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경준 국민의힘 의원은 "문재인 정부가 부동산 통계 조작으로 주택 가격 변동률을 낮게 만들어 전국 24개 재건축 단지 조합원이 내지 않아도 될 부담금 약 1조원을 더 내게 됐다"고 주장했다.
유 의원이 부동산원에서 '재건축부담금 예정액 검증보고서'를 제출받아 분석한 결과, 재건축 부담금 예정액을 통보받은 51개 단지의 부담금은 총 1조8600억원이었다. 이는 부동산원의 주택가격 변동률을 적용해 산출한 수치다. 그러나 KB국민은행 통계를 적용하면 부담금은 9600억원으로 낮아진다.
재건축 부담금은 재건축으로 인한 집값 상승분 일부를 조합이 정부에 내는 것이다. 재건축 종료 시점 주택가액(준공 시 집값)에서 재건축 개시 시점의 주택가액과 개발 비용을 제외한 뒤 정상 집값 상승분(정기예금 이자율 또는 평균 주택가격 상승률 중 높은 비율 선택)을 빼 산출한다.
평균 주택가격 상승률이 낮을수록 부담금을 더 많이 내는 구조다. 민간 통계보다 집값 상승률이 더 낮은 문재인 정부 부동산원 통계를 사용하면 재건축 부담금이 크게 늘게 된다고 유 의원은 밝혔다.
서울 영등포구 재건축 단지의 경우 부동산원 통계로는 1인당 2억6200만원의 부담금을 내야 하지만, KB 통계로는 50만원이 부과되는 것으로 추정된다. 부동산원 통계상 집값 변동률이 47.76%, KB 통계는 163.14%로 차이가 나는 데 기인한다.
서울 강남구의 한 재건축 아파트는 부동산원 통계에 따라 가구당 3억4700만원의 부담금을 내야 하지만, KB 통계를 활용하면 내야 할 부담금이 없어진다. 이 역시 부동산원 통계의 집값 상승률이 44.39%, KB 통계는 133.75%로 차이가 크다.
유 의원이 "재건축 부담금 산정에 사용되는 통계가 조작됐다면 다시 산정해야 하는데, 방법이 있느냐"고 묻자,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재건축 부담금 산출식의) 정상 집값 상승분은 신뢰할 수 있는 통계에 근거해야 부담하는 국민이 수용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원희룡 국토부 장관은 "통계 자체가 조작됐다는 내용으로 수사가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결과를 보면서 구체적인 내용에 따라서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일준 국민의힘 의원은 문재인 정부 당시 주택토지실장이었던 김흥진 행복청장을 불러 "부동산 통계 조작에 대해 알거나 지시받은 게 있느냐"라고 따져 물었다. 서 의원은 "문재인 정부가 부동산 대책 실패로 국민들이 많은 고통을 받았고 정부는 비난이 두려워 부동산 통계를 조작했다"고 지적했다.
원 장관은 문재인 정부가 집값 통계를 조작했다는 감사원 감사 결과 발표에 대해 "(집값 통계 조작은) 민주주의 근본을 허물고 국민의 국가에 대한 신뢰와 존재 이유를 스스로 무너뜨린, 다시는 있어서는 안 될 일"이라고 밝혔다.
뉴스웨이 주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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