진=강민석 기자 kms@newsway.co.kr

면접 부스를 바라보는 금융사의 시선도 긍정적이다. 지원자를 충분히 평가하긴 어렵지만, 적어도 은행에 취업하겠다는 개개인의 의지와 적극성에 대해선 높은 점수를 줄 수 있지 않겠냐고 입을 모은다.

물론 한편엔 걱정 섞인 시선도 존재한다. 매년 지원자가 늘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모두에게 기회를 줄 수는 없기 때문이다. 게다가 은행은 디지털 전환과 맞물린 오프라인 점포 축소로 직원을 줄이고 있다. 올 들어선 만 39세의 젊은 직원에게까지 희망퇴직을 받는 실정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취업문이 갈수록 좁아지면서 경쟁이 치열해졌다는 데 안타깝게 생각한다"면서 "마지막까지 포기하지 말고 금융사가 원하는 인재상에 맞춰 면접을 준비한다면 합격 가능성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정부와 금융권은 청년의 금융권 취업을 위해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는 방침이다. 박람회가 끝난 이후에도 채용‧취업 관련 정보를 지속 제공할 수 있도록 홈페이지를 상시 운영한다. 주요 금융사의 채용일정과 인원, 직무정보 등을 지속 안내할 예정이다.

김광수 은행연합회장은 "금융권은 청년 일자리 창출이 중요한 사회적 책임이라는 인식 아래 채용 확대를 위해 계속 노력하고 있다"면서 "디지털역량과 열정을 갖춘 청년이 금융권 취업에 도전하여 금융산업의 혁신 노력에 동참해 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축사에서 "정부는 청년 일자리 지원을 주요 국정과제로 삼고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면서 "박람회를 통해 청년이 원하는 금융분야에서 일자리를 찾고 미래를 만들어나가길 바란다"고 격려했다.

'2023 금융권 공동채용 박람회'는 24일까지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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