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림축산식품부, 식품·외식업체와 한훈 차관 주재 간담회한 차관 "가격인하 감사···원가 부담 문제 적극 해결할 것"업계 "물가 안정'취지 공감···인하 어렵겠지만 내부 검토"
8일 농림축산식품부는 한국식품산업협회 회의실에서 한훈 농식품부 차관 주재로 주요 식품업계 및 외식 프랜차이즈 업계 대표들과 간담회를 개최했다.
이번 간담회는 지난 5일 발표된 소비자물가와 가공식품 및 외식물가 상황을 업계 관계자들과 공유하고 추석 밥상물가와 서민 생활 안정을 위해 정부와 식품․외식업계가 협력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데서 마련됐다.
통계청이 발표한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8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12.33(2020년=100)으로 전년 대비 3.4% 상승했다. 지난 6월(2.7%)과 7월(2.3%) 2%대로 내려앉았던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다시 3%대로 반등한 것이다.
대표적인 먹거리 물가 지표인 외식물가 상승률은 5.3%로 전월 대비 0.6%p 감소했다. 최근 5개월간 외식물가 상승률을 살펴보면 ▲4월 7.6% ▲5월 6.9% ▲6월 6.3% ▲7월 5.9% ▲8월 5.3%로 전체 평균치보다 높았다. 가공식품 물가 상승률은 6.3%로 전월보다 0.5%p 내렸지만, 여전히 전체 평균치를 훌쩍 웃도는 수준이다. 이는 전체 소비자물가에서 외식과 가공식품 등 먹거리 물가 부담이 여전히 크다는 의미다.
이날 간담회에는 CJ제일제당·오뚜기·농심·롯데웰푸드·SPC·동원F&B·매일유업·오리온·삼양식품·해태제과·풀무원·동서식품·매일유업 등 식품기업 12개사의 CEO가 참석했다. 외식업체 중에서는 교촌에프앤비·롯데리아·스타벅스·제너시스BBQ·bhc 등 10개 기업이 자리했다.
한훈 차관은 "지난 6월 농식품부장관 주재 간담회 후 식품업계가 물가 안정에 많이 참여해줬다"며 "라면, 과자, 빵 등 일부 제품은 가격을 인하했다. 다시 한번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한 차관은 "설탕 등 국제 가격이 높은 상황이다. 기업의 경쟁력을 저해하거나, 원가 부담을 가중하는 문제를 적극 해결해가겠다"며 "기업도 정부의 이런 노력에 적극 동참해주길 바란다"고 요청했다.
이미 몇몇 식품업체는 정부의 물가 안정 기조에 맞춰 주요 제품의 가격을 내리거나 동결한 바 있다. 지난 6월에 농심이 라면과 새우깡을, 삼양식품이 라면 가격을 내린다고 먼저 밝힌 데 이어 오뚜기와 팔도, 롯데웰푸드, 해태제과, SPC, 뚜레쥬르 등도 제품 가격 인하를 발표했다. 대한제분도 지난 7월 대표 브랜드 '곰표'를 비롯한 밀가루 주요 제품 가격을 평균 6.4% 낮췄다.
그러나 하반기에도 원부자잿값 상승은 지속하고 있어 기업들의 부담이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엔 원유 가격이 인상되고 설탕 가격 또한 인상 조짐을 보이고 있다. 물류비와 인건비 등 영업비용도 이미 올랐다.
낙농진흥회는 지난 7월 우유의 원재료인 원유 가격을 리터(ℓ)당 88원 오른 1084원으로 결정했다. 이는 2013년 이후 10년 만의 가장 큰 인상 폭이다. 원윳값 상승에 따라 우유가 들어가는 아이스크림, 과자 등의 가격이 상승하는 '밀크플레이션' 우려가 나오자 정부는 "주요 식품 중에선 우유 및 유제품 비중이 높지 않아 가격 인상 요인이 제한적"이라며 선을 그었다.
그러나 실제 아이스크림을 보면 하드류에 사용되는 원유는 적지만 콘, 떠먹는 아이스크림 등은 원유 비중이 높아 90%를 넘는 제품도 있다. 유업체뿐만 아니라 원유를 사용한 제품을 생산·유통하는 기업의 원부자재 부담이 높아지는 이유다.
설탕 가격까지 오를 전망이 나오면서 기업들의 고심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최근 업계에선 세계 최대 설탕 생산국인 인도가 가뭄에 따른 작황 부진으로 올 10월부터 설탕 수출을 금지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물가 안정이라는 취지에는 깊이 공감하고 있다"며 "적극적으로 동참하기는 어려울 수 있겠지만, 내부적으로 검토 후 결정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외식업체의 경우 가맹점주들의 이익도 보장해야 하는 터라 더욱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외식업체 관계자는 "외식업은 정부와 소비자, 가맹점주까지 고려해야 하는 입장"이라며 "물가 부담을 줄인다는 것에는 공감해 가격 인하까지는 어렵지만 동결 수준 정도는 검토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김민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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