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행 기간 16년" 올 크리스마스까지만···열차 수명 종료공동투자자 코레일-지자체 견해차로 새 열차 제작 무산2024년 12월 동해선 개통까지 동해~삼척 잇는 노선 없어져
코레일관광개발 등에 따르면 강원도 동해시에서 삼척시를 잇는 관광열차인 '바다열차'는 오는 12월25일 운행을 끝으로 사라지게 된다. 현재 해당 노선에서 운행 중인 CDC열차의 수명이 종료됨에 따라 상품도 없어지게 된 것.
바다열차 상품 폐지가 코앞으로 다가오면서 코레일관광개발을 비롯한 철도업계 안팎에선 다소 아쉽다는 평가가 나온다. 바다열차가 코레일관광개발의 상품 중에서도 인지도도 높고 이용객 수요가 많은 효자상품인 까닭이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국내 여행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2021년에는 코레일관광개발이 흑자를 기록할 수 있게 한 1등 공신으로 꼽히기도 했다.
바다열차는 무궁화호와 새마을호에 새 열차가 도입되면서 활용도가 떨어진 노후 CDC 열차를 활용해 만든 노선이다. 코레일과 함께 노선이 지나는 지자체인 강릉시와 동해시, 삼척시가 공동으로 투자했다. 2007년 7월 24일 첫 운행을 시작해 올해로 16년째 운행 중이다. 하루 왕복 2회 운행하고 주말에는 추가로 1회를 운행한다. 총 운영시간은 1시간 10여분가량이다.
바다열차가 인기를 끌게 된 것은 노선 대부분이 동해 해안가를 달리는 유일한 노선이라는 점이 크게 작용했다. 실제로 바다열차는 해안가를 지날 땐 천천히 운행하면서 풍경을 감상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도시나 논‧밭 등 일반적인 풍경에선 다른 노선의 무궁화나 통근열차와 비슷한 속도로 달린다.
객차 내부도 해안조망을 고려해 모든 좌석이 해안가를 향해 있도록 배치됐다. 전체 4량 중 1‧4호 객차는 바다 전망 1인석으로 구성됐고 특실인 2호 객차는 커플석으로 만들어져 있다. 3호 객차는 가족 승객 등을 고려해 4인석으로 구성했다.
이처럼 지역 특색을 살린 바다 열차는 노후 열차를 활용한 성공적인 관광상품이라는 평가를 받았지만 추가 투자는 이뤄지지 못했다. 2021년 신차 도입이 논의됐지만 예산 부담을 어떻게 나눌지를 두고 코레일과 지자체들이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코레일은 130억원 규모의 추정 예산 중 절반을 지자체들이 부담해 주길 원했지만 각 지자체는 20억원이 넘는 예산을 확보하긴 힘들다는 입장을 내놨다.
바다열차가 사라지면 동해~추암~삼척해변역 구간 철로는 한동안 열차가 다니지 않게 된다. 강릉과 동해 사이엔 누리로가 다니고 있지만 동해에서 삼척 구간은 바다열차가 유일한 열차 노선이기 때문이다.
다만 2024년 12월에 동해선이 개통한 후엔 동해~삼척 구간에도 열차가 다닐 전망이다. 동해선은 현재 부산 부산진역에서 경북 영덕역 구간을 운행 중이다. 향후에는 영덕에서 삼척을 이어 강릉까지 가게 되고, 최종적으로는 강원도 고성의 제진역까지 연결된다. 동해선에는 고속철도인 KTX-이음도 운행할 예정이다.
철도업계에선 철도를 단순히 이동 수단으로만 접근할 것이 아니라 지역경제를 살리는 핵심 관광상품으로 보고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전직 코레일 고위관계자는 "당장 투자 비용을 부담스러워할 것이 아니라 지역소멸에 대비하기 위해서라도 철도를 활용한 관광상품을 적극 발굴‧육성‧보존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해외사례를 참고할 필요가 있다는 말도 나온다. 정왕국 전 코레일 부사장은 "스위스 철도 인프라를 기반으로 알프스산과 철도를 연계한 다양한 상품으로 관광객을 유치하고 있다. 일본에선 지역 사설철도를 관광열차와 연계해 지역 철도의 적자 문제를 해결하는 한편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큰 도움이 됐다"고 했다.
뉴스웨이 장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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